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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란 선임기자의 art&아트> 마크 제이콥스는 왜 ‘땡땡이 할머니’에 꽂혔나?

  • 기사입력 2012-01-3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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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반복 ‘땡땡이 그림’원조
日 전위예술가 쿠사마 야요이
어릴때부터 앓아 온 강박증
독특한 예술적 환상으로 승화

위트·유머·시각적 풍요로움에 매료
LV 새 콜라보레이션 파트너로


세계 미술계에선 명품브랜드 루이비통(Louis Vuitton, 약칭 LV)이 과연 다음번‘ 협업(協業) 작가’로 누굴 선택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명품제국’으로 불리는 LV에 발탁될 경우 단박에 스타작가로 등극함은 물론, 작품값도 보란 듯 뛰기 때문이다. 이에 여러 작가의 이름이 오르내린 끝에 일본의 전위예술가 쿠사마 야요이(83ㆍKusama Yayoi)가 최종 발탁됐다.

지난 20여년간 LV는 스테판 스프라우즈, 무라카미 다카시, 리처드 프린스 등 유명작가와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펼쳐왔다. 특히 무라카미 다카시와의 협업은‘LV의 150년 역사를 새로 쓰게 했을’ 정도로 엄청난 효과를 불러왔다. 그러나 이후 발탁된 미국 작가 프린스의 디자인은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LV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마크 제이콥스(디자이너)는 오래 전부터 흠모해온 쿠사마 야요이를 ‘LV의 새 아티스트’로 지목했다“. 다음번 작가는 중국에서 나올 것”이란 전망에 찬물을 끼얹고, 또다시 일본작가를 캐스팅한 것. 제이콥스는 무라카미 다카시가 세운 금자탑을 쿠사마가 다시금 쌓아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쿠사마의 친근하면서도 상큼한 작업은 LV에 새로운 전기를 만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는 LV의 핸드백과 각종 액세서리(의상, 구두, 시계 등)는 물론, 윈도 디자인까지 참여하게 된다. 쿠사마의 LV라인은 7월경 출시될 예정이다.

명품업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 중인 중국을 의식해‘ 루이비통(LV)의 차기 협업작가는 중국에서 나올 것’이란 예상을 깨고, 일본 작가 쿠사마 야요이가 LV에 발탁됐다. 호박, 점(點)을 반복적으로 그리는 쿠사마는 강박증을 예술로 이겨낸 스타작가다.

쿠사마 야요이는 끝없이 증식 반복되는 물방울무늬(polka-dots)회화, 일명 ‘땡땡이 그림’으로 유명하다. 요즘 들어 ‘땡땡이 그림’은 미술계 최대 화두다. 영국 출신의 데미안 허스트(47)는 땡땡이 그림만 모아 세계 8개 도시, 11개 갤러리에서 블록버스터 쇼를 개막했을 정도다.

하지만‘ 땡땡이 그림’의 진짜 원조는 쿠사마다. 근 70년째 땡땡이 그림을 그렸으니 이젠‘ 접신의 경지’에 올랐다. 어디 그림뿐인가? 그는 땡땡이로 유리볼이며, 풍선도 만들고, 초대형 공간작업도 펼친다. 지난해 10월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가진 그는 2~6월에는 런던의 국립 테이트 모던 미술관, 가을에는 뉴욕 휘트니미술관에서 순회전을 연다. 두 전시는 LV가 후원한다.

쿠사마는 잘 알려졌듯 일평생 정신질환(편집적 강박증)을 앓아왔다. 그런데 그 끔찍한 질병을 예술에 연결시켜, 물방울무늬를 연속적으로 그려가며 자신만의세계를 구축했다. 작업이 그에겐 곧 치료제였던 셈. 위트와 유머로 가득찬 그의 예술은 대담한 시각적 풍요로움을 선사한다.

쿠사마가 월드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 뉴욕에서 펼쳤던 도발적인 작업 때문. 1957년 뉴욕으로 건너가 1972년까지 머물렀던 쿠사마는 누드퍼포먼스와 해프닝, 환경작업을 종횡무진 펼쳤다. 땡땡이 무늬에 심취해 있던 그는 도심 한복판에서 나체의 여성모델에게 물감을 뿌리며‘ 땡땡이 퍼포먼스’를 감행했고, 그 자신 땡땡이 옷을 입고 ‘땡땡이를 그려 넣은 말(馬)’과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미술 외에도 패션 문학 영화 등 전 장르를 넘나들며 일본을 대표하는 ‘아방가르드 여전사’로 이름을 떨쳤던 쿠사마는 조지아 오키프, 도널드 저드 등 미국의 기라성 같은 작가와 교유하며 반전, 성(性)해방, 인권등의 이슈를 다뤘다. 잡지도 펴냈고, 패션회사도 만들었다.

그러나 병이 재발돼 1973년 귀국, 아예 도쿄의 정신병원 앞에 스튜디오를 마련하고 치료와 창작을 병행하고 있다. 끝없이 강박적으로 증식하는 쿠사마의 작업은 결국은‘ 자기망각(self-obliteration)’의 상태에 도달하곤 한다.

자신의 병보다 더 극심한 강박과 욕망에 빠져있는 작금의 시대와 투쟁하며, 공간을 삼켜버릴 듯한 강렬한 색채로 일관된 예술혼을 구가해온 쿠사마가 과연 명품업체를 위해선 어떤‘ 물건’을 내놓을지 자못 궁금하다. 

이영란 선임기자/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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