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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대1 결투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관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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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 출전한 주요 선수들이 포토콜에 참여했다. 왼쪽부터 이상엽 이상희 송영한 최진호 박상현. [사진=KPG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경남 남해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파72 7183야드)에서 남자들의 1대1 매치가 벌어진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유일의 매치플레이 대회인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총상금 10억원, 우승상금 2억원)가 새로운 코스에서 지난해보다 큰 규모로 열린다. 이 대회는 2010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한다. 지난 7번의 대회에서 각기 다른 우승자를 배출했을 정도로 매년 치열한 승부를 벌였고, 올해도 치열한 각축전을 예고한다. 총상금 규모도 지난해보다 2억원이 더 증액된 10억원으로 개최된다.

이 대회는 역동적인 승부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부터 리그제를 시도했다. 이름 있는 선수가 16강에서 탈락했을 때 시청률과 관심도까지 떨어지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지난달 열렸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매치플레이 역시 이같은 스타의 조기 탈락을 막기 위해 종전보다 하루 늘린 5일 대회로 치르면서 수~금요일 3일간은 조별 리그전을 치렀다.

남자대회의 리그전은 64강에서 16강까지 먼저 가린 뒤부터 시작된다는 게 차이점이다. 여자대회는 하루를 더 썼고, 박인비가 출전해 결승까지 올라가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월드골프챔피언십(WGC)인 델매치플레이방식을 본딴 것이다. 인기높은 PGA투어에서마저도 지난 1999년부터 2014년까지 64강 토너먼트 매치 방식을 고집했으나 잘하는 선수끼리 맞붙어 일찍 탈락자가 나오면서 팬과 시청자의 관심이 급속도로 식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고민 끝에 나온 해결책이 2015년 도입된 라운드 로빈(round robin) 방식이다. 사흘은 리그전, 이틀은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러 탈락자가 늦게 결정되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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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싱웨어 매치플레이는 세계 100대 코스에서 열리는 게 올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하지만 먼싱웨어 매치플레이는 4일 대회의 틀을 지키느라 일요일 오전까지 3개의 리그전을 바쁘게 치러야 한다. 이 경우 지난해처럼 3전 전승을 한 선수라도 득점 포인트가 적어서 3,4위전에 나가야 할 수도 있다. 다승제를 기준으로 하되 홀별 승점제를 병행하기 때문이다. 이는 승부를 가리는 매치의 본질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승점제를 적용해도 순위가 가려지지 않으면 추첨으로 순위를 정한다고 한다. 프로 대회에서 승부를 가리는 것이 본질인 매치플레이에서 제발 추첨으로 순위전을 가리는 일은 없기를 바랄 뿐이다.

지난해 우승자인 이상엽(23)은 ‘베테랑’ 황인춘(43)과 결승전에서 5홀을 남기고 4홀을 지고 있어 패색이 짙었으나, 남은 5개 홀에서 모두 승리하며 대역전 드라마로 코리안투어 첫 승을 차지했다. 승부처는 지난해 원온이 가능한 파4(317야드)홀로 조성한 15번 홀이었다. 여기서 갤러리들은 소리쳐 선수들을 응원하거나 자극하도록 시도했다.

맥주 한 컵을 무료로 주는 서비스도 병행했다. 인기높은 PGA투어 피닉스오픈의 16번 홀 이벤트를 본 딴 것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으나 흥행에는 도움이 됐다. 이 홀을 계기로 이상엽은 역전 드라마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방향을 완전히 바꿔 조용하게 게임 관전을 하도록 했다. 각종 장치장식물을 최소화했고, 갤러리 플라자를 들썩거리게 하던 의류 폭탄 세일 이벤트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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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홀 이상엽이 마지막 날 이벤트 홀인 15번 홀에서 갤러리의 환호를 유도하고 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골프대회가 열리는 경남 남해의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은 영국의 톱100골프코스(Top100golfcourses.com)는 ‘세계 100대 코스’에서 국내 유일하게 91위에 올린 코스다. 2013년말에 개장해 주말 그린피가 40만원에 육박한다는 최고급 퍼블릭 골프장으로 소문나면서 코스를 구경조차 못한 골퍼들이 대다수다.

먼싱웨어로서는 상금액을 높이고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경관이 뛰어난 골프장에서 대회를 개최하는 것 자체로 차별화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입장권도 비싸게 책정해두었다. 소수의 갤러리를 대상으로 로프 없이 자연스러운 관전 분위기를 만든다고 한다.

의도는 좋지만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비싼 입장료를 낸 소수의 갤러리만을 위한 대회가 될 우려가 있다. 세계적인 추세를 보면 매치 플레이는 짜릿하게 승부가 갈리고 갤러리들의 숱한 환호성이 승부에 영향을 준다. 유러피언투어에서 시도했던 6홀의 매치플레이인 월드수퍼6퍼스나 골프식시스는 컷오프 결정전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연장 매치가 속출했다. 우승자를 가리는 과정도 스릴 넘쳤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코스에서 열리는 만큼 선수들이 멋지고 짜릿한 승부를 보여주는 것만이 답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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