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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넬 “대중들이 저희 음악에 공감 할 때 가장 기뻐요”
그야말로 왕의 귀환이다. ‘마음을 잃다’, ‘기억을 걷는 시간’, ‘스테이(stay)’ 등 대중들의 마음을 울리는 히트곡을 보유한 밴드 넬. 그들이 4년 만에 ‘슬립 어웨이(SLIP AWAY)’ 앨범을 들고 대중 앞에 나섰다.

최근 넬은 여의도 모 처 한식당에서 기자들과의 만남을 갖고 자신들의 음악 이야기를 차분하게 풀어냈다.

타이틀곡 ‘그리고 남겨진 것들’은 인생의 아프고 힘든 감정과는 또 다른 슬픈 감정에 대해 노래하고 있어 넬 특유의 공감 어린 노랫말로 팬들의 목마름을 해소시켜 주고 있다.

“4년 동안 앨범을 내기까지 너무 오래 기다렸어요. 음악적으로 꽉 채운 상태로 앨범을 내고 싶은 마음에 공백기가 너무 길어졌어요. 앨범을 내고 나니 마음 속이 시원해지고 뿌듯합니다.”(이재경)

“이번 앨범은 오래 전부터 준비한 곡들로 채워졌어요. 비교적 제일 최근 만들어진 곡은 ‘스텐딩 인더 레인’이고요. 의도한 것들은 아니지만 비슷한 시기에 쓰여진 곡들이 이번 앨범에 많이 들어갔네요.”(이정훈)

넬의 팬들 역시 그들의 음악이 나올 때까지 오랜 시간 기다렸다. 팬층의 두터운 넬. 멤버들이 생각하는 본인 음악들의 매력은 무엇일까. 


“너무 과장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를 음악에 표현하려고 노력해요. 그런 모습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음악에 공을 들이는 것도 다들 알아주시고요. 제가 듣는 입장이라도 저희 음악이 중독성이 조금 있는 것 같아요.”(이재경)

“음반은 음반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곡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으로 통일성이 있어야해요. 요즘 자극적인 음반이 많고 변화도 빠르잖아요. 소위 말해서 음원차트에 일주일 있으면 오래 있다고 할 정도로요. 저희가 일주일 들을 음악을 만드는 것은 아니잖아요. 오래도록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려고 해요. 음악들이 자극적이다보니 마음과 귀가 편한 음악을 찾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분들이 저희 음악을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김종완)

넬의 특유의 감성어리고 공감가는 가사는 지친 이들에게는 위로를, 기쁜이들에게는 행복한 느낌을 자아내며 대중들의 가슴을 어루만진다. 또한 중독성 있는 멜로디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감동의 울림을 전한다. 


“앨범을 만들 때 특별히 콘셉트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아요. 저희가 음악을 하는 개념을 일반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일기를 쓰듯 일상적이라고 생각하시면 조금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꺼에요. 일기를 쓸 때 콘셉트를 가지고 쓰진 않잖아요. 기억하고 싶은 그날의 느낌을 음악에 담는 것이 목적이에요.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 음악 안에 온전히 녹혀 시간이 흐른후 당시의 느낌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말이죠.”(김종완)

이번 앨범은 스트링은 폴 메카트니, 노라존스, 존 메이어와 같은 세계적인 가수들이 녹음작업을 한 곳으로 알려진 뉴욕의 아바타 스튜디오에서 녹음했다. 마스터링은 스노우 패트롤, R.E.M, 레드 재플린, 뉴오더 등 최고의 아티스트들과 작업했던 존 데이비스와 함께 메트로폴리스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진행해 지금까지의 앨범 중 최고의 완성도를 자랑한다.

