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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삭이듯 고함치듯…어려운 무용은 잊어라”
한국공연 앞둔 ‘파슨스 댄스 컴퍼니’ 데이비드 파슨스 이메일 인터뷰
광고·패션·대중음악 창조적 접목

예술·대중성 접점서 관객과 대화

레이디 가가와 함께 작업하고 싶어

‘코트’ 5분간 점프숫자만 100여번

내한공연 백미는 대작 ‘리멤버 미’

시각·청각 종합한 절정 보여줄 것





“7년 만의 내한 공연이어서 더 기대됩니다. 파슨스 댄스 컴퍼니(Parsons Dance Company)는 전 세계 투어를 돌면서 예술적으로,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요. 우리 팀은 특히 한국 음식을 좋아하거든요. 한국에 가서 빨리 김치를 먹고 싶습니다.”

살아있는 음악과 힘이 넘치는 동작, 영상과 이야기가 절묘하게 호흡을 맞춰가는 파슨스 댄스 컴퍼니가 다음달 한국을 찾는다. 국내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록오페라 모던 발레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 현재 사회를 바라보는 눈,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몸짓을 볼 수 있는 무대다. 내한을 앞둔 데이비드 파슨스와의 e-메일 인터뷰를 통해 미리 그들의 무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파슨스 댄스 컴퍼니의 무대가 특별한 이유
=파슨스 댄스 컴퍼니는 현대 무용 댄서이자 안무가인 데이비드 파슨스가 1987년 창설한 현대 무용단이다. 파슨스를 포함해 11명의 전문 댄서로 구성됐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기교가 녹아있는 세련된 안무를 자랑하는 파슨스 댄스 컴퍼니의 힘은 과감하면서도 창조적인 ‘접목’이다. 예술적인 요소와 대중적인 요소의 절묘한 만남은 광고, 패션, 대중음악 등과의 콜레보레이션 작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파슨스는 “아티스트를 비롯한 예술계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이 때로는 너무 수준이 높기 때문에,때로는 지나치게 자기 세계에 빠져서 점점 대중과의 소통이 어려워지곤 한다”며 “나는 무용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장르, 패션,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이슈가 되는 산업군, 기타 사회 전반 모두에 깊이 있게 관심을 갖고 관찰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모든 것을 잘 소화해서 현재에 맞게 표출할 수 있어야 지금의 대중과 소통할 수 있고, 표현 자체에도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우디, 쉐보레, 메르세데르 벤츠 등 수많은 광고 작업에 참여했고 트루사르디, 에르메네질도 제냐, 로베르토 카발리 등의 명품 패션 브랜드와의 패션쇼도 함께했다. 파슨스 댄스 컴퍼니의 콜레보레이션 작품은 유명 아티스트와의 연결고리로 탄생했다. 라틴 팝의 거장 밀톤 나시멘토, 펑키 밴드 어스윈드앤드파이어, 팝아트 화가 로버트 라우션버그, 패션 디자이너 도나 카란 등 그 분야도 다양하다.

파슨스는 “내 안무엔 관중들과 대화하고 싶은 마음이 담겨있다”며 “그것이 예술적인 요소와 대중적인 요소의 접점이 된다”고 말했다. 그런 그이기에 앞으로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도 독특하다. 그는 “이슈 메이커인 레이디 가가(Lady Gaga)와 일해 보고 싶다”며 “그녀의 독창적이고 개성있는 퍼포먼스에 도전정신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미국 현대무용단 파슨스댄스 컴퍼니가 다음달 한국을 찾는다. 단순하면서도 세련됐고, 절제하면서도 드라마틱한 춤을 보여주는 이들이 이번 내한공연에서 보여줄 작품은 ‘코트’와 ‘리멤버 미’다.

▶애피타이저 ‘코트’와 만찬 ‘리멤버 미’
=이번 내한공연에서 보여줄 작품은 ‘코트(Caught)’와 ‘리멤버 미(Remember me)’. 데이비드 파슨스는 “‘코트’는 만찬에서 애피타이저 역할”이고 “만찬은 2년간 준비한 ‘리멤버 미’”라고 소개했다. 

