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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화영의 골프장 인문학 14] 메이뱅크와 말레이시아 베스트 코스(하)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와 수도권인 셀랑고르에는 이 나라를 대표하는 코스들이 몰려 있다. 그 예외가 3년전에 랑카위에 개장한 엘스 클럽-델룩 다타이다. 이 코스와 함께 말레이시아의 베스트 톱코스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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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스클럽은 랑카위의 바다를 듬뿍 만끽할 수 있는 코스다.


엘스클럽 델룩 다타이: 랑카위의 보물
말레이어로 ‘붉은 갈색 갈매기’를 뜻하는 99개의 군도(群島) ‘랑카위’는 말레이 반도 북서쪽 끝으로 쿠알라룸푸르에서 비행기로 50분 거리다. 말레이시아는 3월이 가장 덥다. 제주도 절반 크기에 유네스코에 등재된 생태 공원으로 5만여 명이 거주한다. 랑카위를 대표하는 리조트가 다타이랑카위다. 125개의 스위트룸과 빌라로 구성되어 마치 밀림 속에 줄지어 빌라가 늘어선 느낌이다.

<골프다이제스트>는 2016년 2월 세계 100대 코스 중 83위에 엘스클럽텔룩다타이를 올렸다. 하지만 톱100골프코스가 평가하는 이 코스의 랭킹은 말레이시아 2위다. 원래는 테드 파슬로가 1992년 설계해 운영되던 곳을 20년 지난 2012년에 폐쇄하고 어니 엘스가 리노베이션에 뛰어들고 2014년 재개장했다. 엘스클럽(파72, 6760야드)은 18개 홀 중 다섯 개가 안다만 해와 접해 있는 해안선이 좋고, 트룬골프가 운영 관리한다.

엘스클럽은 대부분의 홀이 리조트형 코스처럼 페어웨이가 넓고, 페어웨이 내 벙커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5번 홀(파3 157야드)은 바다를 향해 샷을 날려야 한다. 그린 뒤쪽이 안다만 해와 바로 접해 있다. 바다를 오른쪽에 끼고 샷을 하는 17번 홀과 그린을 함께 쓰지만 그린이 넓어서 방해되지는 않는다.

도그레그 홀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전후반에 5개 홀씩 10개 홀이 도그레그다. 16번 홀(파4, 394야드) 역시 오른쪽으로 90도가 꺾이는 내리막 도그레그 홀로 세컨드 샷 지점까지만 가면 바닷바람이 불어와 그동안 답답하던 마음을 일시에 해갈해준다. 16번과 17번홀에서는 해변의 모래사장 옆으로 샷을 한다. 18번 홀(파5, 521야드)은 오른쪽 도그레그 오르막 홀로 티 샷이 조금만 우측으로 밀려도 핀이 보이지 않는 숲에서 레이업을 해야 한다. 세컨드 샷을 할 때는 코스를 가로지르는 깊은 개울을 넘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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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그린으로 유명한 코타퍼마이 2번 홀.


코타퍼마이: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빠른 그린스피드
쿠알라룸푸르 도심에서 남서쪽 샤알람에 자리한 말레이시아 7위 코타퍼마이(파72, 6382m)는 1998년 로스 왓슨이 설계한 파크랜드 스타일 코스다. 말레이어로 ‘신성하고 아름답다’는 뜻의 코타퍼마이는 깊은 숲과 잔잔한 호수의 조화가 뛰어나다. 고목이 울창해서 골프장 로고처럼 다람쥐도 많다. 사회 간접자본 시설 공사를 하는 가무다(Gamuda)의 자회사인 가무다랜드에서 운영하며 조호바루에 있는 9위 호라이즌힐스의 자매 코스다.

계곡을 따라 홀이 흐르며 수많은 벙커가 위협적이다. 특히 티잉그라운드에서 바라본 벙커는 급격한 경사로 돋워져 있다. 오거스타내셔널의 위협적인 벙커 세이핑이 연상될 정도다. 경사가 급한 몇몇 벙커에는 철도 침목을 군데군데 경사지에 설치해 이색적이면서 독특한 이 골프장만의 개성을 드러낸다. 게다가 그린 스피드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빠른 스팀프미터 10.5~11피트를 항상 유지한다.

코타퍼마이는 개장하자마자 유러피언PGA투어 볼보말레이시안마스터즈 개최지로 선정될 정도로 난이도가 있는 챌린징한 코스다. 우리에게는 ‘재미교포 나상욱이 02년 16언더파로 우승한 코스’로 기억된다. 08년 쿠알라룸푸르G&CC가 리노베이션에 들어가자 대타로 나서 메이뱅크말레이시안오픈을 한 해 개최했었고 이후로도 10년 메르세데스벤츠마스터스, 11~12년에 월드와이드홀딩스셀랑고르마스터스를 연달아 개최했다.

인상적인 홀은 2번 홀이다. 331m 파4 홀로 길이는 무난하다. 페어웨이가 넓어 티 샷도 자유롭다. 하지만 그린 근처로 가면 워터해저드가 그린을 온통 둘러싸고 있어 영웅적인 어프로치 샷을 해야만 한다.

