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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중 FTA 추진하되 단계 접근을
중국 국빈방문을 마친 이명박 대통령의 귀국 보따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한ㆍ중 정상 간 첫 만남으로서 대북한 관계 설정,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등 굵직한 과제가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안정에 양국이 협력하고, 특히 남북 간 대화와 협상을 통한 관계개선 지원 약속을 받아낸 것은 큰 수확이다. 또 두 나라 외교장관 간 핫라인 개설 합의로 김 위원장 사후 불거진 양국 간 불통(不通) 논란을 잠재웠다. 무엇보다 한ㆍ중 FTA의 물꼬를 터 동북아시아 경제주도권을 선점한 의미가 매우 크다. 선언적이기는 하지만 서해상 중국어선 불법조업 문제 해결에 노력한다는 다짐도 받았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선언적 의미 이외 막상 손에 딱 잡히는 게 없다. 가장 아쉬운 대목은 북한의 변화와 개방에 대한 중국의 구체적 역할이 어디에도 명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국은 북한이 국제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국가다. 그런 까닭에 이 대통령은 양국 정상회담은 물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의 만남에서도 “북한을 설득해 달라”고 주문했지만 어떠한 대답도 듣지 못했다. 북한의 변화에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유도할 외교적 후속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한ㆍ중 FTA 논의 역시 ‘설익은 감’이다. 한ㆍ중 FTA는 경제적 관점 외에도 중ㆍ미 간 패권경쟁, 한미ㆍ남북ㆍ한일 관계 등 다양한 변수가 얽힌 첨예한 사안이다. 분명 매력이 있지만 성급하게 다루기도 어렵다. 이미 FTA를 체결한 미국, 유럽과는 달리 법령이 미비하고, 사회주의 국가 특유의 보이지 않는 장벽 등 따져봐야 할 것이 많다. 하지만 북한 개방과 한국의 간접참여 가능성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우선 검토를 시작하되 서두를 필요는 없다.

이 대통령은 극진한 의전과 함께 후진타오 주석, 원자바오 총리,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 중국 최고지도부 3인방을 모두 만나는 이례적 대접을 받았다. 수교 20주년을 맞아 더 깊어진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보여주려는 중국 측의 과시적 배려다. 그러나 융숭한 대접에 취해 대(對)북한 문제, FTA 준비, 불법조업, 해양경계 획정 등 첨예한 양국 현안의 본질을 놓쳐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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