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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로트돌 LPG, 걸그룹 시장 넓혀나간다
걸그룹 전쟁이다. 팀은 많고 경쟁 환경은 점점 힘들어진다. 벌써부터 걸그룹 전성시대가 마감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청춘불패’ ‘영웅호걸’ 등 걸그룹 버라이어티는 없어졌고 걸그룹만 출연하던 ‘꽃다발’도 가족 프로그램으로 바뀌었다. 걸그룹의 수다를 바탕에 둔 예능의 소비가 끝났다는 말이다. 이제 걸그룹이 차별화라는 무기로 어필하지 못하면 사라질지도 모르는 운명이다. LPG는 이런 불리함을 딛고 착실히 자신의 색깔을 보여주며 존재감을 증명하고 있다.

데뷔 3년차 걸그룹 LPG(유미 가연 세미 수연 은별)가 트로트로 차별화에 나섰다. ‘사랑의 초인종’ ‘누나라서 미안해’ 등은 이미 행사장에서 진가를 발휘하며 ‘트로트돌’로서 각인된 상태다. 

LPG의 트로트는 정통 트로트가 아닌 코믹 트로트 내지는 세미 트로트다. 과거 선배가수들의 트로트가 한(恨)을 바탕에 깔고 있는 차분한 트로트라면 LPG는 흥(興)을 위주로 한 경쾌한 트로트다.

“걸그룹의 홍수 속에 우리만의 색깔을 가지려고 했다. 굳이 아이돌과 경쟁하기보다는 저희만의 시장을 만들고 있다.”(세미)

“트로트는 즐기는 연령층이 다양하고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다. 시대에 맞는 트로트로 변화시켜 나가고 있다.”(수연)

LPG는 노래를 잘 못해서 트로트를 한다는 선입견을 깨뜨리기 위해 최근 새로운 장르, 일렉트로닉 댄스에도 도전했다. 2010년 16개국 20개 차트를 강타한 신예 2인조 밴드 욜란다 비 쿨(Yolanda Be Cool)과 호주 출신 DJ 겸 프로듀서 디컵(Dcup)의 ‘We no speak americano’(위 노 스피크 아메리카노)를 리메이크한 디지틀 싱글 ‘앵그리(Angry)’다. LPG는 하우스 계열의 이 노래에 댄스팝과 디스코 스타일의 리듬으로 절묘하게 믹스하고 새로운 가사를 입혔다. ‘앵그리’는 ‘뽕기’를 지니고 있어 LPG의 스타일과도 잘 어우러진다. 원곡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면서 LPG 특유의 대중적인 멜로디와 가사가 가미되면서 재미를 더해준다.

“‘앵그리’는 노래방 같은 곳에서 신나게 부를 수 있는 노래다. 안무도 중독성이 있다. 자리 이동이 많은 춤이지만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좋다.”(유미)

최근 MBC ‘음악중심’에서 ‘앵그리’를 부르자마자 온라인에는 동영상에 올라오고 트위터에도 관련 이야기가 이어졌다. 트로트돌로서는 이례적으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소속사 강찬이 이사는 “수개월간 대중을 사로잡을 만한 노래와 안무를 위해 최선을 경주했다”면서 “기존에 가벼운 율동만 췄던 것과 달리 LPG는 아이돌에 견줄 만한 파워풀하고 세련된 안무로 노래의 매력을 배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LPG는 걸그룹으로는 나이가 많은 편이다. 27~30살로 원로급에 속한다. 하지만 월등한 신장과 날씬한 비주얼로 시원함을 주고 있다. LPG는 일본 엔카 시장에도 진출한다. 엔카 시장에는 태진아와 박현빈이 이미 진출해 있다. LPG는 시원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다수로 구성된 엔카 그룹이라는 점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틈틈이 일본어와 일본 문화를 익히고 있다는 LPG는 차근차근 걸그룹 시장을 넓혀나가고 있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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