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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해진 스마트 디버전스 내비게이션의 진화
음성으로 목적지 간편 검색

여린 목소리·사투리도 OK

3D 입체영상 실제같은 화면

복잡한 도로 길찾기 효과적

빠른 속도구현 1㎓급 CPU 등장

달리는 차안서 인터넷검색까지



스마트폰 열풍이 MP3, PMP, 디지털카메라 등 IT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점수를 보면 내비게이션만큼은 예외다. 지난해 업계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예상을 비웃 듯 오히려 세를 과시하고 있다. 그 비결은 다름 아닌 ‘스마트(smart)’다. ‘빠르고 안전하게’ 내비게이션 본래의 기능에 충실한다는 전략은 이어가지만, 거기에 스마트한 기능을 더하고 있다.

음성으로 간편하게 목적지를 검색하고, 3D영상으로 실제와 유사한 화면을 제공한다. 스마트폰 못지않은 터치감도 갖춰 짜증 속에 모음, 자음을 몇 번이나 눌러야 할 일도 없어졌다. 인터넷 검색 기능으로 인터넷 서핑을 비롯해 가장 싼 주유소나 정체 상황 등 각종 교통정보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컨버전스(convergence) 시대에서 스마트로 무장하고 있는 ‘디버전스(divergence)’의 진화를 엿볼 수 있다.

▶말만 하면 척척, 음성인식은 내비의 新 화두=음성인식 기술은 이미 오래전부터 개발된 분야다. 하지만 음성 인식률이 떨어져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 왔다. 그러나 이제 음성인식 기술도 ‘스마트’해졌다. 각종 명사는 물론 장애인의 병약한 목소리, 각종 사투리까지 이해할 만큼 기술 수준이 발전하면서 음성인식이 ‘터치’ 뒤를 이을 차세대 UI로 주목받고 있다.

내비게이션도 일찌감치 음성인식을 적용하고 있다. 내비게이션의 두 화두 ‘속도와 안전’이 모두 음성인식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파인디지털은 내비게이션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원천기술을 적용한 음성검색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과거 음성 인식이 단어 단위로 이뤄졌다면 이 기술은 음성을 자음, 모음 등 음소 단위로 풀어 인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명령어 인식은 94%, 목적지 등 명사 검색은 90~93%까지 인식률이 향상됐다. 45만개 수준이던 기본 음성인식 단어 수도 100만개로 배 이상 증가했다.

김병수 파인디지털 이사는 “내비게이션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안전’인데 음성인식이 터치 방식보다 한층 안전하고 빠르게 검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터치 등에 익숙하지 않은 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음성인식 제품의 만족도가 크다는 게 김 이사의 설명이다.

그는 “지난해 매출 약 1000억원 중 19%가 음성인식 제품”이라며 “점차 음성인식 제품의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3D는 내비 업계의 최대 효자
=3D 지도는 이미 각 내비게이션 업체의 주력 모델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팅크웨어, 파인디지털 등도 각각 매출의 50%, 55%가 3D 제품에서 나왔다. 지난해 매출 2149억원을 달성한 팅크웨어의 경우 3D 내비게이션 매출 비중이 1년 사이 12%가량 성장하며 주력제품으로 발돋움했다.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2009~2010년 당시에 내비게이션 업계는 3D를 앞세워 오히려 영향력을 키운 셈이다.

3D 입체영상은 시각적인 즐거움 외에도 길찾기 등 내비게이션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는 측면이 크다. 팅크웨어 측은 “전국 주요 랜드마크와 지형을 높낮이까지 3D 입체영상으로 보여준다. 복잡한 고가도로 교통이나 고속도로 IC 등에서 2D 화면으로는 볼 수 없는 시각효과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도로 방향이 복잡한 도심에서도 효과적으로 길을 찾을 수 있는 점도 3D의 강점이다.

▶스마트 세상, 내비도 1㎓급 속도 시대=내비게이션의 CPU도 한층 ‘스마트’해졌다. 2D에서 3D로 바뀌면서 한층 높은 속도처리 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각 업체는 1㎓급 CPU를 갖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팅크웨어는 태블릿PC급의 CPU인 코어 1㎓ CPU를 탑재한 ‘아이나비 K9’를 선보였고, 파인디지털도 1.43㎓급 CPU를 갖춘 ‘파인드라이브 iQ 3D 1000’을 출시했다.

