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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니스] 'Adios!', 코트와 작별하는 ATP 선수들(하)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태원 기자]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 숱한 영광을 뒤로 하고 인생 제2막을 열어젖히는 테니스 스타들이 있다.

적게는 10년, 많게는 20년 가까이 코트에서 수많은 땀방울을 흘린 선수들은 올해 저마다 다른 이유로 은퇴를 선언했다. 떠나는 모습은 제각각이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테니스 선수로 활동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세계남자테니스협회(ATP)는 이들이 남긴 족적을 조명했다. 두 번째 순서로 라덱 스테파넥(39, 체코), 폴 앙리 마티유(35, 프랑스), 벤야민 베커(36, 독일), 마르코 치우디넬리(36, 스위스), 마리우스 피르스텐베르크(37, 폴란드)가 선정됐다. (*소제목 뒤 일시는 은퇴를 선언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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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코비치의 코치로', 스테파넥 (11월 14일) 커리어하이 단식 8위, 복식 4위

한쪽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 스테파넥은 11월 중순 은퇴를 선언하고 불과 2주 후에 노박 조코비치(30, 세르비아, 12위) 팀에 코치로 합류했다. 조코비치 팀은 올해 프랑스오픈에 앞서 영입한 안드레 애거시(미국)와 함께 두 코치 체제로 꾸려지게 됐다.

1996년 프로로 전향한 스테파넥은 특이한 그라운드 스트로크와 서브 앤 발리를 무기로 단식 5회, 복식 18회 우승을 달성했다. 올해는 등 부상으로 일찌감치 3월에 시즌을 접었다. 1978년생으로 마흔을 바라보고 있는 그가 견뎌내기에는 큰 부상이었고, 결국 코트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2006년 7월 10일 단식 랭킹 8위, 2012년 11월 12일 복식 랭킹 4위를 기록하며 커리어에 정점을 찍었다. 그리고 무려 11차례나 연말 랭킹에서 단식과 복식 모두 10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그가 이룬 업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복식에 유독 강했던 스테파넥은 레안더 파에스(44, 인도, 복식 63위)와 호흡을 맞춰 2012년 호주오픈, 2013년 US오픈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또,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서 토마스 베르디흐(32, 체코, 19위)와 함께 복식에 나서 2012, 2013년 자국에 우승컵을 선물했다(스테파넥은 데이비스컵 단식 15승13패, 복식 20승5패를 기록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는 루시 흐라데카(32, 체코, 복식 14위)와 혼합복식에 출전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가 남긴 은퇴 소감을 들어보자. "제가 이룬 성과들이 자랑스럽고, 이토록 성공적인 선수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비록 그랜드슬램 단식 정상에 서지 못했지만, 제 자신에게 '수고했다'고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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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인상 출신', 마티유 (10월 29일) 커리어하이 단식 12위

커리어 통산 단식에서 4차례 우승을 일궈냈다. 2002년이 전성기였다. 그해 10월 첫째 주 모스크바 대회와 둘째 주 리옹 대회에서 10연승을 거두며 83위였던 랭킹을 36위까지 끌어올렸다. 마티유는 이 두 대회에서 마라트 사핀(러시아, 당시 4위), 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 당시 40위), 토마스 요한슨(스웨덴, 당시 17위) 등 세계랭킹 40위 내 선수 7명을 제압했다. 그해 ATP 올해의 신인상은 단연 그의 차지였다.

이후 한 동안 우승과 연을 맺지 못하다 2007년 다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4월 카사블랑카, 7월 크슈타트). 그리고 2008년 4월 7일 개인 최고 순위인 12위에 자리했다. 안타깝게도 선수생활 내내 부상과 씨름했다. 그는 손목, 사타구니, 무릎 부상으로 3차례나 수술대에 올랐고, 2012년부터 2년간 호지킨 림프종에 걸린 아내를 물심양면으로 돌봤다. 지난해 5월 니스 대회 1회전에서는 정현(21, 한국, 58위)을 상대해 세트스코어 2-0(7-6(3), 6-3)으로 이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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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경영학도', 베커 (9월 16일) 커리어하이 단식 35위

베커는 2011년 팔꿈치 수술을 2차례 받아 그해 투어와 챌린저를 합해 12개 대회에만 모습을 드러냈다(투어 3승9패. 챌린저 5승3패). 자신의 최고 순위는 그로부터 3년 뒤에 기록했다(2014년 10월 27일 35위).

유일한 단식 타이틀은 2009년 리코오픈(잔디)에서 획득했다. 당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올라 톱시드 페르난도 베르다스코(34, 스페인), 4번시드 라이너 슈틀러(41, 독일, 은퇴) 등을 꺾고, 결승에서 라몬 슬루이터(39, 네덜란드, 은퇴)를 만나 승리했다. 또, 그는 커리어 통산 톱텐 선수를 상대로 6승을 거뒀는데, 가장 인상적인 승리는 전 세계랭킹 3위 니콜라이 다비덴코(36, 러시아, 은퇴)를 두 번이나 꺾은 것이다.

고관절 부상으로 인해 은퇴를 선택한 베커는 내년 봄 베일러 대학교(미국)에서 경영학 학사과정을 수료한다. 그는 이 학교 테니스 팀의 코치를 자청해 학생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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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데이비스컵 우승 당시. 제일 왼쪽에 있는 선수가 치우디넬리다.


- '짜릿한 우승의 기억', 치우디넬리 (10월 24일) 커리어하이 단식 52위

치우디넬리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에서 선수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올 10월 ATP 500시리즈 바젤오픈 단식과 복식에 모두 출전해 1회전에서 탈락, 18년간 울고 웃었던 코트와 작별했다. 공교롭게도 이 대회에서 가장 인상적인 성적을 냈다. 2009년 준결승까지 올라 자국 동료 로저 페더러(36, 2위)에 패했다.

어깨와 무릎 부상으로 자신이 가진 능력을 전부 보여주지 못했다. 2010년 2월 22일 단식 52위까지 오른 그는 투어보다 챌린저, 퓨처스(챌린저보다 한 등급 아래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올렸다(챌린저 3회, 퓨처스 7회 우승). 2014년 스위스가 데이비스컵 우승을 차지할 당시 팀의 일원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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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르스텐베르크(왼쪽)와 마트코프스키.


- '복식 최강자', 피르스텐베르크 (9월 16일) 커리어하이 복식 6위

복식에 전념했던 선수. 그는 마르친 마트코프스키(36, 폴란드, 복식 40위)와 짝을 이뤄 무려 15개의 투어 복식 타이틀을 휩쓸며 'Polish Power'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눈에 띄는 성과는 2008년과 2012년 ATP 마스터스1000 마드리드에서 차지한 우승이다. 영혼의 단짝으로 불린 둘은 2011년 US오픈에선 준우승을 차지했고, 그해 월드투어파이널에서도 2위에 올랐다. 마트코프스키를 제외하고 다니엘 네스터(45, 캐나다, 복식 56위)와 한 번, 산티아고 곤잘레스(34, 멕시코, 복식 28위)와 두 번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2012년 8월 6일 자신의 복식 최고 순위인 6위에 올랐으며, 커리어 통산 18개의 복식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사진=ATP, 데이비스컵 홈페이지]

* 전 단식 세계랭킹 2위 토미 하스(39, 독일)는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하지 않아 이번 명단에서 제외했음을 밝힙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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