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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닝클릭] 대형차 연말에 왜 안팔리나 했더니?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향후 3년 동안 연말마다 배기량 2000㏄ 초과 차량 판매에 혼선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배기량 2000㏄ 초과 차량에 붙는 개별소비세가 FTA 발효 이후 3년 동안 매년 1%포인트씩 인하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1일 한ㆍ미 FTA 발효를 예상한 고객들이 배기량 2000㏄ 초과 차량 구매를 미루면서 지난달 준대형 이상 차량 판매량이 급감했다. 개별소비세 인하 이후 차량을 구입하겠다는 이들이 늘어난 결과였다.

이로 인해 현대차 그랜저의 지난달 판매량은 7816대에 그쳤다. 직전월인 10월 8611대에 견줘 800대 가량 감소했다. 현대차 제네시스와 에쿠스의 지난달 판매량 역시 10월보다 각각 100대 이상 줄었다.

다른 업체 사정도 비슷했다. 한국GM 알페온 판매량은 올 10월 751대에서 11월 630대로 16% 이상 감소했고, 르노삼성 SM7은 같은 기간 1296대에서 886대로 무려 32%나 급감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업체들은 배기량 2000㏄ 초과 차량에 대해 개별소비세 2%에 해당하는 금액을 할인하는 등 고육책을 내놓고 있다. 개별소비세 인하를 예상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미리 돈을 깎아주겠다는 것이다.

실제 현대ㆍ기아차는 12월 중 2000㏄ 초과 차량을 구매하는 모든 고객에게 개별소비세 2%에 달하는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고, 다른 업체들도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 초 한ㆍ미 FTA 발효로 개별소비세가 인하될 것을 예상한 고객들이 차량 구매 시기를 늦추면서 어쩔 수 없이 12월 프로모션 계획에 이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올해뿐 아니라 향후 3년 동안 반복될 것이라는 점이다. 한ㆍ미 FTA에 따라 배기량 2000㏄ 초과 차량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는 현재 10%에서 발효와 함께 8%로 2%포인트 인하되고 이후 매년 1%포인트씩 내려 발효 3년이 지난 시점에 5%까지 낮아진다. 즉, 내년 1월 한ㆍ미 FTA가 발효되면 배기량 2000㏄ 초과 차량에 붙는 개별소비세율은 8%로 즉시 내려가고 2013년부터 2015년 1월에 매년 1%포인트씩 추가로 낮아진다. 따라서 2014년까지는 연말보다 이듬해 1월에 2000㏄ 초과 차량을 사는 것이 유리해져 연말 차량 판매에 왜곡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초 개별소비세율 인하를 앞두고 차량판매가 둔화될 것을 예상해 1~2개월 전 프로모션을 진행하면, 이를 내다보고 그 다음해에는 프로모션 직전 수개월 동안 판매가 줄어드는 등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어 고민”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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