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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남자들 일본투어 성적 급락한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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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중곤이 올 시즌 JGTO상금 10위로 한국 선수중에 가장 높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한국 여자선수들이 미국, 일본 등 해외투어에서 활발하게 우승함에도 불구하고 남자의 승전고는 울리지 않고 있다. 매년 다승 소식을 전하던 일본남자(JGTO)투어에서 하반기가 시작되었어도 한국 선수는 1승도 올리지 못했다.

일본 투어에서 활동하는 국내 남자 선수는 25~30여명에 이르지만 올해는 유독 우승이 없다. 2015년만 해도 김경태가 시즌 5승을 거두면서 상금왕에 오르는 것을 포함해 9승을 합작했다. 지난해 역시 김경태가 3승을 올렸고 조병민, 송영한, 박준원, 조민규, 박상현까지 6명이 8승을 합작했다.

우승만 없는 게 아니라 성적이 전체적으로 하향세다. 27일 끝난 JGTO 하반기 개막전 RIZAP KBC오거스타2017에서 가장 성적이 높은 한국선수는 공동 15위의 황중곤과 류현우였다. 한국 선수의 우승을 이끌었던 김경태는 46위에 그쳤다.

시즌 상금 랭킹을 보면 심상찮다. 한국 선수들은 톱10에 드는 선수가 10위(3070만엔)의 황중곤 한 명 뿐이다. 올해 가장 주목되는 선수는 상금 13위 임성재 정도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톱10에서 우승을 다투던 선수들(김경태 18위, 송영한 20위)도 썰물처럼 순위가 밀렸다. 상금 상위 20위 중 한국 선수는 4명에 불과하다. 지난해는 상금 톱10에만 3명이 들었고, 톱20으로 넓히면 5명이었다.

올해 국내 남자투어(KGT)는 지난해보다 대회수도 대폭 늘고 상금액이 큰 대회도 신설되는 등 가시적으로 지난해보다는 대폭 사정이 나아졌다. 하지만 국내 투어의 내용을 알고보면 문제점도 있다. 일본투어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국내 투어를 서너 번 출전한다. 일본투어를 뛰는 선수들이 대회의 30%는 국내 투어에 출전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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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남이 진주저축은행 카이도오픈 첫날 1번 홀에서 우드로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KPGA]


문제는 국내 대회의 코스 변별력이 없어서 일본 투어를 병행하는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데 있다. 지난달 경남 서경타니CC에서 열린 진주저축은행카이도오픈 우승자 강경남은 우승 인터뷰에서 국내 코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변별력이 너무 없어졌다. 핀도 쉬운 곳에 꽂아둔다. 그린이 소프트해 우드로 쳐도 그린에서 볼이 설 정도다. 예전에는 핀 위치가 어려운 곳에 꽂혀 있었는데 아쉽다. 한국에서 시합 마치고 일본에 가면 빠르고 딱딱한 그린에 깊은 러프 적응이 힘들다. 양국의 코스 세팅에 차이가 점점 벌어진다.”

카이도오픈이 열렸던 서경타니는 36홀 코스로 총상금 5억원 규모로 3일간 열리는 KLPGA대회와 총상금 3억원 규모로 4일간의 KPGA대회가 동시에 열렸다. 여자대회 코스는 긴 전장을 충분히 활용했다. 하지만 뒤늦게 코스가 선정된 남자(청룡-백호) 코스는 최대한 뒤로 전장을 늘렸어도 전장이 짧아 파71에 6694야드로 운영했다. 티잉그라운드에서 드라이버를 잡는 선수들을 보기 드물었다. 코스 변별력이 낮다는 얘기는 선수들에게서 나오는 얘기다. 선수들의 기량을 정확하게 가리는 코스가 아니라면 선수들의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지난해 KPGA선수권이 열린 경남 에이원CC에서는 가장 뛰어난 선두조 3명(이상희, 최진호, 박상현)이 모두 컷을 통과하지 못하는 이변도 발생했다. 이상희는 대회 전주에 일본에서 열린 대회에서 2위를 하고 대회에 출전했었다. 또한 최진호와 박상현 역시 최고의 샷감을 가진 테크니션이었다.

김형태 KPGA선수협회장은 “선수들의 기량이 상향 평준화되었다. 이에 따라 코스 변별력을 더 높여야 뛰어난 선수를 가릴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 투어를 뛰는 선수들의 문제만이 아니다. 향후 해외투어로 진출하는 꿈을 가진 유망주들이 변별력 있는 코스에서 시합을 하고 겨뤄야 실력이 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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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JGTO.


지난 6월 열린 먼싱웨어매치플레이에서는 대회장 측은 그린스피드를 3.8m까지 높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 선수들이 마주한 대회장의 그린 스피드는 3m에 불과했다. 올해 열린 여러 대회장들은 신설된 대회에 맞춰 추가된 골프장이었다. 이전까지 대회를 개최한 적이 없는 대회장들은 대회 코스 세팅을 할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했다.

대회장을 섭외해야 하는 KPGA도 이를 알고 있으나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다. 스폰서나 골프장이 여자대회를 선호하는 만큼 4일간 열리는 남자 대회 코스 빌리기가 쉽지 않다. 올해 국내 남자 코스는 대회 개최에 임박해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코스 세팅을 준비할 절대적인 시간 여유가 부족했다. 시험에서도 난이도가 공정하지 않으면 인재를 배출하기 힘들다. 남자 코스 세팅에 관심을 더 가질 때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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