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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시, 스마트머니가 움직인다
증시가 고점 수준에 올라서면서 랩어카운트 등 ‘스마트머니’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고점 경신 행진을 시작한 이후로도 랩어카운트로는 자금이 오히려 더 급속히 유입됐다. 급등세를 보였던 기존 주도주에 대해 일부 차익실현에 나선 반면 IT와 금융, 건설, 조선 등으로 시선을 돌리는 상황이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랩어카운트잔고는 지난 2월말 기준 41조8757억원으로 지난해 말 35조6477억원 대비 6조원 넘게 불어났다. 고객수도 77만8682명으로 올 들어서만 10만명 가까이 늘어났다. 랩어카운트 대표주자인 삼성증권의 잔고는 3월말 3조8977억원에서 지난 22일 4조1928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민정 푸르덴셜투자증권 압구정지점 PB(부장)는 “고객들이 지수 상승기는 물론 지수가 박스권에 갇혀있어도 랩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지금도 랩어카운트 등으로는 지속적으로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스마트머니가 덩치를 키워가면서 랩어카운트로 추정되는 개인의 매매 주문에 따라 업종별, 종목별 주가 희비도 엇갈린다. 랩어카운트의 경우 소수 종목에 집중투자하기 때문에 종목 교체 등이 이뤄질 경우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에도 몇몇 투자자문사가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을 집중 매도하면서 주가가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업황도 부진했지만 그보다 랩어카운트의 변심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었다. 랩어카운트가 종목교체에 관심이 많은 이유다. 전일에도 개인과 기관의 차익매물이 대거 출회되면서 자동차, 화학 종목이 급락하고, IT와 금융, 건설이 상승하는 등 기존과 반대되는 장세가 펼쳐졌다.

지난 26일 기준 최근 2주간 삼성증권 창구에서는 기아차가 순매도 1위를 기록했다. 제일모직이 그 뒤를 이었으며, 현대차와 LG화학 등도 순매도 10위권 안에 들면서 일부 차익실현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우리투자증권 역시 상승장의 최대 수혜주였던 현대차와 OCI가 순매도 1, 2위로 올라섰다.

반면 그간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IT와 금융, 일부 조선주와 건설주가 매수 종목으로 이름을 올렸다. IT로는 LG디스플레이가, 금융주로는 우리금융과 신한지주, 조선주중에서는 현대중공업, 건설주로는 현대건설 등이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창구에서 공통적으로 매수 상위 종목으로 나타났다.

주도주가 다른 업종 등으로 옮겨가기보다 박스권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할 수 있는 업종이 부각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자동차나 화학 등 기존 주도주들의 경우 이익도 좋았지만 주가는 더 가파르게 올랐다. 시장 전체적으로 쉬어가는 국면에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상미 기자 @hugahn>
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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