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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려진 공간들,예술을 만나 새로운 ‘숨결’을
국내에도 버려진 공간, 폐허를 뮤지엄이나 스튜디오, 공연장 등 예술공간으로 활용한 예는 많다. 더이상 쓸모 없게돼 문을 닫은 대형 창고를 입찰받아, 미술가들의 창작스튜디오로 만든 국립현대미술관의 창동창작스튜디오 등이 대표적인 예다.

또 이러저런 이유로 문을 닫은 공장에서 젊은 작가들이 실험적인 작업을 펼쳤던 ‘공장미술제’도 지난 1999년 태동된바 있다. 한동안 맥이 끊어졌던 이 공장미술제는 올해 다시 부활해 오는 7월 14~22일 충남 서천군 장항읍 금강중공업 창고와 어망공장창고, 미곡창고에서 열린다. 앞으로 공장미술제에는 남다른 도전정신을 지닌 청년작가들을 발굴, 소개해내는 ‘신개념 무경계 예술페스티벌’로 정례화될 예정이다.

방치됐던 공간을 가장 효과적으로 살려낸 최근의 사례로는 청주시 내덕동의 옛 연초제조창이 손꼽힌다. 국내 담배공장으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며 65년간 청주지역 산업의 중심지였으나 도심에 위치해 이전하는 바람에 1999년부터 10여년 넘게 버려진 공간이었다. 


한창 때는 1만여명의 근로자가 일했던 이 거대한 연초제조창을 공예비엔날레 부지로 활용하는 작업을 주도했던 정준모 2011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총감독은 "작고 섬세한 공예품들을 낡디 낡은데다 천정까지 휑 하니 높은 옛 연초제조창에 전시하는 것을 의아해 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비엔날레가 개막된 후 그 대비가 오히려 더 신선했다는 평을 많이 들었다"고 밝혔다.

연초제조창의 깊고 적막한 공간감과 잿빛 콘크리이트, 곧게 솟은 낡은 기둥 등이 현대의 공예작품과 기묘한 대비를 이루며 전시품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는 것. 또 환기통이라든가 옛 승강기 등을 그대로 활용하고, 예전 연초제조창 자료들과 근로자들이 쓰던 작업대와 도구, 옷까지 버리지않고 전시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청주시는 연초제조창을 비엔날레 공간으로 활용해 국토해양부가 선정하는 2011대한민국 공공건축상 최우수상에 뽑히기도 했다. 대한민국 공공건축상을 시상하고 있는 국토해양부는 수년째 방치됐던 콘크리트 건물을 전문가와 시민사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조성한 점을 높이 평가한바 있다

한편 비엔날레 개최 이후 청주 연초제조창에는 국립현대미술관 분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청주시와 국립현대미술관은 연초제조창을 개조해 수장고형 미술관을 꾸미기로 했다. 


청주시측은 “공예비엔날레 개최및 국립현대미술관 분원 유치 확정 후 연초제조창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특히 ‘도심재생 및 아트팩토리 전용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전문가및 관계자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고 밝혔다.

건축과, 디자인과, 주거환경과 전공생들의 탐방은 물론, 도심의 방치된 건물을 문화공간으로 성고적으로 전용한 사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 문화산업 전문기관 ‘751 D-Park’의 대표단 등 많은 해외 관계자들이 옛 청주 연초제조창과 청주문화산업단지를 찾았다고 전했다 .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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