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금형공서 매출 172억 중졸 사장님
학력파괴 바람속 눈길끄는 2人의 행보
대경테크노 곽현근 대표

“장학재단 만드는게 꿈”

“죽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다친 손을 보니 오히려 오기가 생기더군요. 1년간 청소, 1년간 조수 일을 하고 바로 조장이 됐죠.”

14일 쉰 여덟번째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곽현근(51·사진) 대경테크노 대표는 금형 기능인으로서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을 이렇게 기억하고 있었다.

1960년 충남 천안에서 9남매 중 다섯 번째로 태어난 곽 대표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했다. 가족 생계를 위해 무작정 구미로 내려갔다. 도금공장, 건설현장의 막노동, 직물공장 등 온갖 일을 가리지 않고 했다. 하지만 그의 생활은 6개월 동안 꼬박 세끼를 국수로 해결해야 하는 힘든 일상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중 그는 오성사(현 오성전자)에 입사했고 프레스 사업부 생산직으로 근무하면서 기술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더불어 못다한 공부를 해가며 기술인으로 성공하겠다는 희망을 키울 수 있었다.

인생사 새옹지마. 미래에 대한 부푼 꿈도 잠시 뿐이었다. 야간작업 중 손을 다치는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기술로 승부를 보겠다는 신념은 부상의 아픔을 딛고 회사 공장장의 마음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됐다. 공장장을 직접 찾아가 기술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여러 차례 전했고 결국 그는 금형기술부로 복직할 수 있었다.

다친 손으로 정교한 금형작업을 해야 했으므로 남들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손에 박히는 굳은살과 비례해 실력은 쌓여갔고 그 재미에 결근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그렇게 17년간 젊음과 열정을 다 바쳐 금형 분야에서 인정받는 기능인이 될 수 있었다.

IMF 외환위기는 그에게 인생 2막을 가져다 주었다. 후배들을 위해 회사를 떠나야 했고 동시에 대경테크노를 설립하는 계기가 됐다. 1999년 그는 퇴직금과 모아둔 전 재산을 털어 60평 규모의 작은 공장과 범용 프레스 기계 5대를 마련했다. 곽 대표와 아내, 직원 1명이 주문받은 부품을 밤 새워가며 열심히 만들었다. 다행히도 24년간 쌓은 기술력과 노하우, 성실성이 빛을 발하면서 사업은 조금씩 성장했다.



2004년부터 정밀가공 분야에도 지속적인 투자해온 곽 대표는 2009년 자동차 ABS 등의 필수 구성요소인 개방형 톤휠(Tone Wheel)을 수주하게 된다. 이 때부터 급성장했고 종업원 47명과 함께 172억원의 연간 매출을 올리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야간 고등학교를 거쳐 만학도로 구미1대학 자동차학과를 졸업한 곽 대표는 현재 금오공과대학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다. 그리고 금오공대, 구미1대학, 구미고등학교, 구미전자공고, 선주고등학교, 목천중학교에 지속적으로 장학금을 기탁하고 있다. 곽 대표의 최종 목표는 이공계 출신을 지원하는 ‘곽현근 장학재단’을 만드는 것이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