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왕기춘이 부상으로 다시 매트에 무릎을 꿇었다. 남자 유도 73㎏급의 왕기춘(24ㆍ포항시청)이 팔꿈치 부상 악재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세계랭킹 1위 왕기춘은 30일 엑셀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 73㎏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위고 르그랑(프랑스ㆍ랭킹 8위)과 연장전까지 갔지만 종료 1분2초를 남기고 밭다리후리기로 절반을 내줘 매트에 무릎을 꿇었다. 준결승에서 왕기춘은 러시아의 만수르 이사예프(랭킹 4위)에게 유효패를 당했다. 이 경기에서 왕기춘은 상대 선수와 기술을 겨루다 왼쪽 팔꿈치마저 다쳐 힘든 싸움을 이어가야만 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르그랑과 맞붙은 왕기춘은 연장까지 버텼지만 밭다리후리기에 걸려 넘어지면서 절반을 허용, 메달의 꿈이 결국 좌절됐다.

이번에도 부상이 세계랭킹 1위인 왕기춘의 발목을 잡았다. 왕기춘은 64강전에서 조지아의 나브루스 타탈라슈빌리를 유효승으로 꺾었지만 32강에서 맞붙은 카자흐스탄의 리나트 이브라기보프에게 팔가로누워꺾기 기술을 당하던 도중 오른쪽 팔꿈치 인대를 다쳤다. 이 부상은 끝내 양기춘의 발목을 잡았다.

양기춘은 연장전에서 종료 11초를 남기고 한판으로 16강에 올랐지만 힘든 싸움을 해야 했다. 16강전에서 체코의 야로미르 예제크를 맞아서도 연장전까지 가서야 유효승을 거뒀다. 8강에서는 미국의 니컬러스 델포폴로와도 연장전 끝에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왕기춘은 베이징 올림픽에선 8강전에서 갈비뼈가 골절된 후 정신력으로 버텼지만 금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박병국 기자>
/c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