파인디지털 관계자는 “3D를 구동하면서도 DMB, 음악감상, 동영상 감상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빠르게 수행하기 위해선 높은 CPU 성능이 필수”라며 “점차 CPU 성능도 크게 향상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인터넷 검색, 교통정보 제공…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도 필수=내비게이션의 부가기능이 노래방, DMB 등에 국한됐던 시대는 끝났다. 팅크웨어의 텔레매틱스 콘텐츠 ‘티콘플러스’는 간단히 얘기하면 차 안에서 내비게이션을 통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서비스다.

인터넷뿐 아니라 실시간 교통정보, CCTV 교통영상 등을 확인하며 정체구간을 피할 수 있다. 유가정보, 주유소 위치 확인 등의 서비스도 실시간 업데이트된다.

팅크웨어 측은 “무선 와이파이와 3G통신망으로 스마트폰 등과 같은 통신 기능까지 제공해준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스마트폰 등에 적용되는 강화유리 패널을 채용해 스마트폰 등과 같은 터치감도 갖췄다.

통신 기능까지 갖추게 되면서 내비게이션도 과거 정보 제공형에서 ‘양방향 통신형’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팅크웨어 측은 “스마트 디바이스 못지 않은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운전자에게 가격 대비 높은 효용성을 제공하고 있다”며 “스마트 내비게이션으로 진화하면서 소비자의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dlcw@heraldcorp.com




스마트폰 내비 찬밥 왜?

착탈 번거롭지…전화오면 끊기지…작은 화면 답답하지


스마트폰 열풍에도 불구하고 내비게이션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는 스마트폰의 ‘불편함’을 주로 꼽았다. 운전에 최적화한 내비게이션과 달리 다양한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 탓에 오히려 스마트폰이 운전에는 불편하다는 의미다. 안전한 길안내를 보장해야 하는 화면 크기나 3D 화면 역시 내비게이션의 강점이며 통신기능이나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하면서 스마트폰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파인디지털은 스마트폰이 내비게이션을 대체할 수 없는 이유로 ‘착탈의 불편함’을 들었다. 파인디지털 측은 “스마트폰을 내비게이션으로 이용하려면 운전할 때마다 매번 기기를 거치해야 하고 그 후 내비게이션 앱을 별도로 실행해야 하는데, 이는 시동과 동시에 자동으로 시행되는 내비게이션에 비해 상당히 번거로운 작업”이라며 “스마트폰용 전용 거치대, 예비 배터리용 시거잭 등도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스마트폰의 전화기능 역시 내비게이션 기능으로 볼 때는 불편한 요소로 지적된다. 길안내 중 전화가 오면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분기점이나 교차로 등 중요한 순간을 놓칠 경우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화면 크기와 3D 화면도 스마트폰에 비해 내비게이션이 갖는 강점으로 꼽힌다. 통상 7인치로 개발되는 내비게이션은 3~4인치 수준의 스마트폰보다 시인성이 뛰어나고 3D 전자지도의 경우 보다 넓은 화면을 요구하기 때문에 작은 스마트폰 수준의 화면으론 3D 입체영상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팅크웨어 측은 “내비게이션이 스마트폰 등보다 가격 대비 높은 효용성, 전용 단말기만의 충실한 기능 구현, 탈부착 불편함 해소 등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스마트폰의 강점인 통신기능까지 갖춘 내비게이션 제품이 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파인디지털 측은 “스마트폰의 장점인 통신 기능을 내비게이션에 적용해 차 안에서도 다양한 통신 기반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내비게이션의 미래”라고 밝혔다.

팅크웨어는 비통신형 일반 내비게이션도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티콘플러스 전용 동글’을 선보이고 있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비통신형 기존 내비게이션 사용자 역시 스마트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운전자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다각화하고 운전 시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등 사용자의 기호에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제품으로 변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상수 기자/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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