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현장메모] KLPGA 선수들이 한화클래식을 좋아하는 이유
이미지중앙

한화클래식에서는 선수들이 원하는 브랜드의 볼을 연습구로 사용할 수 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춘천)=남화영 기자] 올 하반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첫 메이저 대회인 한화클래식 2018(총상금 14억원)이 대회 개막을 앞두고 사흘 내내 선수들에게 코스를 전면개방해 화제다. 이는 국내 골프대회 사상 유래가 없는 일이다.

대회 조직위는 지난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3일간 프로암 시간을 제외하고는 선수들이 원하는 시간이면 언제든 라운드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적으로 국내 남녀 골프대회에서 연습라운드는 하루만 ,그것도 정해진 시간에 해야 한다. 그러나 한화클래식에서는 선수가 원할 때면 언제든 코스로 나가서 자신의 기량을 가다듬을 수 있도록 했다. 대회 개막 하루전인 29일에도 비가 내리는 가운데 맘에 맞는 선수들끼리 2~4인씩 짝을 지어 코스로 나갔다.

한화클래식은 또한 올해부터 천연잔디 연습장을 골프장 안에 마련했다. 지난해 대회 장소를 강원도 춘천의 프리미엄 골프장인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으로 옮기고 대회 명칭도 바꾼 한화클래식은 골프장내 유휴지를 활용해 연습 시설을 별도로 조성한 바 있다. 250m 거리의 천연잔디 연습장을 만들었으며 타구사고 방지를 위해 대형 크레인 5대를 동원해 그물망을 설치해 운영중이다.

올해는 연습장 공간을 더욱 업그레이드 했다. 지난해에는 인조 매트로 타석을 대신했으나 올해는 12개의 천연잔디 타석이 마련됐다. 또한 선수들은 자신들과 계약된 타이틀리스트, 캘러웨이, 볼빅, 스릭슨 등 원하는 브랜드의 공을 연습구로 사용할 수 있다. 선수들이 사용하는 브랜드의 공으로 연습하도록 한 것은 지난 6월 내셔널타이틀인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처음 시작됐다. 게다가 드라이빙레인지에는 선수를 위한 별도 라운지를 만들어 네일케어 서비스와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이미지중앙

한화클래식은 올해부터 천연잔디 타석을 갖춘 드라이빙 레인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대회기간에는 출전선수 전원에게 무료로 숙박과 식사가 지원된다. 이를 위해 대회장 인근에 위치한 ‘한화인재경영원’까지 선수들에게 개방했다. 또한 대회장 안에 선수전용 라운지를 운영중이며 별도로 캐디 전용 라운지도 갖춰 최상의 컨디션으로 대회에만 집중하게 했다. 명승부를 위한 세심한 배려다.

한화클래식은 KLPGA투어 경기로 치러지지만 미국과 일본투어의 주요 선수들을 초청해서 치르는 국제 대회의 성격을 띤다. 대회의 탄생 배경을 보면 의미 깊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지시로 한국 여자골프의 선구자인 구옥희가 1988년 LPGA투어에서 첫승을 올린 것을 기념해 2년후인 1990년 서울여자오픈이란 타이틀로 대회가 창설되었다.

국내 선수들이 해외 우수선수들과 경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이 대회에서는 당시 LPGA투어 상금 랭킹 7위인 콜린 워커 등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는 통산 70승의 히구치 히사코 등이 출전했다. 한국에서는 당시 간판스타 구옥희와 함께 일본에서 활약하던 이영미, 김정수도 일시 귀국해 출전했다. 초대 챔피언은 대만의 리웬린이었다. 이후 세계 랭킹 1위 로라 데이비스와 베시 킹도 출전하며 대회의 격을 높혔다.

2011년부터 한화금융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대회가 다시 열렸을 때는 렉시 톰슨(미국), 지난해에는 아리야 쭈타누깐(태국) 등 세계적인 강호들이 출전했고 올해도 제시카 코다 자매와 일본에서 1승을 올린 유망주 아라카키 히나 등이 초청출전했다.

이미지중앙

올해 한화클래식은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투어에서 활동하는 유명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사진은 대회 개막 하루전 포토콜 장면.


한화클래식이 대회의 연습환경에 관심을 두고 투자하는 이유는 뭘까? 좋은 환경을 제공해 한국과 외국선수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기 위함이다. 29일 연습라운드를 하던 지은희(32)의 말이다. “이 정도 코스 컨디션에 연습환경이면 LPGA투어에서도 상위에 속하죠. 외국선수들이 놀라는 모습을 보면 자긍심을 느낍니다”

KLPGA투어 선수들과 해외무대를 뛰는 해외파 한국선수들, 그리고 초청된 외국선수들까지 충분히 만족하는 대회. 한화클래식이 국내 투어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남다른 연습환경에 선수들의 세세한 부분까지 배려하는 여러 조치들은 글로벌 스탠더드의 안목에서 출발하는 듯하다. 이는 국내 다른 대회에도 좋은 자극제가 될 전망이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