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러다가 對EU 무역수지 적자되나?
[헤럴드경제=윤정식 기자]대한민국의 유럽연합(EU)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998년 이래 15년 동안 이어오던 흑자행진이 멈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3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1일부터 6월 20일까지 집계 기준) 한국의 대(對) EU 무역수지는 6억55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에도 못미친 흑자액이어서 15년 째 이어오고 있는 EU 상대 무역흑자 기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대두되고 있다.

▶FTA이후 심각해진 EU 무역수지= 한국의 상반기 전체 수출입 성적은 한마디로 ‘불안하지만 나름 선방’으로 요약된다.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0.7% 증가한 2753억8000만 달러, 수입은 2.5% 증가한 2646억4000만 달러를 기록해 무역수지는 107억4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흑자액 154억 달러와 비교하면 35.1%나 감소한 수치지만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의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이정도도 다행이라는 해석이다.

당장 발등의 불은 대 EU 무역수지다. 한국의 대 EU 수출은 1998년 72억4311만 달러 흑자를 기록한 이래 줄곧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07년 191억5830만 달러 흑자로 무역수지가 정점을 찍은 후 2010년 147억8573만 달러, 지난해에는 83억295만 달러로 하향세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흑자액이 75억8473만 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하반기 무역수지는 7억1822만 달러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다.

FTA로 인해 우리 입장에서는 전통의 효자 시장이었던 EU가 골치덩어리로 변했고, EU 입장에서는 재정위기로 최악의 여건을 맞은 가운데 한국이 한 줄기 희망인 셈이 됐다.

▶품목별로 보면 더 심각= 상반기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 실적을 살펴보면 최대 수출 종목이었던 선박이 20.1%나 감소했고, 휴대전화 역시 32.3% 급감했다. 특히 선박은 유럽 시장이 주 수출 시장이었던 품목이다. 반면 유럽산 명품 브랜드의 의류 액세서리를 비롯해 와인 등 소비재의 수입은 급증했다.

시장에서는 원인을 FTA에서 찾기도 한다. BMWㆍ메르세데스벤츠ㆍ폴크스바겐 등 유럽산 고급승용차들의 국내 판매량은 지난해 7월 이후 11개월 동안 19.1%(미국생산 차량 제외)나 늘었다.

지경부 고위 관계자는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이는 유럽 재정위기를 지금의 방식으로 밖에 대응할 수 없다면 내년에는 대 EU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망했다.

지경부는 대외여건 악화 등을 이유로 올해 수출입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수출은 지난해보다 3.5% 증가한 5745억 달러, 수입은 5.0% 늘어난 5510억 달러, 무역흑자는 253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ㆍ산업계에서는 이번 전망치 하향의 핵심이 한-EU 무역수지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yj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