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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관의 길 들어서더니 전관에게 운명 맡긴 강희락
브로커 유상봉(65)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강희락 전 경찰청장이 퇴임 후 몸 담았던 대형 로펌 태평양에 자신의 변호를 맡겼다. 강 전 청장이 선임한 변호사는 이승섭, 김선철, 채제훈, 정강준 변호사 등 4명으로 이들은 모두 전관 출신의 파트너급 변호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자신이 전관으로 활동하려던 터전에서 오히려 전관의 힘을 빌리게 된 셈이다.

이승섭, 김선철, 채제훈 변호사는 모두 검찰 출신으로 형사 실무에 밝고 검찰측 논리에 익숙해 동부지검의 맹공에 대응하는 전략을 짤 것으로 전망된다. 이 변호사는 2005년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장을 지냈고, 김 변호사는 2003년 북부지검에서 퇴직한 후 8년여를 태평양에서 근무해왔다. 채 변호사는 수원지검과 대구지검을 거쳐 2008년 서울중앙지검에서의 근무를 끝으로 2009년부터 태평양으로 자리를 옮겨 한창 활발하게 형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정강준 변호사는 강 전 청장처럼 경찰대를 나와 사법시험에 합격한 경우다. 강 전 청장이 오랜 기간 경찰로 근무했던 것과 달리 정 변호사는 4년여를 경찰 조직에 몸 담았다가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이후에는 줄곧 태평양에서 송무를 맡아왔다.

그러나 강 전 청장의 변호인들은 사건을 담당한 동부지검 형사6부를 이끄는 여환섭 부장검사나 사건을 배당받은 동부지법 11형사부의 정영훈 부장판사와 각별한 인연을 찾아보기 힘들다. 보통 전관 변호사들을 선임할 때에는 사건의 핵심을 쥐고 있는 담당 재판부와 친분이 있는 전관을 선호하기 마련인데, 이 변호사를 비롯한 변호인들은 사법시험 합격 기수나 연수원 기수, 근무지 등에서 재판부나 담당 검사들과 겹치는 부분이 없다. 이는 ‘인맥의 힘’ 보다는 실무 능력 위주로 변호인단을 꾸린 전략으로 해석된다. 향후 치열한 법정 공방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강 전 청장의 첫 공판은 다음달 11일에 서울 동부지법에서 열린다.

<도현정 기자@boounglove>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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