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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천청사 터줏대감 잣나무의 수난 왜?
뿌리깊이 얕아 태풍 위험 노출

청사관리소 주변 8그루 베어내

이번 집중호우 여파로 30년 가까이 정부 과천청사를 지키던 잣나무 8그루가 베어지는 수난을 당했다.

행정안전부 과천청사관리소는 지난 6일 기획재정부 등이 입주한 1동과 2동 주변 건물 3층 높이까지 10m 이상 자란 스트로브 잣나무 8그루를 뿌리만 남기고 베어냈다고 9일 밝혔다.

청사관리소가 잣나무를 베어내기로 한 것은 우면산 산사태나 포천 산사태와 관련이 있다. 산에서 흙모래와 함께 아름드리 잣나무 수십그루가 쏟아져 내려와 건물이 무너지고 인명 피해도 많이 났다는 것이다.

잣나무는 소나무와 참나무 등에 비해 뿌리의 깊이가 얕아서 줄기를 지탱하는 힘이 약해 비가 많이 와서 흙이 쓸려 내려가거나 바람이 많이 불 경우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다.

청사관리소는 가뜩이나 과천청사 1동과 2동 주변 잣나무들이 몸체에 비해 뿌리가 깊지 못한 데다 기울어져 있어서 지지대로 버텨두고 있던 터에 지난주 말부터 우리나라가 태풍 ‘무이파’의 영향권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행여 강풍에 주변 차량이나 지나는 사람 위로 쓰러지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일을 서둘렀다.

30여년간‘ 청렴’의 상징으로 정부 과천청사를 지켜온 잣나무 8그루가 최근 계속된 집중호우와 태풍의 영향으로 쓰러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밑동만 남긴 채 베어졌다. 
                                                                                               과천=박해묵 기자/mook@herladm.com


일각에선 수해가 날 가능성이 큰 지역도 아닌데 ‘역사’를 간직한 나무를 베어버린 것은 전형적인 보신행정이자 과잉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980년대 초반 과천청사를 조성할 때 조경용으로 심어졌던 잣나무들은 잣을 따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조경용으로 인기가 높았고 특히 소나무와 함께 ‘청렴’을 상징한다고 해서 공무원이 근무하는 청사에 특별히 선택됐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김대우 기자/dewkim@heraldcorp.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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