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MBC사장 전횡 ‘불똥’
MBC노조 “정치적 이용 속셈”
뿔난 누리꾼 “무도 건들지마!”
김재철 공영방송 MBC 사장의 ‘눈감고 귀닫은’ 막가파식 경영의 불똥이 ‘무한도전’으로 튀었다. ‘무한도전’을 6년여 동안 연출해 온 김태호PD를 배제한 채 ‘외주화’도 검토할 수 있다고 지난 11일 임원회의에서 김 사장이 발언한 것. 13일 인터넷에선 이 발언이 일파만파로 퍼지며, 누리꾼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무한도전’은 지난 1월 3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뒤 19주째 결방 중이다.
김 사장의 입인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 역시 지난 12일 한 케이블 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재 MBC는 ‘무한도전’을 빼고는 사실상 100% 정상화에 가깝게 왔다고 생각한다. 기적같은 일”이라며 김 사장과 상황 인식을 같이했다.
MBC의 한 관계자는 “이전에도 경영 효율 측면에서 외주 제작 얘기가 있어 ‘외주화’는 큰 의미가 없다. 다만 김 PD를 넣느냐 마느냐가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PD는 13일 트위터에 “Jai Guru Deva Om! Nothing‘s Gonna Change My Wolrd (선지자시여 깨달음을 주소서. 내 세상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도록)”이라는 글을 남겨 압박에 따른 공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PD는 또 1ㆍ2차를 거쳐 모두 69명에 이른 대기발령자 명단에도 포함될 뻔 했다. MBC 노조는 13일 ‘총파업 특보’에서 “1차 대기발령 명단에 김 PD를 넣었다가 여론 악화를 우려한 예능본부의 반대로 막판에 이름을 뺀 것으로 전해졌다”고 적었다.
정영하 노조위원장은 1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현재 사측은 방송에 대한 애정 없이 노조를 이기려는 생각뿐”이라며 “(외주화 추진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평했다. 정 위원장은 또 “현재 MBC가 무한도전 빼고는 정상화됐다는 이진숙 본부장의 발언이야말로 ‘기적같은 일’”이라며 “드라마 색 보정이나 후반 작업이 미흡한 데도 이 본부장이 100% 정상화 발언을 한 것은 양심을 속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방송만 하면 무한도전인 건가? 참 얕고 짧다. 한 명이 나가는 수밖에 없다” “자리 보전하실 꺼면 지난 방송 모니터하며 잘 생각해 보라” 등의 반대 입장을 보였다.
만화가 강풀은 트위터를 통해 “무한도전 김태호 PD를 뺀 외주제작 검토설? 뭔 X싸는 소리야? 전국의 ‘무한도전’ 팬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냐?”라는 글과 자신의 캐릭터가 벽돌을 들고 “무도 건들지마!”라고 외치고 있는 그림을 공개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