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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용은 캐디 나선 이승철 "다음엔 배용준이 백 맸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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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 양용은의 캐디로 나선 가수 이승철(오른쪽).


“살려 주세요!”

‘한국판 마스터스’로 불리는 GS칼텍스 매경오픈(총상금 10억원) 첫날 양용은 프로의 캐디로 나선 가수 이승철은 “하루 더 캐디로 나설 생각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본인도 싱글 골퍼인데다 대회장인 남서울CC의 회원이라 코스에 대한 정보도 풍부했지만 선수의 백을 맨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첫날 스코어는 버디 1개에 보기 2개로 1오버파. 60위권이라 2라운드에서 좋은 경기를 하지 못한다면 컷오프를 당할 순위다. 어느덧 50대로 접어든 이승철은 이날 무게가 15kg이 넘는 투어 백을 매고 8km 정도를 걸었다. 하지만 경기를 마친 후 인터뷰를 위해 기자실에 들어왔을 때 지친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동생이 잘 됐으면 하는 형의 마음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경기에 나서기 전 체력이 걱정돼 캐디 백 무게를 최대한 줄였다. 비옷이나 우산은 뺐고 물도 한 병만 넣었다. 원래 하프백을 준비했으나 “모양 빠진다”는 생각에 무겁더라도 투어 백을 들고 나왔다. 전날 연습라운드에선 너무 힘들어 도중에 전동 카트를 타기도 했다.

이승철은 경기후 뭐가 제일 힘들었냐는 질문에 ‘체력’이라고 말했다. “골프 경기가 21홀 경기였다면 완주 못했을 것”이라며 “남서울CC가 산악 코스라 더 힘들었다. 하지만 경기에 집중했고 나머지는 할만 했다”고 말했다. 이승철은 “경기에 들어가기 전 ‘벙커 정리 하기 싫으니 잘 쳐!’라고 양 프로에게 부탁했는데 벙커에 4번이나 들어갔다”며 “버디같은 파가 많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승철은 과거 마스터스 때 파3 컨테스트에서 양 프로의 백을 맨 경험이 있다. 이후 PGA챔피언십 때 다시 백을 매달라는 부탁을 받았으나 너무 큰 경기라 부담스러워 고사하다가 이번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캐디로 나서게 됐다. 이승철은 “동생 용은이가 3년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다고 해 정신적으로 편안하게 경기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캐디를 하게 됐다”고 귀띔했다.

양 프로는 “성적은 만족 못하나 즐겁고 재미있는 하루였다”며 “평소에 승철이 형과 재미로 내기골프도 자주 하는 사이다. 오랜만에 한국왔는데 형이 흔쾌히 도와준다고 해서 오늘 편하게 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 프로는 그러나 2라운드부터는 세미 프로 출신의 전문 캐디와 함께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일단 컷을 통과한 뒤 주말 라운드에서 선두 추격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승철은 “양 프로의 샷이 상승세”라며 “지난 주 중국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오늘 좀 불운했지만 앞으로 잘 될 것이라고 본다”며 용기를 불어 넣어줬다. 유명 가수가 프로 경기에서 캐디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승철은 “침체기에 있는 남자골프에 대한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오늘 갤러리가 좀 늘지 않았나요?”라고 웃으며 반문했다. 그리곤 “다음엔 배용준 씨가 배상문 선수의 캐디로 나섰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한류스타’인 배용준도 골프 애호가로 마스터스에 출전한 배상문과 파3 컨테스트에 나선 경험이 있다. 개막전부터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코리안투어는 올해 뭔가 다른 분위기 속에 순항중이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성남)=이강래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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