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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받는 기업을 찾아서…>핀란드 협력사와 장기 계약…독일 기업수혜 철저히 공유
해외기업 동반성장 사례
대ㆍ중소기업 간 불균형을 초래하는 주된 요인으로 꼽히는 것이 일방적인 납품 단가, 불투명한 하도급계약, 대기업의 중기 기술 탈취, 일감 몰아주기 등이다. 강자와 약자 사이에서 관계의 키는 강자가 쥐고 있는 법. 자연히 대기업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중소기업들을 코너에 몰고 있어 대ㆍ중소기업 양극화가 심화된다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해외 대기업들은 저마다의 경험과 노하우로 똑같이 발생할 수 있는 폐해들을 현명하게 관리하고 있다.

▶납품업체의 재무 건전성이 곧 대기업에 이익=시스코시스템스는 납품업체들의 부품 원가, 인건비, 시설비 내용 등을 상세하게 파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를 통해 시스코는 거래 업체들이 적당한 수준의 마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협상하고 있다. 특히 비용 절감을 통해 얻는 단기 이익보다는 납품업체들의 재무 건전성을 강화해, 보다 장기적인 효과를 거두자는 것이 시스코만의 철학이다. 이를 통해 납품업체들은 오히려 투명성을 강조하며 운영 비용을 자세히 공개함으로써 발주업체에 공정하고 정당한 대우를 요구하는 문화가 정립됐다. 


▶상호 간에 꾸준한 기술 검증으로 장기 신뢰 구축
=지난해 매출 50억유로, 고용인원 3만3800명에 세계 엘리베이터업계 4위에 올라 있는 핀란드의 코네엘리베이터. 이 회사의 원동력은 협력 업체와 장기 계약을 유지하는 것이다. 코네엘리베이터의 협력 업체는 250여개로, 이들 대부분 20년 이상 거래해온 장기 거래 업체들이다. 이 회사는 특히 주요 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 본사 기술진을 협력 업체에 직접 상주시켜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해 기술 탈취의 싹을 제거한다. 또 원자재 가격 상승 시 공동 구매를 통해 협력 업체에 공급하는 등 가격 상승분을 분담한다. 대신 협력 업체가 장기간 기술 혁신 노력이 없으면 엄격하게 거래를 단절한다. 이처럼 능력과 신뢰를 확인한 부품업체에 대해서는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위기는 같이 극복, 수혜는 철저히 공유
=독일 자동차산업은 1993년 이후 수출이 정체되고 내수가 부진 단계에 빠지는 위기를 맞았다. 특히 소형차 제품군 위주의 폴크스바겐은 한국과 일본 자동차와의 경쟁에 밀리기 시작했다. 폴크스바겐의 경영난은 자동차 부품업체들에 직접적으로 이어졌고, 연관 기업이 밀집된 볼프스부르크는 실업률이 급상승하며 1992년 9%에서 1997년 말 17%로 배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폴크스바겐과 시는 공동 출자로 ‘볼프스부르크주식회사’를 설립해 지역의 고용 창출을 위한 ‘Auto Vision(오토비전)’ 프로젝트 실시했다. 이를 통해 부품단지를 만들어 역량 있는 중소기업들을 유치했다. 또 인력서비스회사를 설립해 인력 중개 및 기업 간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덕분에 지역 실업률은 2003년 8.4%로 급감했고, 볼프스부르크주식회사의 매출이익은 1999년 2500만유로에서 2003년 8100만유로로 상승했다. 무엇보다 100개 이상 부품업체가 단지로 들어오는 선순환 산업구조를 형성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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