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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CJ컵 2R] 웨지로 퍼트, 드라이버로 어프로치 묘기 대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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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토마스가 20일 5번 홀 그린에서 웨지로 홀인하는 장면. [사진=PGA투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서귀포)=남화영 기자] 웨지로 퍼트하고 드라이버로 어프로치가 가능할까?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나인브릿지 2라운드에서 불가능해 보이는 상상이 최고의 선수들에 의해 실제로 재연됐다. 지난 시즌에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5승을 거둔 ‘올해의 선수’ 저스틴 토마스(미국)는 5번 홀(파4 421야드)의 홀까지 1.2m지점에서 파퍼트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볼의 20cm 앞에는 앞 조 선수가 퍼트를 하다가 만든 듯한 골프화 스파이크 자국이 지면을 울퉁불퉁하게 해놓고 있었다. 골프룰에 따르면, 그린에서 솔잎, 나뭇잎이나 인공 장애물은 치울 수 있고, 볼에 의한 피치마크 자국까지 보수할 수 있지만 사람에 의한 골프화 스파이크 자국은 수리할 수 없다.

그린스피드 13피트 이상 빠르게 조성된 그린에다 홀에 가까운 그 거리에서 퍼터를 잡고 굴렸다가는 자칫 궤도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참 고민하던 토마스는 퍼터 대신 웨지를 들고서 스탠스를 한 뒤 그린에서 공을 쳤다. 공은 스파이크 자국을 점프한 뒤에 굴러 홀에 들어갔고 토마스는 파를 지켜냈다. 지켜보던 갤러리 사이에서 “우와 대박”이라는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토마스가 칩샷 퍼트를 하고 지나간 그린은 깔끔했다. 볼만 살짝 걷어냈기 때문이다. 그린에서 어떤 클럽을 쓰거나 쓰지 말아야 한다는 규제는 없다. 하지만 아마추어 골퍼가 따라했다가는 그린이 파일 수 있으니 묘기로만 감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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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3번홀에서 티샷하는 저스틴 토마스. [사진=JNA]


바로 뒷조에서 플레이한 제이슨 데이(호주)는 지금은 9위까지 떨어졌으나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선수다. 데이는 올해 2월19일까지 51주간 세계 정상을 지켰다. 그를 따르는 갤러리도 많았다. 데이는 3번(파5 550야드) 홀에서 티샷을 하고 세컨드 샷 지점에 갔다. 이 홀은 그린 앞에 건천(乾川)이 있고 그린이 오르막에 놓여 있어 대부분의 선수들이 두 번째 샷은 레이업을 하고 스리온 전략을 펴는 홀이다.

하지만 데이는 드라이버를 잡고 스탠스를 취했다. 갤러리들 사이에서 소곤소곤 ‘드라이버를 잡았다’는 말이 파도처럼 퍼져나갔다. 데이는 거침없이 샷을 했다. 하지만 약간 뒤땅이 난 듯 잔디가 튀어올랐다. 볼은 건천에 빠지고 말았다. 그 홀에서 데이는 보기로 한 타를 잃었다. 갤러리들은 “놀랍다. 놀라워. 맨땅에서 드라이버를 잡는 게”하며 혀를 내둘렀다.

지난 시즌 드라이버 비거리 순위 3위에 오른 대표적인 장타자인 토니 피나우(미국)는 데이의 바로 뒷조였다. 앞조 선수들이 8번 홀(파4 353야드)에서 홀아웃하기를 기다린 뒤에 샷을 해 그린에 원온시켰다. PGA투어 선수들은 내리막으로 조성된 14번(파4 353야드)홀에서는 예사로 드라이버를 잡고 원온에 성공한다. 하지만 오르막인 8번 홀에서는 피나우 같은 장타자들만 원온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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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UP 2라운드 3번홀 세컨드 샷에서 드라이버를 선택한 제이슨 데이. [사진=JNA]


갤러리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라서 뭔가 다르다”는 말이 자주 나왔다. 제주도에서 열리는 대회로서는 이례적으로 많은 갤러리가 몰리는 건 이유가 있다. 평소에 상상하지 못했던 이런 장면을 보기 위해 대회장을 찾는 것이다. TV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묘기들이 제주도 현장에서는 벌어지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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