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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들은 왜 레드카펫 위에서 7번 멈출까?
칸 영화제 폐막…알려지지 않은 ‘불편한 진실’
非수상자엔 “참석 불가” 칼날 통보
기립박수 분·초 세는건 한국언론 뿐
현장, 배우·기자 뒤엉킨 전쟁터 자체


[칸(프랑스)=이형석 기자] 축제는 저물고 일상의 시간이 찾아왔다. 제 65회 칸국제영화제 폐막 다음 날인 28일(현지시간) 아침, 세계적인 스타들이 밟았던 그랑 뤼미에르 시어터 앞 레드카펫 위엔 아무도 없었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아무르’)의 황금종려상 수상과 크리스티안 문주의 ‘언덕 너머 (Beyond the hills)’ 2관왕 석권으로 칸영화제는 막을 내렸다. 폐막 그 후,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세계 최고 영화축제에 숨겨진 비밀을 찾았다.

▶레드카펫 위의 스타는 7번 손을 올린다…전쟁같은 레드카펫= “주연배우들에 앞서 제가 입장하며 포즈를 취해야 하는데 어떤 외국 영화인이 순서를 무시하고 저를 확 밀치더라구요. 레드카펫이 전쟁이었죠.”

칸영화제 공식파트너 로레알파리의 모델 자격으로 지난 25일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 ‘코스모폴리스’의 레드카펫을 밟은 김윤진은 현지에서 기자를 만나 이렇게 토로했다. 칸영화제의 주극장 그랑 뤼미에르 시어터 앞에 펼쳐진 30m의 레드카펫은 배우들에게 더없이 영예로운 자리지만 진짜 전쟁은 작품홍보를 위한 영화사와 협찬 의상을 통해 브랜드를 알려야 하는 패션업체들 사이에서 이뤄진다. 생애 한 번 될까 말까한 칸영화제 공식상영 관람객이 된 이들도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가세한다. 한 사진기자에 따르면 세계적인 스타들은 30m의 레드카펫을 밟는 동안 꼭 7번 멈춰서 손을 흔든다고 한다.

▶“오실 필요 없습니다”…‘수상자만 초청되는 더러운 폐막식’= 칸영화제 폐막식은 철저하게 수상자들을 위한 자리다. 65회 행사의 시상 및 폐막식은 지난 27일 오후 7시15분에 시작됐는데, 임상수 감독과 홍상수 감독은 이미 오후 1시 전후에 영화사를 통해 “굳이 참석하실 필요 없습니다”는 칸영화제 사무국의 통보를 받았다.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다 폐막 몇 시간을 앞두고 “오실 필요 없다”는 전갈을 받는 허탈한 그 마음이야 짐작도 하기 어렵다.

▶부산이나 칸이나 레드카펫만 밟고 사라지는 스타들= 때 부산영화제에서 개막식 레드카펫만 밟고 정작 개막작 상영 때는 빠져나가는 스타들이 목격돼 비난을 산 적이 있다. 칸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레드카펫 위에서만 볼 수 있고 객석에선 증발하는 월드스타들이 부지기수.

▶상영 중간에 객석을 박차고 나가는 영화전문가들= 기자와 평론가, 방송취재진이 참석하는 칸의 언론시사회는 아무리 이름난 거장, 세계적인 스타의 작품이라도 때에 따라선 굴욕을 피할 길이 없다. 시작 5분도 안 돼 객석을 박차고 나가는 관객들이 적지 않다. 영화 중간 환호나 박수, 야유가 나오기도 한다. 극장에서 나가는 행위 또한 ‘평가의 일부’가 된 것이 칸국제영화제의 관습이다.

▶5분? 10분? ‘기립박수’의 분ㆍ초를 세는 세계 유일의 한국영화관계자들= 한국영화가 칸에 초청받을 때마다 나오는 볼썽 사나운 기사나 보도자료가 바로 “○분간 기립박수”다. 그래서 시계를 보며 분ㆍ초까지 세는 한국 기자나 영화인도 있다. 아니나 다를까 올해도 “한국영화, ○분간 기립박수” “기립박수의 진실은?”이라는 기사가 쏟아졌다. 감독과 주연배우가 참석하는 공식상영회에선 작품이 좋든 나쁘든 일어나서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맞아주는 것이 예의고 관행이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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