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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조선산업 붕괴되나? 진세조선 파산ㆍ한진중공업 사태 등 1500여 협력업체 위기
한때 국내 최대의 조선산업 집적지였던 부산지역 조선산업이 붕괴위기를 맞고 있다.

연초 부산지역 중견 조선업체인 진세조선의 파산으로 500여 개에 달하는 협력업체가 연쇄부도 위기에 내몰렸으며, 부산을 대표하는 한진중공업 마저 수주량 부족과 구조조정의 여파로 장기간 파업이 불가피해 1000여개에 달하는 조선 하청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또한 중견업체 오리엔트조선의 법정관리, 대선조선의 은행관리 등으로 부산지역 조선업계는 그야말로 초상집을 방불케하고 있다.

진세조선의 파산으로 결정적인 타격을 입게 된 곳은 협력업체 500여 곳이다. 이들이 진세조선으로부터 받지 못한 대금규모는 3000억원에 달한다. 업체당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포함돼 있어 이들 협력업체들은 진세조선의 자산에 대한 매각이 이뤄지더라도 이미 채권단이 자산을 압류하고 있거나 담보로 설정해 놓고 있어 배당을 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오리엔트조선은 광양항에 신규 조선조를 무리하게 투자하다 조선경기 하강으로 법정관리를 선택했지만 앞으로 정상운영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부산지역 조선경기에 가장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영도조선소를 가진 한진중공업이다. 부산을 대표하는 기업인 한진중공업이 노사간 갈등과 수주량 부족으로 창사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한진중공업의 위기를 맞은 원인은 결국 2년동안 선박수주를 하지 못해 일감이 없어진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지난 2008년말 해양경찰청으로부터 9척의 순시선 수주를 받은 이후로 지금까지 이렇다할 수주가 없는 상황이며, 올 상반기까지 기존 수주 물량을 소진하면 당장 영도조선소의 작업등이 꺼지게 된다.

또한 한진중공업 사측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노조측의 파업도 부산지역 조선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측이 지난 12일 290여명 생산직 직원에 정리해고를 통보하자 노조와의 갈등은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노조 측 관계자는 “회사는 경영 위기를 들어 무조건 영도조선소 직원들만 정리해고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필리핀 수빅조선소에 2년간 생산할 만큼 수주를 몰아주면서 영도조선소 물량이 없다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하며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다. 또한 “노조 측도 고통 분담을 할 자세가 되어있다”면서 “하지만 사측은 경영 위기를 들어 직원들을 해고하면서 구체적인 경영 개선 방안은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 측은 앞으로 단체행동의 수위를 높여갈 계획이다. 일단은 사측이 공장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몸으로 막겠다는 입장이다. 평일에는 금속노조 김진숙 지도위원이 올라가 일인 시위를 하고 있는 85크레인 아래에서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일 서면 쥬디스태화 옆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어 정리해고의 부당성을 알리는 시민 선전전을 펼쳤고, 19일에는 금속노조 주최의 전국금속노동자 결의대회도 개최한다.

이처럼 한진중공업 노조간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1000여개에 달하는 협력업체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상당수의 협력업체가 영세한 운영 탓에 영도조선소의 물량을 받지 못하면 연쇄부도를 맞게될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상황이 이러하자 부산시와 조선기자재협동조합 등 기관들이 부산지역 조선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방안을 검토하고는 있지만 현재의 위기 상황에선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또 이번 위기를 계기로 지역 조선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와 획기적인 지원정책 수립도 고려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부산=윤정희 기자@cgnhee>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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