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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기자가 분석한 ‘섹시퀸 안신애’ 열풍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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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신애는 지난해 살롱파스에서 일본에 출전한 이래 꾸준한 관심과 인기를 얻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 진출한 지 2년에 숱하게 예선을 탈락했지만 일본에서 안신애의 인기는 높다. 지난주 노부타그룹마스터스에서도 한 타 차로 예선 탈락했지만, 안신애의 출전에 갤러리의 숫자가 오르고 언론은 출전 자체를 다룬다.

일본 골프전문매체 알바넷의 아키타 요시카즈 기자가 최근 ‘기자의 눈- 왜 안신애만 취재하나요’란 칼럼에 따르면 그가 지난 2년간 지켜본 안신애의 인기에는 이유가 있다. 그는 안신애를 다룬 기사의 클릭수나 열독률이 높다면서 서두를 꺼낸다. 또한 지난해 일본 여자골프에서 볼 수 없었던 섹시 컨셉트로 등장한 호기심이 작용했다면, 올해까지 이어지는 안신애의 인기를 단지 섹시 컨셉트로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분석한다.

안신애는 올해 퀄리파잉 테스트 랭킹 71위에다 시즌 중의 리랭킹에서도 85위에 그치면서 스폰서 추천 선수로만 출전할 수 있었다. 성적도 데뷔 첫해인 지난해보다 부진했다. 지난해는 톱10에 가까울 때도 있었으나, 올해는 6개 시합에 초청돼 공동 39위(주니치테레비브리지스톤레이디스)가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예선 통과는 두 번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프 매체 뿐 아니라 스포츠지, 지상파 TV방송국까지 취재 의뢰가 끊이질 않는다. 용품 브랜드의 신제품 이벤트에 안신애가 나오면 취재 경쟁이 벌어진다. 아키타 기자는 그것을 ‘섹시함 이상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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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신애는 지난주 노부타마스터스를 끝으로 올해 6번의 일본 대회 출전을 마무리했다.


그는 안신애의 매력을 ‘연출력(Self produce power)’으로 표현한다. 섹시한 외모와 함께 행동거지나 인터뷰에서 하는 말이 모두 ‘퀸’으로 여겨질 만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안신애는 경기 중에도 카메라가 촬영하면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한다. 그래서 볼만한 사진이 나온다. 스코어가 나빠도 그것과는 상관없이 좋은 사진이 나오니 카메라 기자들이 즐겨 쓴다.

최근 JLPGA투어 시합 경기 중에 샷을 마치고 걸어가다가 혹은 대기하다가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는 선수들이 급증했는데, 이는 확실히 안신애의 영향이라는 것이다. 2년 전만 해도 선수가 경기 중에 카메라에 손을 흔들거나 미소 짓는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었다고 그는 지적했다.

미디어센터에서 안신애의 인터뷰는 기자들이 쓸 거리가 나온다. 통역을 통해 인터뷰가 이뤄지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선수 본인의 말인지는 알 수 없지만, 총명함이 느껴진다는 거다. 기자를 향해 강조하고 싶은 것,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표현한다.

안신애는 지난해부터 짧은 핫팬츠에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강조하는 필드 패션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안신애가 어떤 옷을 입었다’는 것이 주요 뉴스로 다뤄졌다. 이제는 기자들이 질문하지 않아도 ‘이번 대회에서는 어떤 음식을 먹겠다’고 말하고, 의례적인 문답이 된 ‘내일 라운드에서는 뭘 입겠다’는 골프 스타일 예고도 기자들의 질문이 없으면 “오늘은 질문하지 않나요?”라고 물어서 기자들을 웃게 만든 일화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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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신애는 최근 오사카의 용품 브랜드 이벤트에 참석해 오사카 사투리로 인사말을 해 기사가 나기도 했다.


아키타 기자가 보기에 일본 투어를 뛴 지 2년에 일본어를 배워 일본어를 어느 정도 하는 것도, 말이 가지는 힘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어느 인터뷰에서는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욕하는 것도 들을 수 있으니까 조심해 주세요”라고 말해 미디어에 효과적으로 어필하고 있음을 느꼈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안신애는 사진 찍기에 좋고 취재하기에 좋은 선수라는 것이다. 다른 선수들이 미디어 응대나 인터뷰를 못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안신애는 ‘섹시퀸’이라는 자신의 캐릭터를 그만큼 잘 연출해낸다는 칭찬이다. 단시 섹시한 외모와 노출만으로는 2년간이나 골프팬에게 인기를 얻고 관심을 끌지는 못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안신애는 지난주 노부타마스터스 예선을 탈락하면서 올해 나올 수 있는 대회는 모두 마쳤다. 내년 시즌 출전권이 걸린 퀄리파잉테스트 출전에 대해 안신애는 ‘생각중’이라면서 결론짓지 않았다. 아키타 기자는 ‘두 번째 퀄리파잉 테스트는 신청해놓은 상태’라고 글을 맺었다.

그의 칼럼은 운동 선수가 다른 나라 문화권에서 인기를 끌고 특별하게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한 참신한 접근 방식과 통찰을 보여준다. 프로 선수라면 실력 뿐만 아니라 자신의 캐릭터와 상품성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가치가 높아진다는 하나의 사례인 셈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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