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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맘마미아,주역 배우들이 밝힌 롱런 비결은?
“You can dance, You can jive, having the time of your life~”

노래 가사처럼 관객을 춤추게 하는 작품. 아바(ABBA) 노래를 들으며 젊은 시절 향수에 젖어 한 번, 자식을 키우는 부모 마음에 공감하며 두 번…. 추억에 잠긴 채 고개를 끄덕이다 보면 어느새 커튼콜 무대에선 배우들이 ‘댄싱퀸(Dancing Queen)’을 열창하고 있다. 관객도 너나 할 것 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흥겹게 노래를 따라 부른다. 2004년 1월 17일 처음 관객과 만난 이후 오는 10일 1000회 공연(1000석 이상 극장 기준)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맘마미아(Mamma Mia)’의 변함없는 한 장면이다. 관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뮤지컬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맘마미아. 1000회 공연을 앞두고, 출연배우의 남다른 소감과 그들이 말하는 맘마미아의 롱런비결을 들어봤다.


▶최정원(도나 역)=“시간이 흘러도 ‘촌스러움’을 절대 느낄 수 없는 작품이에요. 70년대를 배경으로 여성의 우정, 사랑을 그린 작품이니 오히려 촌스러울수록 관객은 향수에 쉽게 젖어들죠. 롱런할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돌아갈 수 없어 더 화려하고 찬란하게 느껴지는 젊은 시절. ‘청춘’의 우정과 사랑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것도 그 시절 즐겨 듣고 부르던 노래에 녹여 전하니 관객의 심장은 물살을 가르며 고향을 찾는 연어의 움직임처럼 요동칠 수밖에. 40~50대 중년 관객에게 ‘청춘의 향수’를 선물한다는 점 때문에 맘마미아는 남녀ㆍ세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작품이 됐다.



“모든 여성이 누구의 딸, 누구의 엄마로 살아가잖아요. 제 나이 올해로 마흔셋인데 중년배우가 그 나이대의 관객과 나눌 수 있는 ‘공감대’가 상당히 폭넓어요. 맘마미아의 강점이죠.”

그는 함께 호흡해준 관객에게 감사하다는 말밖에 더 큰 표현이 무엇이 있을까 싶다고 했다.

“1000회 공연하는 날, 주인공은 배우가 아니라 관객이라고 생각해요. 객석에 내려가서 한 분 한 분 손을 잡고 감사함을 전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전수경(타냐 역)=“무대는 존엄(尊嚴)해요. 관객에게 진정성을 전하려고 노력했던 것이 맘마미아의 장수 비결 아닐까요?”

전수경은 제작자와 배우의 ‘장인정신’을 언급했다. “작품 자체가 주는 매력도 있겠지만 제작자의 의지와 배우의 노력이 매번 색다른 맘마미아를 만들어온 것 같아요. 때문에 관객도 맘마미아를 지루해하지 않는 거라 생각하고요.”

그는 지금도 맘마미아 첫 공연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다. “2000여명의 관객이 다 일어나서 물결처럼 환호해주었던 장면은 잊혀지지가 않아요. 아직 더 많은 관객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수경은 또 갑상선암으로 아파서 한동안 무대에 오르지 못했던 때를 생각하면 무대에 설 수 있는 지금은 그저 모든 것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했다.

“1000회 공연 한다고 맘마미아가 끝나는 건 아니니까요. 앞으로 1000회 더 공연해서 2000회 무대에도 오르고 싶습니다.”


▶이경미(로지 역)=“탄탄한 스토리가 힘이죠. 딸을 키우는 엄마의 심정, 진정한 사랑을 꿈꾸는 여자의 마음….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 갖다놔도 누구나 다 공감할 수 있을 만큼 짜임새 있게 만들어진 작품이니까요.”

2004년 초연 이후 맘마미아에 장기 출연 중인 이경미는 작품에 대해 누구보다도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전용 뮤지컬 극장 하나 없던 시절, 맘마미아 공연은 시작됐어요. 외국에서는 한 작품을 위해 공연장을 장기 대관해주기도 하지만 우리는 아직 그런 환경이 아니죠. 그런 가운데 1000회 공연을 앞두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감격스러워요.”

그는 열악한 공연환경에서도 맘마미아가 꿋꿋하게 오랜 기간 많은 관객을 만나왔다는 점이 뿌듯하다고 했다.

“얼마전 팬 한분이 김장김치를 한가득 가져와서 맛이라도 보라고 수줍게 전해주는데 참 감동스러웠어요. 보통 친한 사이가 아니면 김장김치를 선물하는 경우는 드물잖아요.”

그는 맘마미아의 기록은 훌륭한 관객과 팬들이 함께 만들어온 역사라고 했다.



▶성기윤(샘 역)=“남들이 ‘대단하다’고 해도 ‘뭐가 그렇게 대단한 걸까?’생각했어요. 그런데 요즘 ‘우리가 해냈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는 새로운 작품을 찾게 마련인 관객의 성향과 다양한 작품을 해보고 싶은 배우의 본능을 고려할 때, 한 작품이 이렇게 오래 무대에 올려진다는 것은 분명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2004년 초연 작품부터 7년 넘게 맘마미아와 동고동락한 성기윤은 그동안 6명의 도나, 7명의 소피를 만났으니 그야말로 맘마미아의 산증인이다. 


“남성 관객도 충분히 공감할 만한 내용이어서 남녀 구분 없이 작품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딸을 키워서 그런지 도나가 딸 소피의 결혼식 날 웨딩드레스를 입혀주면서 ‘Slipping through my fingers’를 부를 때 왠지 모르게 짠해요. 내 딸이 내 품을 떠나 누군가와 결혼할 거라 상상하면 당연한 일이지만 아직은 끔찍하거든요.” 

성기윤은 또 다른 롱런 비결로 자연스러운 한국어 가사를 꼽았다. “작품에 등장하는 노래마다 한국어 가사가 굉장히 자연스러워요. 관객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고 감정 전달을 잘할 수 있는 이유지요.”

<황유진 기자 @hyjsound>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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