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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롤러코스터 타는 은값 왜?
CME 거래마진 인상영향

4일새 30%가량 급락

각국 중앙銀 매도 추측도


은값이 나흘 연속 폭락하며 1980년 ‘헌트 형제(Hunt Brothers)’ 사건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은값은 올 1월 이래로 56% 오르고 지난해 8월 이후로는 175% 가까이 폭등했으나 지난 4거래일 동안만 무려 30% 가까이 급락했다. 주간 낙폭으로는 1983년 2월 이후 최대다.

이날 은값 폭락은 NYMEX 소유주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이 또 한번 거래마진을 인상한 데서 비롯됐다. CME 그룹은 6일부터 은 거래의 시초 요구마진을 선물 계약당 1만6200달러에서 1만8900달러로, 계약유지 요구마진은 1만2000달러에서 1만4500달러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보름간 5차례 걸쳐 거래마진을 올린 CME는 9일 한 차례 더 올릴 예정이다. 9일부터 시초 요구마진과 계약유지 요구마진은 각각 2만1600달러, 1만6000달러로 인상된다. 마진이 인상되면 자금이 충분치 않은 투자자들은 계약을 매도해 현금화할 수밖에 없다.

거래마진 인상은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이탈을 부추겼다.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수키 쿠퍼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동안 ETF에서 빠져나간 은은 전체의 10%에 해당하는 총 1105t으로 나타났다. 4일 하루 동안만 520t의 은 보유량이 감소했다.

이 밖에 예상보다 저조한 미국 고용지수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동결 소식도 은값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UBS 에델 툴리는 “주말이 다가올수록 은 시장이 혼란스러워지고 있다”면서 “초초한 매도 모멘텀이 끝날 기미가 안 보이고 이는 상품시장 전반의 슬럼프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투기 세력이 매도로 방향을 돌린 것이 은값 폭락의 배경이라는 분석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에 근거를 두고 전문적으로 은 투기를 하는 세력과 중국 런민(人民)은행 등 각 국 중앙은행이 최근 대대적으로 은 매입에 나섰다가 매도세로 돌아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1980년 헌트 형제 사건처럼 역사상 최악의 은 투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시 윌리엄 허버트 헌트 및 넬슨 벙커 헌트 형제는 대대적으로 은 매집에 나섰으나 은값이 넉달 만에 80% 붕괴되면서 파산했다.

한편 은값 하락으로 백금과 팔라듐도 추락했다. 이날 백금 7월물 가격은 2.6% 하락한 1778.20달러, 팔라듐 6월물 가격은 4.8% 떨어진 온스당 35.90달러를 기록했다. 백금과 팔라듐은 지난 나흘 간 각각 5.2%와 10.4% 하락했다. 금속 컨설팅 전문업체 GFMS는 백금의 경우 연내 온스당 1925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팔라듐은 10년래 최고치인 975달러를 경신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GFMS의 필림 클랩위크 회장은 “귀금속들이 기록을 세우기 전, 전 귀금속에 걸쳐 ‘여름 슬럼프’가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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