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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패션위크로 본 2012 F/W 남성복 경향은
지난 2일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개막한 춘계 서울패션위크가 종반부를 향해 치닫고 있다. 오는 7일까지 엿새간 열리는 서울패션위크 중 지난 2~3일에는 국내 정상급 남성복 디자이너들의 다양하고 실험적인 무대가 펼쳐졌다.

특히 수년 전부터 남성복 전반에 불고 있는 ‘고전’에 대한 재해석과 함께 아웃도어 열풍으로 인한 활동성이 가미된 의상들이 주를 이뤘다. 디자이너가 직접 쇼 음악을 제작하거나 행위예술을 연상케 하는 모델들의 독특한 퍼포먼스 등 의상뿐만 아니라 흥미로운 쇼 구성도 새로운 볼거리를 더했다.

▶홍승완ㆍ정두영… ‘전통’ 위에 얹힌 ‘재미’=홍승완 디자이너의 ‘로리앳’은 전통을 기반으로 경계를 허물었다. 울코트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패딩점퍼다. 또 단순한 패딩처럼 보이던 옷은 다시 보면 군복이 연상되는 각이 진 점퍼로 바뀐다. 고정관념이 일으키는 착시 현상이다. 디자이너는 이를 두터운 워커부츠와 잔뜩 짐을 넣은 듯 무게감이 느껴지는 큰 가방을 매치해 재치 있게 연출했다. 



고전과 현대를 균형 있게 조화시키는 것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정두영은 18세기 이탈리아 작곡가 ‘조반니’의 오페라에서 영감을 받은 귀족적인 의상들을 선보였다. 특히 이탈리아 ‘알바자 리노’의 스타일디렉터 리노 이엘루치와 함께 작업하면서 이번 시즌엔 이탈리아 정통 슈트에 더욱 가까워졌다는 평이다. 마차를 타고 극장에 가는 바로크 시대 백작을 연상시키는 의상을 입은 모델들은 날렵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워킹을 보여줬으며, 각진 어깨 등 섬세한 변형을 통해 고전적인 분위기에 현대적인 세련미를 더했다.

▶이재호ㆍ양희민… 1980년대를 반추, 관습을 버리다=디자이너 이재호의 ‘제이호 옴데스프릿’은 ‘도어(DOOR)’라는 주제로 1980년대를 반추했다.

매일 아침 대문을 통해 출근하던 아버지와 형제들의 모습에서 착안해 일터로 통하는 ‘문’을 통해 로마의 유일신 ‘야누스(문의 수호신)’적인 그들의 모습을 묘사했다. 야누스가 두 얼굴을 가진 변화무쌍함을 대변하는 만큼 컬렉션에서도 이질감 있는 소재들을 결합해 양면성을 표현했다. 특히 갈색ㆍ감색 등 어두운 색상과 한층 차분하게 가라앉은 베이지색 등을 활용, 전체적으로 경직된 80년대를 표현했다.



늘 새로운 디자인으로 독창적인 의상을 선보이는 ‘반달리스트’의 양희민 디자이너는 행위예술에 가까운 무대를 보여줬는데, 넉넉한 품의 검은색 바지를 입고 고깔모자를 콧등까지 눌러쓴 모델들의 긴 행렬은 마치 닌자를 연상케 했다. 


▶최범석ㆍ신재희… 자연주의ㆍ아웃도어 열풍 반영=신재희 디자이너의 컬렉션은 영화가 런웨이를 대체했다. 최근 동양철학에 푹 빠졌다는 디자이너답게 ‘초월’을 화두로 흑백 영화를 촬영했다. 이름 모를 해안의 모래밭과 파도소리로 채워진 화면 속에서 모델들은 구도자를 연상시키는 정갈하고 단순화된 의상을 선보였다.

‘제너럴아이디어’의 최범석 디자이너도 영상물로 쇼를 시작했다. ‘게임이 끝난 후(After Games)’라는 주제로 1960년대 동계올림픽 스포츠 영웅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코오롱 ‘헤드’와 협업한 이번 컬렉션에서 그는 주황색 양가죽 소매가 달린 초록색 체크 점퍼와 회색 면팬츠 등을 소개했다. 얼핏 10대 후반~20대 초반 학생들이 흔히 입는 스타일로 보이지만 이같은 아이템을 멋스럽게 재구성해낸 디자이너의 재치가 엿보였다. 기능성 스포츠웨어와 거리패션을 접목한 실용적인 감각이 돋보였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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