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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P스러운 랩, 그런데 말랑말랑하다
4년만에 정규 6집 낸 김진표

어두움 있었던 5집과 달리 좀 더 편안해진 이야기 담아
중학교 절친 라이머와 공동작업…지나·임창정 등 화려한 ‘피처링 군단’
가수·카레이서·MC…최종 꿈? 뭘해도 상관없죠, 즐겁게 사는 게 목표


“무슨 이야기를 할지 가장 신경 썼어요. 흔하지 않되 공감이 가는 가사, 저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았죠.”

가수 김진표(35)가 4년 만에 정규 6집 앨범 ‘JP6’를 냈다. 6집은 지난 2008년 결혼해 두 자녀를 둔 김진표의 안정적인 생활이 묻어나는 앨범이다. 결혼과 이혼, 또 결혼을 반복했던 시절에 만든 5집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중학교 동창인 ‘절친’ 라이머(브랜뉴뮤직 대표)의 작곡팀과 작ㆍ편곡은 물론 공동 프로듀싱을 한 것도 이전 앨범과 다른 점이다.

“5집 앨범이 굉장히 어두운 이야기와 밝은 이야기가 혼재돼 있다면 이번 앨범은 달라진 제 환경처럼 한층 편안해졌어요. 5집 앨범 작업 때 혼자 10여곡을 작사ㆍ편곡ㆍ녹음ㆍ프로듀서까지 다 해봤는데 너무 벅찼죠. ‘싱어송라이터로 재능은 없는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후엔 공동 작업을 합니다. 하지만 가사는 늘 직접 씁니다.”

1995년 이적과 함께 그룹 ‘패닉’으로 데뷔한 김진표는 올해로 데뷔 17년차를 맞았다. 어릴 적부터 알고 지냈던 동네 형 이적이 1집 앨범을 준비할 때, 1집 녹음을 하던 ‘들국화’ 멤버 최성원이 “솔로보다는 듀오가 낫겠다”고 제안하자 이적의 추천으로 고등학생 때 패닉 멤버가 된 것. 이후 지금까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된 곡만 170여곡에 달할 정도로 작사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 


“저는 랩과 음악을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뮤지션’이란 호칭도 불편해요. 제 마음을 표현하고 저를 보여주고 제 생각을 던지는 데에 매력을 많이 느껴왔고, 그 도구로 랩을 빌린 거죠. 학창 시절엔 랩이 제 전부였어요.”

라이머와 공동 작업을 한 것은 라이머의 제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년 전 곡을 수집할 때, 라이머가 “내게 믿고 맡겨 달라”며 며칠 뒤 30곡을 보낸 것. 그중에서 곡을 고른 후 김진표가 “5곡은 내가 쓸 거니까 아무도 주지 말라”고 화답하면서 공동 작업이 성사됐다.

타이틀곡 ‘미안해서 미안해’는 오래된 연인들이 느끼는 감정을 담은 곡으로, 지난달 말 발표 직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총 11곡의 수록곡 중 ‘아저씨’는 아저씨를 좋아하는 어린 여자의 에피소드를 담았고, ‘내 여자친구는 슈퍼스타’ ‘바람피기 좋은 날’ ‘이를 닦았나’ ‘어쩌라고’ ‘왜 그랬어’ 등을 통해 현대인의 건망증, 바람둥이의 모습, 여자친구와의 에피소드, 정치에 대한 불신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 앨범에는 지나 임창정 제이레빗 김형중 체리필터 등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무료로 피처링에 참여했다. 곡에 가장 어울리는 가수를 찾아 피처링을 부탁했는데, 모두들 노래를 들어보고는 흔쾌히 참여해줬다고. 김진표는 “진짜 ‘음악의 힘’인 것 같다”고 했다.

김진표는 올해 엠넷 ‘보이스코리아’와 XTM ‘탑기어 코리아’에서 MC를 맡아 매끄러운 진행으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올해는 김진표가 가수이자 카레이서(쉐보레 레이싱팀 소속)에 이어 MC로 재발견된,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신형관 엠넷 국장님의 제안으로 ‘보이스코리아’ MC를 하게 됐어요. 제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신 나게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음반이든, 방송이든 힘들고 스트레스받는 것은 피하고 즐길 수 있는 일만 골라서 합니다.”

김진표는 일에 관한 한 즐기는 것 못지않게 무척 꼼꼼한 편이다. 일례로 이번 앨범 수록곡 중 임창정이 피처링한 ‘돌아갈 수 있다면’이란 곡은 음원과 CD 수록곡이 다르다. 미국 LA에 가서 마스터링까지 다 했는데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어서 한국에 돌아와 믹스ㆍ마스터링을 다시 했기 때문. 언뜻 들으면 잘 모를 정도의 미세한 차이지만 작은 것 하나도 완벽함을 추구한다.

가수이자 카레이서, MC로 활동 중인 그의 최종 꿈은 뭘까.

“제 음악을 사랑해주시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사실 뭘 해도 상관이 없습니다. 마음 편하고 즐겁게 사는 것이 저의 최종 목표예요.”
 

[사진제공=레이블 벅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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