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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마 속 너무나 한가한 그 직업들
# 고3 수험생 ‘저리 가라’다. 해 뜨기 전 출근, 해 진 후에 퇴근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미안하지만 9-6 시간대는 ‘절대’ 아니다. 하루종일 앉아있으면 다리라도 편하련만 뛰고 또 뛰어야 한다. 퇴근 후 술 마실 시간도 줄이기 위해 늘 폭탄주로 업무의 연장 시간을 버틴다. 그 와중에 반짝이는 특종거리 하나 잡기 위해 귀를 쫑긋거린다. 대한민국을 사는 기자라는 직업이다.

# 밤낮이 뒤바뀌는 경우는 다반사다. 하루를 시작하는 첫 뉴스라도 진행하려 한다면 시청자 앞에 서기 위해 뉴스 시작 몇 시간 전에 일어나 단장을 해야한다. 눈도 제대로 뜨기 힘든 그 시간에 말이다. 자칫 말실수라도 하면 큰일이다. 한 마디의 실수로 밥줄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연예인과 직장인의 경계에 선 대한민국의 아나운서다.

바쁜 걸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이 직종의 사람들, 드라마에서는 너무나 한가하다. ‘드림하이(KBS2)의 강오선(안선영) 기자는 일보다는 ’남자 감상하기‘에 치중한다. ’웃어라 동해야(KBS1)‘의 윤새와(박정아) 아나운서도 일보다는 거짓말과 중상모략에 힘을 쏟는다. 이렇게만 보면 한가한 걸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직업이 분명하다.

▶ ’외로워서 더 한가한‘ 기자, ’드림하이‘ 강오선=‘드림하이’의 안선영이 맡은 강오선은 코믹 감초 캐릭터다. 유명 일간지 기자이자, 연예정보프로그램 게스트로 TV에 출연중인 그녀는 취재 활동은 거의 하지 않는다. 사실 본 적이 없다. 기린예고 학생들 중 가장 먼저 스타가 된 진국(택연)이 기획사 사장 폭행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을 때 취재본능(?)이 ’잠시’ 나오기는 했지만 감초답게 코믹함으로 승화됐다.

이유는 따로 있다. 극중 39세 노처녀 강오선에겐 분명 일보다 연애가 먼저다. 한 집에서 돌봤던 진국과 삼동을 다소 ’끈적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아이돌인 찬성과 러브라인도 이뤄질 뻔 했다. 2PM 멤버 닉쿤에 이어 찬성을 카메오로 출연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코믹 에피소드는 안선영이 연기하는 강오선에겐 ’안성맞춤’이었다. 이 에피소드에서 강오선은 14살 연하의 찬성과 키스하는 줄 알고 눈을 감았는데 떠보니 사채업자에서 기획사 사장으로 변신한 마두식(48)사장의 입이 앞에 있었다. 와인과 소주를 섞어서도 원샷할 수 있는 유명 일간지 기자의 일상은 대체로 이랬다.

▶ ’엿듣다 시간 다 보내는‘ 아나운서, ’웃어라 동해야‘ 윤새와=‘웃어라 동해야’에서 윤새와는 아나운서지만 주로 시어머니와 남편이 근무하는 카멜리아호텔에 머물러 있다. 여기서 주로 하는 일은 엿듣기다. 엿듣고 거짓말하고 중상모략을 하다 시간을 다 보낸다. 물론 방송국에서 ‘한식왕’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는 한다. 하지만 근무시간에도 항상 다른 생각을 하며 사적인 업무를 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윤새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한가한‘ 아나운서라는 비아냥도 듣고 있다.

윤새와는 ’현재 남자’인 남편 김도진(이장우)과 ’과거 남자’ 동해(지창욱)를 어떻게 해서라도 떨어뜨려놓으려 안달이 났다. 동해를 미국으로 보내 시아버지 김준과 만나지 못하게도 해야한다. 10대 소녀로 정신연령이 머문 안나(도지원)를 협박해 거짓말도 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만 시어머니 홍혜숙(정애리)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 한 마디로 그녀는 악역, ’나쁜 일’에 비상한 머리를 자꾸만 쓰다 보니 당연히 일을 할 시간이 없다. 한가한 아나운서 오명의 이유가 여기 있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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