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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휴게소가 그 휴게소...특색없는 휴게소, 이유는?
고속도로를 이용하다보면 누구나 한번쯤 이용하는 휴게소. 그러나 휴게소 마다 특색없는 똑같은 서비스로, 그냥 화장실만 다녀온다는 운전자들이 많다.

이 처럼 고속도로 휴게소가 특색이 없는 것은 휴게소는 운영하는 업체들 10곳 중 3곳 이상이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과 전혀 관련이 없는 가스제조업, 섬유 염색업, 전구류 제조판매업, 정보통신업, 출판업, 건설업 같은 비전문 업체들이 운영했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19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안홍준의원(마산시을)이 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업종별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업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고속도로에서 휴게소 총 170곳 중에서 30.6%에 해당하는 52곳의 휴게소가 휴게소 운영과는 무관한 업종의 업체들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휴게음식점업종에서 운영하는 휴게소 69곳과 유통업종에서 운영하는 휴게소 27곳, 다음으로 많은 것이 건설업종 회사에서 운영하는 휴게소로 모두 14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게소를 운영하는 건설업체는 모두 5곳으로 (주)서희건설이 안성맞춤휴게소(평택, 음성), 함평나비휴게소(광주, 무안), 예산휴게소(대전, 당진) 등 모두 6곳의 휴게소를 운영하고 있어 건설업체 중에 가장 많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계룡산업(주)이 덕유산휴게소(하남, 통영), 죽암휴게소(부산) 등 3곳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엠에스건설(주)이 거창휴게소(옥포, 고서)와 양산휴게소(서울) 등 3곳을 각각 운영하고 있고, 일우공영(주)이 옥계휴게소(속초), (주)삼건사가 정읍휴게소(천안)를 각각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 뿐 아니라 휴게소 운영과 무관한 기타 업종 회사가 휴게소를 운영하고 있는 현황을 보면, 고속도로 관련 전기 등의 업무를 하는 (주)케이알산업의 경우 입장휴게소(서울), 청원휴게소(서울) 등 모두 9곳의 휴게소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스제조유통업체인 (주)유성티엔에스의 경우 서여주휴게소(양평, 마산)와 구정휴게소(동해), 화서휴게소(상주) 등 모두 4곳의 휴게소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섬유염색 유통업을 하고 있는 (주)바이오시스는 청통휴게소(대구)와 와촌휴게소(포항)을, (주)파라다이스코리아는 원주휴게소(부산, 춘천)을 운영하고 있다.

출판업 및 학습지업종인 (주)삼성출판사는 이천휴게소(하남)을, (주)대교는 산천휴게소(하남, 통영)과 죽산휴게소(고서)를 각각 운영하고 있으며, 비금속광물광산업을 하고 있는 (주)백광소재는 서산휴게소(서울, 무안) 2곳을 운영하고 있고, (주)영풍은 안성휴게소(서울)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업을 하고 있는 (주)디지털텍의 경우 강릉휴게소(서창, 강릉)과 평창휴게소(서창) 등 3곳의 휴게소를 운영하고 있다.

소방통신공사업을 하는 (주)서원은 구정휴게소(속초)와 문경휴게소(마산)을 각각 운영하고 있고, 전구류 제조판매업종인 남영전구(주)의 경우에는 충주휴게소(양평, 마산)을 각각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보통신업종인 (주)위즈정보기술은 정읍휴게소(순천)을,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형제주유소도 평창휴게소(강릉)을 운영하고 있다.

심지어 대출전문업체인 리드코프(주)도 천안휴게소(부산)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향토방위업종인 재향군인회가 인삼랜드휴게소(통영)을, (사)경찰공제회가 서천휴게소(서울, 무안)을 각각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듯 휴게소 운영에 전문성이 결여된 업체가 휴게소 운영권을 낙찰 받아 고속도로 휴게소를 운영다보니, 2010년 휴게소 운영평가 점수에서 이들 비전문운영업체 중 1등급을 받은 휴게소는 5곳에 불과했다. 2등급은 10곳, 나머지 34개 휴게소는 3등급 이하의 평가(3등급 22개, 4등급 10개, 5등급 2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속도로 이용고객을 상대로 한 만족도 조사 결과를 보면, 건설업종인 계룡산업(주)이 운영하는 죽암휴게소는 2010년 조사 대상 휴게소 154개 중에 꼴찌인 154위를 한 것 뿐만 아니라 (주)케이알산업이 운영하는 청원휴게소(서울)이 152위를 하는 등 100위 밖에 있는 휴게소가 무려 17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안홍준의원은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과 다소 거리가 있어보이는 건설회사, 섬유염색 유통업, 출판업체가 휴게소를 운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러한 운영의 피해는 서비스의 질 보다 경영이익을 위한 수익구조로 변질되어 국민의 휴게소 비용 증가를 일으켜 고스란히 국민이 손해를 보게 된다”고 지적하고 “고속도로 휴게소는 더 이상 고속도로 장식품이고 전시품이 되어서는 안되고, 이용하는 고객을 위해 품질을 개선하고, 공사에서는 이를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 결국 이용객을 위한 휴게소로 탈바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임대료도 주먹구구식으로 산정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안홍준의원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고속도로 휴게소 임대료 부과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매출액에 비례해 임대료를 산정하고 있는 기준 보다 더 많이 받고 있는 것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매출액이 증가하면 이에 따라 임대료도 증가하는 것이 맞는데, 매출액이 전년대비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임대료가 감소된 휴게소도 있고, 반대로 매출액은 감소하였으나 임대료를 전년보다 많이 징수한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같은 매출 규모인데로 임대료 차이가 많이 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자료를 분석해 보면 경부선 언양휴게소(서울방향)를 운영하고 있는 대신기업(주)의 경우 2011년6월 현재 완제상품 매출액을 연환산매출액으로 하면 3억8436억1천원으로 임대요율표에 따라 0.2%의 임대료를 부과해야 하나 1.99%를 적용해서 임대료를 산정하고 있었고, 언양휴게소와 같이 매출 환산액보다 더 많이 임대료를 부과하거나 적게 부과한 휴게소가 모두 20곳이라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매출액이 작아서 임대료율이 정한 최저 매출도 올리지 못했는데도 높은 수준의 임대요율을 부과해 임대료를 받고 있는 곳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를들어 제조상품의 최저 임대요율 기준은 5억9천만원에 0.1%이나, 88올림픽선 죽산(담양방향)이 제조상품 연매출환산액 3,038만여원이었지만 임대요율은 1.96%를 부과하고 있었다.

또한, 죽산휴게소를 비롯한 30개의 휴게소가 임대요율 최저금액의 매출을 올리지 못했지만 최저요율인 0.1%보다 더 높은 요율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홍준의원은 “결국 고속도로 통행료 수입이 주가 되어야 할 도로공사가 임대료 수입으로 또다른 이익 주머니를 차고 있는 것이다“라고 지적하며 ”이같이 잘못 산정한 경우가 나타난 만큼 과거 휴게소 임대료 부과에도 문제가 없었는지 검토하고, 과대 부과와 과소 부과를 없애 형평성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행 고속도로 휴게소의 임대료는 완제품과 제조상품, 담배 등 각각의 상품별 매출액에 따라 별도로 정해진 임대료율 기준에 따라 임대료를 부과하고 있다.

강주남 기자 @nk3507> nam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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