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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칼럼 - 김성진> 에닝요 목에 방울달기?
월드컵 亞 최종예선 앞두고
에닝요 선수 특별귀화 논란
무리한 방법 아니라면
감독 원하는 카드 쥐어줘야


자칫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조차 진출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출범했던 최강희 감독의 한국 축구대표팀이 어수선하다.

최 감독이 다음달 최종예선을 앞두고 전력 강화를 위해 전북에서 뛰고 있는 브라질 출신 에닝요를 특별귀화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이를 놓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축구 사상 외국인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았던 전례가 없기에 축구계의 관심은 더욱 뜨겁다.

여기에 대한체육회가 축구협회의 특별귀화 요청에 대해 ‘불가’ 방침을 내리면서 상황은 더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당장 대표팀을 이끌어야 하는 최 감독은 체육회의 방침에 불만을 토로하면서 계속 귀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귀화 논란은 과연 에닝요가 대표팀에 그렇게 필요한 선수이며 귀화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반대 여론과, 감독이 소속팀에서 충분히 검증한 선수이며 공격진의 보강이 시급하다는 찬성 여론의 충돌로 빚어지고 있다.

반대론의 핵심은 에닝요가 한국어에 서투르며, 해당 포지션에 국내 선수가 충분히 있고, 최 감독이 대표팀에서 물러난 뒤 돌아갈 소속팀 전북의 선수이기 때문에 향후 용병쿼터의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귀화 문제를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할 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이번 과정에서 전혀 주어진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의 반론도 견고하다. 에닝요의 기량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현재 대표팀의 스트라이커를 맡고 있는 이동국의 플레이를 가장 잘 살려줄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믿었던 해외파 박주영(아스널) 이청용(볼턴) 지동원(선덜랜드) 구자철(아우구스부르크) 등이 소속팀에서 출장 기회를 많이 잡지 못해 경기 감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도 작용했다. 즉 미드필더와 수비진에 비해 공격진에 전력보강이 될 카드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최 감독은 에닝요의 귀화를 전북에 돌아가 활용하겠다는 생각을 할 여유도 없으며, 당장 최종예선의 승리를 위한 카드로 에닝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뿐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체육회가 불가 방침을 내린 것에 대해서도 “에닝요가 뛰는 것을 한번이라도 본 적은 있는지, 귀화에 대한 준비가, 또 인성이 전혀 준비되지 않았다고 확언할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며 가시 돋친 말을 했다.

최 감독은 에닝요가 합류하지 못할 상황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복잡하게 흘러가면서 에닝요의 합류가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 감독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색안경을 쓰고 이번 일을 바라보기보다는 한국대표팀에 에닝요가 도움이 될 수 있느냐 하는 점만 고려하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외국의 경우에도 귀화를 해서 대표팀에서 뛰다가도 기량이 모자랄 경우 자연스럽게 퇴출된 사례가 있다.

무리한 방법이 아니라면 팀을 이끌 감독이 원하는 최상의 카드를 손에 쥘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옳지 않을까. 에닝요 문제가 2년 앞으로 다가온 브라질 월드컵으로 가는 길에 걸림돌이 되어선 안 된다.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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