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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브르 작품 통해 그리스신화를 만난다..‘루브르박물관’전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루브르’라는 단어는 요새를 가리키는 라틴어 ‘루파라’(lupara)에서 유래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루브르는 본디 영국과의 전쟁에서 파리를 보호하기 위해 지어진 요새였다. 이후 왕궁으로 바뀌어 프랑스 국왕들의 거처로 사용됐고, 1793년에는 세계 최초의 공공박물관으로 문을 열었다. 1983년 미테랑 대통령은 루브르를 세계 최고의 박물관으로 만들기 위해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했고, 유리 피라미드도 그 때 설치됐다. 이후 루브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는 뮤지엄으로, 지난해에는 880만여명이 찾아 2위(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600만여명)를 큰 차로 제쳤다.

세계 최대의 박물관인 루브르 박물관의 대표적 소장품들이 한국에 왔다. 올해는 그리스 신화를 다룬 작품들이다. 지난 2006년 한불 수교 120주년을 기념해 열렸던 ’루브르 박물관전’에 이어 6년 만에 다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2012 루브르 박물관전’은 다양한 작품 110여 점이 내걸렸다. 루브르는 3명의 학예연구사를 기용해 ’그리스 신화’를 주제로 기획전을 꾸몄다. 출품작 중 프랑스 밖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이 여럿이다. 또 2m가 넘는 대형 조각과 기원전 10세기 경에 제작됐던 고대 그리스 도자기까지 망라돼 서양 문화의 기원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혼돈의 시대와 올림포스의 탄생 ▶올림포스의 신들 ▶신들의 사랑 ▶고대 신화 속 영웅들 ▶지속되는 고대 신화의 테마 등 모두 다섯 파트로 구성됐다.

그리스 신화는 기원 전 10세기부터 사람들의 입에서 구전되기 시작해 기원전 8세기경 문헌으로 기록됐다. 오늘날 읽어도 그 방대한 스케일과 흥미롭고 짜임새있는 스토리에 감탄하게 된다. 시대를 넘어 영화, 문학, 미술, 음악, 게임 등 여러 분야에서 끊임없이 활용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특히 대중들에게는 ‘타이탄의 분노’, ‘신들의 전쟁’, ‘트로이’ 같은 할리우드 영화에 차용된 그리스 신화가 또렷이 각인돼 있다. 그리스 신화가 지닌 풍부한 상상력과 신들의 내밀한 이야기들은 사람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 친숙해진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는 이번 ‘2012 루브르 박물관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올림포스의 신들의 사랑과 증오, 납치, 변신 등의 이야기를 다각적인 방식으로 다루고 있다.
올림포스의 군주 제우스와 질투심 많은 그의 부인 헤라를 비롯해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전쟁의 여신 아테나,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 바다의 신 포세이돈, 태양신 아폴론 등을 회화와 조각, 고대 항아리 등을 통해 만날 수 있다. 특히 대형조각 ‘아르테미스와 사슴’은 그 크기와 섬세함이 관람객을 압도한다. 



큐피트의 화살을 날리는 ‘사랑의 신’ 에로스의 정복자로서의 특징을 다룬 작품도 나왔다. 에로스의 치기 어린 장난으로 인해 신들뿐 아니라 인간도 늘 굴복되곤 한다. 에로스의 화살에 맞아 이뤄진 사랑은 아름답지만 치명적임을 출품작들을 통해 알 수 있다.
신고전주의 화가 프랑스아 제라르의 대표작 ‘다프니스와 클로에’도 출품됐다. ‘다프니스와 클로에’는 2~3세기경 활동했던 그리스의 문호 롱고스가 쓴 최초의 연애소설로서, 당시로선 남녀간 연애 심리를 파격적으로 그린 작품이었다. 제라르는 이 소설에 빠져들어 아름다운 걸작을 그려냈다. 이를 본 프랑스 국왕 샤를 10세는 곧바로 구입해 오늘날 루브르의 컬렉션이 됐다. 롱고스의 소설은 제라르 외에도 많은 화가들이 그림으로 표현했다. 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이 대표적인 예다. 



사랑을 이루기 위한 신들의 선택, 즉 변신과 납치도 이번 전시의 중요한 테마다. 즉 고대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등을 다룬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역시 제우스의 변신. 제우스는 부인 헤라 외에도 많은 여신 및 인간(여성)을 사랑했다. 자신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제우스는 독수리, 백조, 황금비 등으로 변신해 사랑하는 여인들에 접근했다. 또한 질투심 많은 헤라를 암소로 변신시키기도 했다. 한편 이뤄지기 힘든 인간 세계의 사랑을 가엾게 여긴 신들은 때때로 자신의 능력으로 인간에게 선물을 주기도 했다. 자신이 만든 조각상과 사랑에 빠진 피그말리온을 위해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를 다룬 작품이 한 예다. 전시는 9월 30일까지. 매월 마지막주 월요일은 휴관(7/30,8/27,9/24)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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