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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TA 양극의 맞대결…물고 물리는 공방 가열
강남을 김종훈 vs 정동영
서울 강남을은 마치 대선을 방불케 하는 거대담론이 충돌하는 전쟁터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전도사(김종훈)와 반대론자(정동영)가 맞붙어 전운이 감돈다.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극과 극이 맞붙으니, 여당이 깃발만 꽂으면 된다는 이 지역 분위기도 전과 달리 팽팽하다.

1일 TV 토론에 출연한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와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는 물 만난 고기처럼 상대를 공격했다. 두 후보가 격돌하는 강남을은 강남의 대표 부촌(富村) 대치동을 비롯해 개포ㆍ세곡ㆍ수서ㆍ일원동 일대를 아우른다. 거대한 주상복합아파트와 구룡마을 판자촌이 공존, 대한민국 양극화의 집약판이다. 재건축과 교육을 둘러싼 주민의 열망이 유독 뜨거운 곳이기도 하다.

정치적으로는 계속 새누리당의 텃밭이었다. 지난 25년간 단 한번도 야당 의원이 배출되지 않은, 야당의 불모지다.

김 후보는 늦게 공천받은 만큼 지역민들과 짧게 만나더라도 살가운 표현을 하려 애쓰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주 말 개포동 포이초교 앞 상점 일대를 돌며 주민들과 인사했고, 아이들에게는 “아저씨 등에 붙은 글씨(1번 김종훈) 좀 봐줘”라며 적극 홍보했다. 김 후보는 “강남은 대한민국의 중심이다. 그런데 강남을은 제대로 모습을 갖춘 곳이 있는가 하면,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시설도 많다. 성장은 계속하면서 따스한 시장경제를 만드는 것을 모범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정 후보에 대한 공세도 늦추지 않았다. 그는 “한ㆍ미 FTA뿐 아니라 대한민국이 발전시켜온 가치를 상당 부분 부정하는 분으로, 말을 바꾸고 반대를 일삼는 모습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노란색 민주당 점퍼 대신 “함께, 정동영”이라고 쓰인 흰색 점퍼를 입고 선거운동을 펼쳤다. 기존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노린 것으로, 주민들과 만날 때도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선거운동을 펼친다.

정 후보는 유세차 뒷면의 날개 그림을 가리키며 “장사 안 돼서 힘든 분들, 개포단지 재건축 안 돼서 힘든 분들, 구룡마을 주민들, 그분들께 날개가 필요하다. 제가 날개가 돼 드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독 젊은 층의 지지가 뜨거운 정 후보의 유세지역에는 활기가 넘쳤다. 20, 30대 유권자는 “힘내세요”라며 여당의 전통 텃밭에 도전한 정 후보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대치동의 조모(40) 씨는 “정동영 후보가 인지도는 높지만, 여기는 여당 지지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개포동의 정모(52) 씨는 “젊은 층은 정동영 후보를 지지할 것 같고, 나이 드신 분들은 김종훈 후보를 찍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조민선 기자>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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