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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오랜 ’인화’ 넘어 ‘독한 DNA’ 달리기, 왜?
조직원 간의 신뢰와 믿음이 최고 경쟁력이라는 ‘인화경영’은 LG그룹 성장의 모태였고, 글로벌경쟁력의 근간이었다. LG 창업주 연암 구인회 회장이 ‘세팅’한 인화경영은 2대 구자경 명예회장과 3대 구본무 LG그룹 회장에 이어져 오면서 지난 60년간 LG의 생명력 원천 중 하나가 됐다. LG 인화경영은 다른 기업에 영향을 줬고, 글로벌 기업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긴 LG 만의 독특한 재산이다.

최근 LG가 이같은 오랜 전통의 ‘인화’를 벗고 ‘독한 DNA’를 표방하며 그룹역사의 ‘새로 쓰기’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구본무 회장은 지난주 1박2일간 그룹ㆍ계열사 최고경영진과 새해 첫 미래전략 회의를 갖고 치열함을 무장한 사업전략을 논의했고, LG전자 구원투수로 나선 구본준 부회장은 독함에 바탕 둔 새해 위기극복 경영을 가동했다. LG 형제의 독한 DNA 승부수는 새해 ‘공격 앞으로’ 분위기를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독한 DNA, 왜?=구 회장이 글로벌CEO 전략회의에서 차세대 리더의 조건을 ▷사업감각 ▷리더십 ▷치열함 등 세가지로 정하고, 이중 치열함을 유독 강조한 것은 상징성이 커 보인다. 치열함은 ‘독함’의 또 다른 이름이다. 최근 CES 2011에서 ‘독한 DNA’를 강조한 구본준 부회장의 발언의 연장선상이다.

구 회장의 ‘치열함’은 집념과 열정, 승부사적 기질을 의미한다는 평가다. 조직이 느슨해지면서 ‘집요한 도전문화’를 재장착할 필요가 있다는 오너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나날이 어려워져가는 글로벌환경을 뚫고 LG경쟁력의 글로벌토대를 강화하기 위해선 ‘치열한 사고방식’을 중무장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화경영이 최고의 선(善)은 아니라는 생각이 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다만 LG 측은 인화경영의 전통을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글로벌경영 시대를 맞아 승부사적 기질을 접목한 ‘인화경영의 진화’라는 것이다.


LG 관계자는 “그룹 모태인 인화는 포기하거나 대체될 성질이 아니다”며 “단지 애티튜드(attitudeㆍ자세)의 새로운 진화 코드, 즉 업무에 관한한 프로정신을 갖고 ‘악착같이’ 달려드는 자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도 “독한DNA와 인화경영은 대척점이 아닌 윈-윈 개념”이라며 “구 부회장이 ‘일과 가정을 동시에 챙기는’ 워크 앤 밸런스(Work & Balance)를 동시에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구본무ㆍ본준 형제호(號), 새해 공격앞으로=구 회장은 차세대 인재육성 실천력을 직접 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래성장 동력을 수시로 점검하는 동시에 그룹 전략을 치열하게 챙기겠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LG전자는 새해 공격경영에 돌입, ‘구본준발(發) 독한 DNA’ 의 승부수를 띄웠다. LG전자는 오는 2월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전시회 MWC(월드 모바일 콩그레스) 2011에 참석, 대대적인 스마트폰 마케팅에 나선다. 지난해 MWC에서는 전시장을 마련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주력 스마트폰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며 태블릿 PC ‘지슬레이트’도 일반인에 공개키로 했다. 

구본무 LG 회장이 LG인화원에서 열린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서 최고경영자들과 함께 토론 결과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LG그룹 제공>

가전 1위 달성을 위해 브라질 가전공장 신설에도 박차를 가한다. 오는 3월 브라질 상파울루에 공장 신축을 시작, 10월 착공을 목표로 세부 사항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규모는 5만㎡ 넓이로, 건설 비용은 약 3억달러 이상이 투입될 예정이다.

구 부회장은 앞서 “어려운 때일수록 투자를 하지 않으면 2∼3년 뒤 반드시 후회한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물론이고 과거 3년간 평균 투자액보다 월등히 많은 금액을 투자하겠다”고 해 공격경영을 예고한 바 있다.

<김영상 박영훈 기자 @yscafezz>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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