‘코트’는 5분여의 짧은 남자 솔로 공연이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파슨스의 안무 방식 중 하나인 스트로보 라이트를 사용한 대표적 작품이다. 스트로보 라이트는 빛을 주기적으로 깜빡거리며 비추는 조명 효과다. 중력에 반항하듯 전자음악에 맞춰 무대 위를 날듯이 뛰어다니는 솔로 댄서의 점프 숫자는 100번이 넘는다.

‘만찬’이라고 언급한 ‘리멤버 미’에서 파슨스가 강조하는 것은 음악이다. 그는 “이스트 빌리지 오페라 컴퍼니(the East Village Opera Company)의 가장 유명한 오페라들을 편곡한 아름다운 음악이 들어있다”며 “푸치니, 모차르트, 베르디, 로시니 등 거장들의 13곡이 포함돼 있다”고 소개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같이 생기있고 젊은 에너지가 넘치는 이 프로덕션엔 14명의 무용수와 2명의 보컬리스트가 서곡이 포함된 15개의 작품을 선보인다. 오페라 ‘카르멘’과 ‘라보엠’의 락버전 음악이 흐르고 비극적 사랑이야기가 파슨스의 안무로 펼쳐진다.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비극적인 사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여기에 의상, 조명디자인, 비디오 프로젝션, 시각효과를 총체적으로 구성했다. 파슨스는 “공연엔 3차원 비디오 영상이 배경이고 토니어워드 수상자인 하웰 빈클리의 조명디자인을 접목시켰다”며 “이스트 빌리지 오페라 컴퍼니의 오페라 가수인 타일리 로스, 앤마리 밀라조의 음악은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다”고 설명했다.

“안무는 무용수와 관객들이 감정적인 선에서 연결돼야 하는 만큼 관객과 소통되길 원하는 마음으로 안무를 짠다”는 그가 “‘현대 무용은 어렵다’는 말은 파슨스 댄스 컴퍼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말을 증명해 보일 무대는 다음달 5일부터 나흘간 LG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윤정현 기자/hit@heraldcorp.com




데이비드 파슨스는

13세 입문 70여작품 감독

쉽고 섬세한 몸동작 특징


미국 일리노이에서 태어나 캔자스 시에서 자란 데이비드 파슨스는 13세 때부터 무용 레슨을 받기 시작해 14세 때 이미 로큰롤 음악에 맞춰 뛰고 구르며 자신만의 안무를 창작하기 시작했다. 17세에 뉴욕으로 가 공부했고, 18세 되던 해엔 폴 테일러 댄스 컴퍼니와 함께 러시아 순회공연을 하면서 폴 테일러의 댄스 컴퍼니의 수석 무용수가 됐다.

뉴욕시티 발레단, 베를린 오페라, MOMIX, 화이트 오크 댄스 프로젝트 등 다양한 무용단의 객원 무용수로도 활동한 그는 1987년 조명감독인 호웰 빈클리와 함께 자신의 이름을 따 파슨스 댄스 컴퍼니를 만들었다.

무용수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댄스 컴퍼니로 독립한 이유에 대해 그는 “내 팀을 원했던 것은 내 스타일이 특별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고 말했다. 파슨스 댄스 컴퍼니의 예술감독으로 70개가 넘는 작품을 만든 파슨스는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 뉴욕 시티 발레단, 앨리 아메리칸 댄스 시어터, 이스라엘의 밧셰바 무용단 등에서 안무 의뢰를 받았다.

그의 안무 특징은 심각하거나 추상적인 현대무용이 아닌 구체적이고도 쉬운 몸동작들로 구성했다는 점. 무용에 대해 잘 모르거나 한번도 현대 무용을 본 적인 없는 사람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이유다.

윤정현 기자/h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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