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혜미기자] 파업 중인 MBC 노조를 탈퇴한 배현진 아나운서가 노조 내에서 협박ㆍ폭행이 있었다고 폭로한 가운데, 보도국 이남호 기자를 비롯한 동료들이 이를 부인하고 나섰다.

보도국 이남호 기자는 29일 오후 자신의 블로그에 “한때나마 내가 동기라고 여겼던 배현진 씨. 누구보다 빠르게 메인 앵커 자리에 앉았던 그녀가 참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그 자리가 결국 그녀를 이렇게 망친 것 같아 우울하다”고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남호 기자는 “폭력 행사가 있었다는 부분은 도대체 누가 어떻게 했다는 건지 배현진 씨와 같은 연차지만 이번 파업을 겪으면서 한번도 그런 일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고 부인하면서, “그런 일이 있었다면 인사위에 부치든 형사적 처벌을 하든 해결책을 찾으시기 바란다. 이런데서 이런 식으로 언급해서 그게 마치 노조 전반의 문화인 것처럼 악용하시지 말고”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정치의 힘을 빌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야 한다고 하셨는데. 정말 옳은 말씀이다”라면서 “그런데 배현진 씨는 스스로 일어나기 위해 무엇을 했느냐. 본인 스스로 말했듯 제대로 고민도 안 해보고 파업에 뛰어들었고 이제는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다시 앵커자리에 앉아있으면서 스스로 언론인이기 위해 무엇을 노력했는지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또, 이 기자는 배현진 아나운서가 지적한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 “먼저 이번 언론 공영성 훼손이 어느 정부에서 이뤄졌는지를 기억하라”며 “그럼 이명박 정부 인사들이 내려와서 김 사장을 비판할 줄 알았냐. 배현진 씨의 논리는 궤변이다. 소위 진보진영이라는 정권이 들어서서 같은 탄압을 한다면 그 때는 반대진영의 이야기를 귀기울이는 게 상식이고 당연한 일이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배현진 씨는 시청자를 말한다. 제발 부탁하는데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시청자를 끌어들이지 마라. 시청자는 봉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해당 글은 다큐멘터리 ‘아프리카의 눈물’을 제작했던 한학수 PD 등이 리트윗하면서 누리꾼 사이에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이날 박소희 기자도 자신의 트위터에 “그녀에게 관심주지 마세요. 대응할 가치도 없습니다”라고 꼬집으면서, “혹여 묻힐까 걱정됩니다. 내일은 박성호 기자회장과 최형문, 왕종명 기자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립니다. 이 징계위의 부당함 널리 알려주십시오. 훌륭한 세 기자를 지켜주세요”라고 관심을 호소했다.

김수진 기자도 3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뒤늦게 배현진을 보며 자기합리화와 나르시시즘이 폭력이 된다는걸 ‘실증적’으로 목격 중. ‘내가 주인공이고 내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도 가장 중요하다’는 유아적인 의식만 버려도 세상을 깔끔하게 살 수 있는데. 아 배현진의 주인공 정신은 참 안쓰럽군요”라는 글을 올려 배 아나운서를 비판했다.

앞서 배현진 아나운서는 MBC 노조 내 폭행 등을 폭로하면서, “노조에서 나왔다고 어느 정권 편이니 사측이니 하며 편을 가르려는 시도, 그 의도 매우 불쾌하다. 여전히 내게 가장 준엄한 대상은 시청자뿐이다. 진정성 있는 대의명분과 정당한 수단을 이 두 가지가 완전히 충족되지 않는 한 두려움 등 그 어떤 이유로도 자리를 비우지 않을 것이다”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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