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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운재킷 벌써 날다
필파워 900이라도 다운 20%면 ‘빛좋은 개살구’ 깃털·솜털 비율 체크 필수…헝가리·폴란드産 다운이 고급
뜨겁게 불태우지 못한 여름이 아쉬웠는지, 늦더위가 계속되는 9월. 의류업계의 ‘다운재킷’ 전쟁이 시작됐다.

지난겨울 살인적인 한파로 다운점퍼, 부츠 등 방한용품의 매출이 부쩍 늘었던 ‘아름다운 추억’을 되살려, 브랜드마다 이번 시즌엔 2개월가량 빠르게 다운재킷을 출시했다. 저마다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는 것.

겨울철 외투 판매의 최대 70~80%의 비중을 차지하는 다운재킷 아이템은 스포츠 및 아웃도어 브랜드의 ‘혈투의 장’으로 불린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다운재킷 특수’를 기대하는 분위기. 많은 브랜드에서 예년보다 제작물량을 확대하거나 사전구매 고객을 위한 할인 이벤트를 펼치는 등 이른 겨울을 준비하는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추석 명절을 지내고 얇아진 지갑에 한숨이 나올 법도 하지만, 지금이 기회다. 지난겨울 몸도 마음도 추웠던 당신. 여름 티셔츠 한 장만 입고 걸쳐도 포근ㆍ후끈한 다운재킷. 지금 미리 챙겨두자. 그렇지 않으면 또다시 올겨울 ‘시베리아 한숨’을 내쉬어야 할 테니.

▶미운 오리털파카, 예쁜 다운재킷 되기까지=비단 여자뿐일까. 변신하는 모든 것에 ‘무죄’를 준다면, 다운 의류의 변신은 ‘무죄’ 가 아니라, 상이라도 줘야 할 판.

1980~90년대 겨울 추위를 막아주는 대표적인 방한용품은 바로 ‘오리털 파카’였다. 오리털파카는 높은 보온력을 가졌지만 무겁고 부피가 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합성 화학솜으로 제작된 얇은 패딩에 자리를 내주게 된다. 하지만 다시 2007~2008년 사이 오리털 대신 거위털을 사용해 활동성과 보온성을 높인 제품들이 등장하게 된다. 여기에 다운 제품 착용을 꺼리게 만들었던 거대한 부피감의 주범인 ‘다운백(거위, 오리털을 넣어 만든 주머니)’ 대신 옷감 사이에 오리털이나 거위털을 넣어 누비는 공법이 적용되기 시작했는데, 이와 함께 털빠짐 방지를 위해 고밀도 경량 원단을 사용한 ‘초경량 다운재킷’이 탄생한 것. 난방시설이 좋아지고, 자가 운전자들이 많아지면서 잠시 주춤하는 듯 했으나, 최근 2~3년 사이 일명 ‘빅뱅 점퍼’로 불리며 아이돌 선전효과와 함께 지난겨울 몰아닥친 한파로 겨울 외투시장은 다운재킷의 무대로 변신했다.

초경량 다운재킷은 이전의 ‘오리털 파카’와는 달리 다운 충전재로 솜털의 비중을 높여 부피감이 확 줄어들면서 가볍고 얇아졌다. 이러한 제품들의 보온력은 충전재(솜털, 깃털)의 비율과 원산지, 겉감의 기능성에 따라 천차만별. 휠라(FILA)의 김진홍 의류기획팀장은 “소비자들은 충전재의 조성혼합률과 기능성을 직접 확인하기 어려워 제품 선택에 많은 고민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올겨울, 초경량 다운재킷을 구매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다운에 대해 정확하게 공부해야 제 값 주고 똑똑한 제품을 고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다운재킷 고르기1)-다운(Down)과 페더(Feather) 구분부터=겉감 안에 거위털이나 오리털 충전재를 넣어 만드는 다운재킷은 모직이나 모피와 달리 품질을 눈으로 확인하기 힘들다. 같은 ‘다운재킷’의 이름을 가지고 있어도 품질은 천차만별이다. 10만원 이하부터 100만원대까지 가격대도 다양하다. 따라서, 품질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각종 기준을 꼼꼼히 살펴보고 구매하는 것이 현명하다.

