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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권상정 명분쌓기 나선 與, 가미가제 옥쇄 항전 野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위한 여야의 수싸움이 치열하다. 한나라당은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건너뛰고 본회의로 직행하기 위한 명분쌓기에 나어간듯 보인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은 외통위는 물론, 본회의도 온 몸으로 막겠다는 각오다. ‘가미가제’ 식 옥쇄 전략과 명분 축척을 위한 치고 빠지기 전략은 연일 국회를 몸싸움의 장으로 만들고 있다.

3일 유기준 한나라당 의원은 한미FTA 직권상정과 관련 “너무 이르다. 야당과 의견조율도 필요하고 조금 더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날 야당의 육탄저지 속에서도 외통위 상정에는 성공한 만큼, 숨 고를 시간을 갖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한나라당의 본회의 직권상정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야당과 물리적 충돌을 피할 수 없다면, 외통위라는 중간 단계를 건너 띄고, 단 한번의 충돌로 비준안을 마무리 짖는 것이 정부 여당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과 정부는 직권상정을 위한 명분쌓기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오늘 내일 직권상정을 통해 강행처리할 경우 여당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것을 우려, 시점을 다소 늦추며 직권상정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였다는 점을 강조하는 전략이다. 정옥임 한나라당 의원은 “한나라당이 다수 의석을 가지고 있어, 표결에서 민주당 의사를 무시하고 일방처리를 주도한다는 오해를 받곤 한다”며 “인내할 만큼 인내해, (물리력으로)저지하는 야당의 행태를 국민에게 보여주겠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이날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추가 접촉에 나설 것임을 밝히며 “여론조사를 보면 야당과 더 이야기해보라는 의견이 아직은 많다”며 “여론의 추이를 보며 국민과 함께하는 것이 정치인 만큼, 언론과 함께 야당을 압박하고 멋진 국회를 만드는데 같이 힘을 더해달라”고 언론의 도움을 호소했다.

야당이 반대 여론 조성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온라인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전날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직접 나서 트위터를 통해 한 시간 가까이 네티즌들과 토론에 나선데 이어, 한나라당 의원들도 이날 아침부터 트위터 등을 통해 외통위원장실을 점거 중인 야당 의원들의 사진을 소개하는 등 여론의 비난을 야당의 물리력 행사로 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반면 야당은 한미FTA비준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 동원하겠다는 각오를 다시 한 번 다졌다. 한미FTA 비준안 저지를 야당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계기로 삼고, 정치적으로는 내년 총선에 대비한 야권 연대의 강력한 고리로 만들기 위한 옥쇄 전략인 셈이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야5당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대표자 연석회의’는 배수진을 치고 발목에는 옥쇄까지 잠근 비장감이 그대로 나타났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정부가 강행 통과시키려 한다면 끝까지 저지할 것”이라며 효율적인 저지를 위한 공동 연대 방안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이번 한미FTA 비준 처리 과정에서 최대 수혜자로 손꼽히는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도 “이제 야 5당은 한미FTA 비준 저지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야권연대의 새로운 중심 축이 됐다”며 “10ㆍ26 재보선때 처럼 손을 잡고 함께 가는 것이 모두의 승리로 귀결될 수 있다”고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야당의 외통위원장실 점거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직권상정에 대비, 본회의장을 점거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박주선 민주당 의원은 “차라리 국회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하라”며 “국민들도 이해할 것”이라고 강력한 육탄 저지 의지를 강조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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