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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시장 ‘소형車 전쟁’
포드·GM 가격 경쟁력 확보…저임금바탕 라인업 보강예고
현지 돌풍 현대·기아차, 판매감소 우려 고조…품질개선 맞대응 주목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미국 완성차 업체와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저임금 정규직(Tier 2) 고용 확대에 합의함에 따라 현대ㆍ기아차가 경쟁력을 가진 소형차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는 GM과 UAW 사이의 협상결과를 감안해 Tier 2 직원의 시간당 최대 임금을 현행 16달러에서 19.28달러로 올리는 대신 이들의 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

Tier 2는 정규직이되 단순작업을 수행하는 근로자들을 말한다. 이들은 생산을 계획하고 현장의 핵심업무를 수행하는 고임금 정규직(Tier 1)에 비해 동일한 정규직임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

GM과 포드 등은 지금껏 Tier 2 고용 확대에 미온적이었다. 하지만 2009년 GM과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신청 이후 입장에 변화가 생겨 시간당 최대 임금을 인상하는 조건으로 고용을 확대하는 방안에 합의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임금이 저렴한 Tier 2 중심의 근로자를 추가 채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미국 내 중소형 차량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고임금 탓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소형차 라인업 보강에 망설였던 미국 업체들이 저임금을 바탕으로 소형차 경쟁에 본격 나설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완성차업체가 전미자동차노조와 저임금 정규직 고용 확대에 합의하면서 소형차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미국 지엠(GM) 공장에서 직원들이 생산라인에 투입돼 꼼꼼하게 차량을 살피고 있다.

실제 일본업체들에 비해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졌던 소형차 부문에서 GM과 포드는 각각 크루즈, 피에스타 등 신모델을 출시하면서 고연비 승용차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저임금 직원 채용을 확대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가격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소형차를 내놓을 수 있는 여력을 보강했다.



이에 따라 중소형차 세그먼트를 중심으로 미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현대ㆍ기아차의 대응이 주목된다. 현대ㆍ기아차는 미국 공장 Tier 1에 해당하는 고임금 정규직은 주로 한국에서 파견된 근로자들을 활용하고 현지에서 채용된 직원들은 대부분 Tier 2에 속해 있어 Tier 2 채용 확대로 차량 가격을 낮추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더 이상 가격경쟁력만으로 승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셈이다.

더욱이 미국 완성차 업체들은 2012년 이후 성과에 따라 이익을 공유하기로 해 임금인상 부담도 크게 덜었다. 올해 포드 노사가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타결보너스, 물가인상 반영 일시금 등을 지급키로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결국 Tier 2 채용 확대와 성과급 중심의 임금인상에 노사가 합의함으로써 미국 완성차 업체들은 가격경쟁력 확보가 가능해진 반면 현대ㆍ기아차는 현 상태에서 이들과 맞설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인건비는 더 이상 낮추기 어려운 만큼, 품질개선과 판매증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출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충희 기자/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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