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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 스코어보다 한샷한샷에 집중…김효주 그래서 더 무섭다
지난주 일본에서 열린 JLPGA 산토리레이디스오픈에서 국내 아마추어 최강 김효주(17ㆍ대원외고2)가 우승을 차지했다. 국내 선수로는 전무후무하게 일본여자프로 무대에서 아마추어가 우승을 달성한 것이라 모든 언론과 골프팬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박세리(35), 신지애(24), 최나연(25)에 이어 세계를 제패할 차세대 선두주자로 손색이 없다.

김효주는 올해 KLPGA 개막전인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 첫라운드부터 계속 선두를 달려 2위와 9타라는 큰 차로 우승을 하고, 이번 대회는 7타 차 뒤진 공동 6위에서 버디 11개를 몰아치며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어떤 상황에서도 본인의 플레이에 몰두할 수 있는 집중력과 두둑한 배짱은 타수 차에 관계없이 우승을 넘볼 수 있는 무서운 아이가 될 수 있게 해주었다.

김효주는 여느 고등학생과 같이 음악을 좋아하고 수다떨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앳된 얼굴과 다르게 승부욕과 절제력이 탁월하다. 10대라면 누구나 하고 싶은 것을 하고 하기 싫은 것은 하지 않으려는 것이 보통인데, 김효주는 보다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하고 싶은 것을 희생할 줄 아는 절제력과 인내심을 가졌다. 마치 마시멜로이야기의 성공적인 예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무엇보다 마지막날 리더보드를 한 번도 보지 않고, 본인의 버디 수도 세지 않고 플레이에만 집중했다는 이야기는 모든 골퍼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경기가 잘 풀리면 오히려 스스로 더 불안해하다가 결국 스코어를 망치는 골퍼가 얼마나 많은가.

김효주는 일본에서 본인의 생애 베스트 스코어인 61타를 기록했다. 본인은 파이널라운드에서 61타를 쳤다는 것을 18홀이 끝나고 나서야 알았다고 했다.

김효주의 시선은 눈앞의 스코어보드가 아니라 내일을 향한 목표를 향해 있었다. 모든 것에 호기심 가득할 고등학생 아마추어가 말이다.

김효주는 일본이라는 국제무대에서 최연소, 최다 버디, 대회 베스트스코어 기록을 갈아치웠다. 명실공히 대한민국 여자 골프를 이끌고 나갈 선수로 평가된다. 이러한 선수가 양질의 교육과 훈련을 받아 세계적 무대에서 성장하고 활약할 수 있도록 골프계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제 이것은 선수 본인을 위한 것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골프를 위한 일이 되어버렸다. 아무리 탁월한 기량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주변에서 뒷받침해 주지 않는다면 한계가 있다. LPGA 100승 중 25승을 달성한 박세리도 주변의 적극적인 지지와 후원 속에 한국 골프역사를 만든 위대한 선수로 탄생할 수 있었다.

이제 막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김효주가 중심을 잃지 않고 대회에 전념할 수 있도록, 그래서 차후 선배에 이어 본인의 꿈인 LPGA 명예의전당에 들어갈 수 있도록 골프팬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제도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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