“세계최고 뮤지션들과 작업하다보니 배울점이 많더라고요.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멋있더라고요. 일로 생각하지 않고 음악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고 즐길줄 아는 것 같아서 기뻤어요.”(정재원) 


“언어가 다르긴 하지만 음악을 하는 사람의 생각은 다 똑같은 것 같아요. 만난지 얼마 안됐지만 작업할 때 음악적 성향을 2분 안에 파악하시더라고요. 저희가 녹음을 하다가 이상한 것이 있으면 추상적으로 이야기 할 때가 많거든요. 그런데 바로 알아듣고 연주가 바뀌더라고요. ‘다른 인종이어도 음악하는 사람들은 비슷한 면이 있구나’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어요. 자신감도 많이 생기고요. 재미있고 즐거운 경험이었어요.”(김종완)

“전 앨범에 비해 완성도가 높아진만큼 투자한 금액도 늘었어요. 어떤 사람에게는 수 많은 앨범 중 하나겠지만 우리한테는 단 한 번 밖에 없는 음반이고 한 번 앨범이 발매되면 끝이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음악에 투자하는 돈은 아깝지 않아요. 앞으로 더 많은 돈을 쓰고 싶어요. 음악으로 돈을 버니까 음악에 돈을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돈을 많이 들여야 좋은 음악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무엇을 만들고자 할 때 아끼면서 하고 싶진 않아요.”(이정훈)

4년 동안 넬의 멤버들은 20대에서 30대가 됐다. 그들의 소회를 들어봤다. 


“인간적인 성작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어요. 태어나서 겪었던 일들 중에 사람관계, 가족, 친구, 여자 많은 것들에 변화가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어떤 일을 겪어도 어느정도 납득이 가더라고요. 좀 많이 차분해졌죠.”(김종완)

요즘 밴드 버스커버스커 열풍에 대단하다. 천편일률적인 아이돌 음악이 가요계를 장악하다 밴드를 하는 후배 버스커버스커가 선전하는 것에 선배 넬도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버스커버스커 열풍이 분다는 것은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음악의 장르도 다양해진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앨범을 준비하는 동안은 다른 것에 신경을 쓰지 않아서 버스커버스커 앨범이 나오지 몰랐어요. 나중에 노래를 들어봤는데 참 기분이 좋아지는 음악이더라고요. 다양한 음악들이 계속해서 사람들한테 들려지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이재경)

넬은 19세때 만나 함께 음악을 했고 2001년 1집 앨범 ‘Reflection of Nell’로 데뷔를 했다. 횟수로 10년 째 함께 동고동락하며 음악을 하고 있다. 이제는 친구, 동료라는 개념보다 가족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 듯 하다. 


“오랜시간 함께하다보니 서로를 잘 알아요. 한 명이 음악에 대한 생각을 제시했을 때 맞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다른 멤버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누구 한 명이라도 곡에 대해 딴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저희는 그 곡 작업을 하지 않아요. 혼자 작업할 수 있겠지만 네 명이 함께 하지 않는다면 곡이 온전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김종완)

“저희는 지금까지 특별히 팀의 위기가 없었어요. 문제가 있으면 바로바로 해결하는 편이예요. 모두 담아두는 성격이 못되요.”(재원)

“우리가 지금까지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뿌듯해요. 10년, 20년 횟수는 중요하지 않아요. 신기한 것은 함께 합주할 때마다 오래된 팀이라는 생각보다는 항상 새로워요.”(이정훈)

앞으로 넬의 활동 계획과 목표를 들어봤다.

“관객들과 함께 울고 웃으면서 함께 느끼는 공연을 소규모로 장시간 하고 싶어요. 큰 공연장은 멀리 있어서 관객과 소통이 잘 안될 때가 있더라고요.”(이정훈)

“공연 자주 안하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완벽한 공연을 선보이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되죠. 솔직히 형식적으로 ‘어느 정도만 하자’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똑같고 감동없는 공연은 저희가 하고싶지 않아요. 우리가 만족이 되야 보는 사람들에게도 예의잖아요. 음악으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김종완)

넬은 아직도 음악으로 대중들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많다. 항상 새로운 곡으로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넬. 그들이 어떤 음악으로 대중들의 마음을 보듬을지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유지윤 이슈팀기자/ 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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