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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프터스쿨, 꼭 ‘쩍벌춤’ 이어야 했나
[홍동희의 가요올킬] 조금 일찍 찾아온 무더위 때문일까. 가요계에서는 이미 걸그룹들의 노출 대결이 시작됐다.

며칠 전 새 음반을 내고 컴백한 8인조 걸그룹 ‘애프터스쿨’은 앨범 출시 전부터 요란한 노출 마케팅으로 대중의 관심을 유도하더니, 공개된 뮤직비디오에서는 아예 란제리 패션으로 다시 한 번 뭇 남성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뿐만이 아니라 이들이 내세운 포인트 안무는 이른바 ‘쩍벌춤’이다. 걸그룹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쩍벌춤’은 지난해 몇몇 걸그룹의 안무로 쓰여 이미 선정성 논란을 일으킨 바로 그 춤이다. KBS 등 공중파 음악순위 프로그램 제작진은 선정성 논란이 된 ‘쩍벌춤’ 퍼포먼스를 제재하기로 했고, 당시 ‘쩍벌춤’으로 논란이 됐던 포미닛은 자진해서 안무를 수정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또 다른 걸그룹 라니아도 공중파 심의가 문제가 되자 사과까지 하며 안무를 수정했다.

당시 KBS 뮤직뱅크 제작진은 “청소년이 주 시청층인 만큼 청소년 정서 형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선정성 논란을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쩍벌춤’ 등 선정적인 안무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애프터스쿨의 ‘쩍벌춤’은 아직 선정성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아니지만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다. 1년 만에 다시 등장한 걸그룹의 ‘쩍벌춤’은 그 의도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과거 걸그룹들의 ‘쩍벌춤’과는 다른 안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소속사에 먼저 ‘쩍벌춤’으로 유도해 홍보하는가 하면, 의상 논란 등의 홍보문구는 선정성을 부추긴다고밖에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속옷, 가죽바지나 핫팬츠 등의 패션은 이미 걸그룹 ‘섹시 경쟁’의 주요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항상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애프터스쿨이 굳이 새롭지도 않은 ‘란제리룩’ ‘가터벨트’ ‘지팡이’ ‘핫팬츠’에 ‘쩍벌춤’까지 세트로 들고 나온 까닭은 단순하다. 가장 자극적 소재가 대중의 관심을 끌기에 가장 용이하고 논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돌 그룹은 ‘나는 가수다’처럼 노래만 잘한다고 주목받을 수 없다. 가창력은 기본이고 비주얼과 퍼포먼스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그런데 신인 그룹도 아닌 4년차 중견 걸그룹인 애프터스쿨이 이제는 식상할 때도 된 란제리룩, ‘쩍벌춤’을 주요 무기로 들고 나왔다는 점은 조금 실망스럽다. 이들의 ‘쩍벌춤’이 얼마만큼 논란이 될지, 또 1년 전과 같이 방송사들이 출연을 규제할지는 알 수 없다.

애프터스쿨은 ‘대중이 가장 원하고 사랑하는 초창기의 모습으로 돌아가고자’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을 ‘Flashback(플래시백)’이라고 정했다고 한다. 과연 란제리룩과 가터벨트, 쩍벌춤 등이 대중이 원하고 사랑했던 애프터스쿨의 초창기 모습이었는지 묻고 싶다.

가온차트 팀장(dheeh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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