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높은 건축문화 수준을 뛰어넘은 건출물로 화제를 뿌렸던 부산 ‘영화의 전당’이 뒤늦게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의 핵심은 지하주차장을 비롯해 지붕을 타고 곳곳에 떨어지는 우수가 통제되지 않고 레드카펫 위로 떨어지는 상황질 상황에 놓였다는 것.

하지만 ‘영화의전당’ 부실시공 논란이 현대 건축물의 이해부족에서 생겨난 해프닝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영화의전당 ‘빗물 누수’ 사태는 건물의 기본적인 설계의도에 대한 이해부족 등으로 실제 사실보다 상당히 ‘과대 해석’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다 시공사인 한진중공업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이용관 BIFF 집행위원장의 감정 섞인 기자회견이 더욱 논란을 키웠다는 것이다.

18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영화의 전당’은 지난주 말 폐막식을 앞두고 외부 지붕 가장자리 일대와 지하 주차장 등 일부에서 빗물이 새고 흘러내리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상당량의 비가 내리는 와중에 각종 공연장이 있는 시네마운틴과 비프힐을 덮은 대형 지붕인 스몰루프 끝부분 4곳에서 빗물이 비프힐 옥상 바닥으로 상당량이 떨어졌다. 빅루프에서 흘러내린 빗물은 구름다리 중간에서 다시 1층 바닥으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영화의전당은 일부 건물을 제외하면 대부분 야외시설로 야외극장에 큰 지붕을 덮어씌워 놓은 형태다. 이날 빗물이 대형 지붕을 타고 건물 외벽쪽으로 흘러내리긴 했어도 옥ㆍ내외를 통틀어 건물 내부에 비가 샌 것은 지하 주차장 등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시공사와 부산시의 설명이다.

이처럼 흘러내린 우수 탓에 이용관 BIFF 집행위원장이 폐막식 기자회견에서까지 부실시공 의혹을 직접적으로 발언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 집행위원장은 폐막식 기자회견을 통해 “비가 새는 영화의 전당이 앞으로 짐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영화제를 여기서 계속 해야되나 말아야되나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의전당 설계자의 의도는 별도의 마감재를 설치하지 않고 건물 자체의 자연스러움을 강조했다. 야외시설물로 설계한 만큼 별도의 배수시설도 설계상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다.

조승구 동명대 교수는 “유리, 돌, 철 등과 코킹 등 마감은 양성시간을 가져야 하나 행사가 강행됐다”면서 “이로 말미암아 발생한 진동과 충격이 접합부에 크랙을 발생시켜 누수가 발생한 만큼 부분 수정으로 보완 될 문제지만 기본적인 설계 이해와 현무암 마감재의 이해 부족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시 건설본부 관계자 “누수라는 것은 빗물이 새서는 안되는 곳에서 물이 흐르는 것을 말하지만 지적된 더블콘 부분은 오픈공간이자 애초부터 빗물이 떨어지면서 루프에 하중을 미치지 않도록 설계된 곳이다”며 “단지 자연스럽게 떨어지지 않고 폭포수처럼 떨어진 부분은 트렌치 공사 같은 방수공사로 조치할 예정이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집행위원장의 발언이 또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영화제 준비 과정에서 한진중공업과 협조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고, 결국 이러한 과정 속에서 생겨난 감정의 골을 기자회견을 통해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정희 기자 @cgnhee>cgn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