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지면 반력을 이용하고 유기적인 동작이 연결된 ‘그라운드 스윙’을 제 이론으로 정했습니다.”

세계 프로 골프계의 첨단 트렌드인 생체역학 스윙의 권위자 권영후 텍사스여대 교수가 21일 성남 판교의 카카오VX 세미나실에서 가진 ‘골프토크’라는 강의를 통해 밝힌 자신의 스윙 이론이다.

타이거 우즈의 마지막 코치였던 크리스 코모를 제자로 두었고, 국내선수로는 최나연, 양용은에 이어 최근엔 ‘필드의 물리학자’ 브라이슨 디섐보까지 그의 연구실에서 스윙을 분석받았을 정도로 그는 세계 골프업계에서 인정받는 이론가다. 각국의 골프 교습가들의 세미나에 초청받아 다닌 것도 18개국에 이른다. 이번 주 금요일은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선수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연다고 해서 한국을 찾았다.

“제 스윙 이론은 최고의 이상적인 스윙을 만드는 데 있지 않습니다. 잘못된 스윙 습관과 과 사용 등으로 인해 발생한 불필요한 요소를 덜어내고 몸에 무리가 없으면서도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스윙 동작을 촬영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인 그의 발명품 권쓰리디(Kwon 3D)는 미국이나 유럽의 골프 아카데미에서는 꽤 알려진 프로그램이다.


PGA투어 프로들을 포함해 80여명의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스윙 분석 자료를 축적한 권 박사는 수많은 상담과 분석 결과를 통해 이제는 자신의 스윙 이론을 정립하는 단계에 이르렀고 최근에 그걸 이른바 ‘그라운드 스윙’으로 이름짓게 되었다. 권 박사가 지향하는 효율적인 스윙을 만드는 키워드들의 이니셜을 모으면 그라운드(GROUND)가 된다.

‘스윙에서 지면 반력(Ground Reaction)이 필요하고, 각 동작은 리듬(Rhythmic)을 타는 것이어야 하며, 서로 연결되면서 조직화되고(Orchestrated), 균형을 깨는 동작으로 발화되면서(Unbalanced) 동시에 그 과정이 자연스럽고(Natural) 역동적(Dynamic)이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지면 반력은 스윙의 파워를 내는 근간이다. 그에 따르면 스윙은 한 부분으로 설명될 수 없다. 하지만 근원적인 운동의 원리를 이해하면 순차적으로 동작이 개선된다. 권박사가 자주 사용하는 개념인 동작의 순차성(Kinetic Sequence) 개념이 여기서 등장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부차적인 이론에 매몰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는 골퍼들이 많이 사용하는 스윙 보조도구 임팩트백을 예로 들었다. 그건 임팩트 이후 동작에 가속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헛심 쓰는 데 불과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임팩트에서 클럽을 세우는 연습을 하는 것은 좋다. 그에게서 스윙 중에 가장 큰 힘을 내야 할 순간은 다운스윙 초기이기 때문이다.


권박사는 모든 스윙 과정을 측정한 데이터 자료로 설명하기 때문에 그의 설명에는 힘이 실리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그의 연구실을 찾은 선수들은 몇 번의 스윙 측정에 이은 권 박사의 조언만으로 당장 몇십야드 비거리 증가 효과를 보기도 했다. 그에 대한 권박사의 논거는 담백하다. “이전의 스윙에서 잠재력을 죽이고 있었기 때문에 그걸 덜어내주면 바로 스윙 개선으로 나타나는 것일 뿐이다. 궁극적인 개선은 오랜 훈련이 필요하다.”

일반인도 수강할 수 있는 그의 스윙 이론 강의는 다음 달에 판교의 KPGA사옥 세미나실에서 다시 이어진다. 18,19일은 스윙의 역학 이론을 배울 수 있는 레벨1이고 21,22일은 데이터 분석을 주로하는 레벨2 강의가 이어진다.

이날 특강은 카카오VX에서 클럽피팅을 맡고 있는 문재호 팀장이 주선해 이뤄졌다. 학생들과 티칭 프로, 교습가를 지망하는 30여명이 강의실을 꽉 채웠다. 문 팀장은 “앞으로도 골프계에서 이론과 실제를 접목할 수 있는 세미나가 있다면 흔쾌히 공간을 제공해 골퍼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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