다운재킷의 다운은 거위나 오리의 털이 아니라 정확히 말해 다운 클러스터(Down Cluster)를 지칭한다. 다운 클러스터는 거위나 오리의 털에서 가슴 부위의 부드러운 솜털을 추출한 것으로, 민들레 홀씨 같은 모양을 가지고 있다. 다운 클러스터 1개의 중량은 대략 0.001~0.002g 정도로 눈송이보다 가볍다. 다운 1㎏을 만들려면 약 1억개의 다운 클러스터가 필요한 셈. 다운의 작은 털 가지들은 서로 얽히지 않으며 가지 사이에 많은 공기를 함유하고 있어 체온을 밖으로 빼앗기지 않고 외부의 찬 공기를 효과적으로 차단해준다. 반면, 페더(Feather)는 다운과 달리 납작하며 쭉 뻗은 깃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부드러운 깃털이 뻗어나온 모양을 갖고 있다. 3차원의 다운과 달리 2차원적 평평한 구조로 반발력이 좋지 않고 털 사이사이 공기를 많이 함유하지 못한다.

질 좋은 다운재킷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제품 택(Tag)의 섬유혼용률을 살펴봐야 하는데, 섬유혼용률 중 충전재 항목을 주목해 깃털과 솜털의 비율을 꼼꼼히 체크한다. 이때 다운(솜털)의 함량이 바로 다운재킷 속의 다운과 페더의 함량을 나타낸다. 만약 다운 함량이 90%라고 나와있다면 충전재로 다운이 90%, 페더가 10% 사용됐다는 뜻이다. 다운 함량이 높으면 높을수록 보온력이 우수한 제품이다.

▶다운재킷 고르기2)-필 파워(Fill power)와 다운프루프(Down-Proof) 가공도 확인=초경량 다운재킷의 소맷부리에 적혀있는 700, 800의 숫자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바로 필파워다.

이 수치는 다운이 눌렸다가 상온 상태에서 되살아나려는 복원력의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고품질의 다운을 사용한 제품. 필파워는 똑같은 실린더에 1온스의 털을 넣고 24시간 후에 부풀어 오르는 정도를 측정한다. 보통 700 이상을 고급 솜털이라 칭하고 800 이상을 사용한 제품은 최고급 솜털로 분류한다. 최근에는 초경량 다운재킷 시장의 성장으로 900대 제품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다운의 필파워도 보관상태의 정도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점 줄어들며, 잘 보관한다 해도 해마다 30씩은 줄어들게 되므로 ‘무조건 높은 제품’을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확한 보온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필파워와 함께 다운과 페더의 비율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파워 900이라도 다운이 20%만 함유돼 있으면 ‘빛 좋은 개살구’.

또 하나 확인해야 하는 것은 바로 다운재킷의 원단. 원단을 살펴볼 때는 원단에 사용된 실의 굵기를 판단하는 데니아를 체크한다. 1데니아는 원사 1g에서 실 9㎞를 뽑을 수 있다는 뜻으로 데니아가 낮을수록 실이 얇고 밀도가 높아 원단의 촉감이 부드럽고 다운이 밖으로 새는 것을 보호해준다. 데니아를 확인하면서 원단의 이름을 함께 살펴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보통 고급 다운재킷에 사용되는 ‘퍼텍스’ 소재는 다른 직물에 비해 매우 치밀하게 짜여 원단 한 겹만으로도 다운이 새어 나오는 것을 극소화시켜준다. 여기에 다운프루프 가공 등이 되어 있으면 봉재선 사이로 털이 새는 것을 방지해 보온력이 우수하다.


▶다운재킷 고르기3)-넌 어디서 온 솜털이니?=필파워와 혼용률, 그리고 원단까지 확인했다면 마지막으로, 사용된 다운의 종류를 확인해보자. 다운재킷은 일반적으로 ‘오리털(Duck Down) 재킷’과 ‘거위털(Goose Down) 재킷’ 두 가지로 분류한다. 거위털은 오리털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솜털의 길이와 숱이 풍성해 보온력이 월등히 높다. 기온이 낮은 극지방에서 서식하는 거위일수록 극한의 자연환경 덕에 가슴의 솜털이 풍성해 보다 높은 보온력을 가진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다운을 생산하는 나라는 중국이며, 전 세계 다운 소비량의 60~70%가량을 생산한다. 흔히 고급 다운의 원산지는 헝가리, 폴란드 등이며 이보다 위도가 더 높은 시베리안 등의 극지방에서도 최고급 다운을 생산한다.

최근, 휠라코리아는 업계 최초로 EXCELLENT GOLD-DOWN(골드다운) 인증 마크를 획득한 ‘골드다운’ 재킷을 출시했는데, GD는 한국의류시험연구원(KATRI)의 엄격한 심사 기준을 통과한 최고급 다운 사용 제품에 주어지는 인증마크로 프리미엄 다운재킷의 높은 보온력을 대변한다.

<박동미 기자@Michan0821>
/ pdm@heraldcorp.com 

[사진제공=휠라ㆍ코오롱스포츠ㆍ아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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