코스 주변이 고급 빌라촌이라 아늑한 분위기이며 부대시설로는 올림픽을 개최할 정도 사이즈의 수영장, 3개의 테니스 코트, 8개의 배드민턴 코트, 스쿼시장, 요가, 에어로빅
장까지 갖추고 있다. 클럽하우스에 테라스 식당과 금룡성이라는 중식당도 맛깔나다. 그늘집의 강력 추천 메뉴는 바나나 잎에 간간한 멸치볶음을 섞은 말레이시아의 대표 먹거리 나시 르막이다. 회원제 코스지만 빈 시간에 한해 게스트 부킹도 가능하다. 월요일이 휴장이며 그린피는 주중 233링깃(7만4678원), 주말 380링깃(12만1793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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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나무가 특징인 고급 퍼블릭 코스 팜가든.


팜가든: 쇼핑 도시속 명품 퍼블릭
공항에서 30분 거리이면서, 말레이시아 신 행정수도인 푸트라자야에 자리한 랭킹 11위 코스인 팜가든(Palm Garden)GC(파72, 6027m) 골프장은 원래 27홀 회원제 코스였다. 그러나 골프장 소유주인 IOI그룹 오너 리신쩡(李深靜) 회장은 이 골프장을 포함한 근교를 IOI리조트시티로 변화시키는 도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회원제 코스의 일부를 대규모 쇼핑몰로 전환하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18홀로 축소시켜 프리미엄 퍼블릭으로 변경했다. 쇼핑몰 인근의 럭셔리한 개방 골프장이다 보니 클럽하우스는 내장객뿐만 아니라 인근에서 고급스러운 식사를 하려는 이들이 찾는 레스토랑과 커뮤니티센터 기능까지 하고 있다.

도심인 쿠알라룸푸르가 급격하게 발전했고, 대부분의 시민은 자동차로 출퇴근하면서 이곳 교통 사정은 서울 강남 못지않을 정도로 붐빈다. 그럼에도 부킷빈땅을 비롯한 대부분의 쇼핑몰은 도심부에만 집중됐었다. 푸트라자야에도 신흥 쇼핑레저타운이 점차 들어서는 것이다.

푸트라자야는 행정 수도인지라 골프장에서 총리 공관과 사저가 보이고 각 행정 관청이 지근 거리다. IOI그룹은 이곳에 신흥 럭셔리타운을 건설할 계획이고, 그 중심에 팜가든GC가 있다. 따라서 퍼블릭이지만 이 골프장은 그린피도 비싸고 손님으로 북적거리지도 않는다. 코스 리노베이션은 KLGCC 리뉴얼 설계가였던 테드 파슬로가 맡았다.

그린에는 버뮤다 티프드워프, 티잉그라운드와 페어웨이에는 하이브리드조이시아를 깔았다. 그린 주변으로 벙커를 다양하게 깔아 정교한 어프로치를 강조했고, 페어웨이는 마치 물결치듯 업다운이 심하다. 시그니처 홀인 내리막 18번(파4, 382m)홀은 그린이 3면의 물 주변에 싸여 있는 구조여서 이전 홀까지 스코어를 잘 줄였다가 자칫 삐끗하는 세컨드 샷으로 재앙에 빠지는 챌린징 홀이다.

설립자인 이 회장이 평생을 바쳐 플랜테이션과 야자수 농장과 팜오일 사업으로 IOI를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시켰듯, 그의 야자수 사랑은 지극하다. ‘야자수 정원’이라는 코스 이름처럼 홀 곳곳에 다양한 야자수가 넘칠 뿐만 아니라, 코스 밖의 야자수 자연 보호림도 코스에 잇닿아 있을 정도다.

그늘집은 말레이시아에서 보기 드문 2층 구조다. 테라스에 올라가 뻥 뚫린 사방을 조망하는 상쾌함은 끝내준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율법(샤리아)에 따라 하루 다섯 번의 기도(살라트) 시간이 걸린다면 남들 시선 신경 쓰지 않고 2층에 올라가 기도할 수 있도록 담요도 깔아놓았다. 이슬람 골퍼의 요구까지 세심하게 배려한 아이디어다.
클럽하우스 옆으로는 수영장과 테니스 코트도 있다. 올해 말 완공 예정인 쇼핑몰과 어우러지면 새로운 럭셔리 관광 명소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그린피는 웬만한 회원제보다 비싼 주중 280링깃(8만9742원), 주말 450링깃(14만4229원)이지만 수준은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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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컵을 연속 개최한 코스인 글렌마리 골프장.


KL근교 베스트 코스들
쿠알라룸푸르를 중심으로 한 시간 이내에 말레이시아의 베스트 코스가 산재한다. 베스트 코스 4위인 마인즈리조트(Mines Resort)는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의 설계로 93년 개장했고, 지난 99년 월드컵을 개최했을 때 타이거 우즈와 마크 오메라의 미국 팀이 우승했다. 회원이 동반하거나 마인즈호텔 투숙객만 라운드 가능한데 주중 430링깃(13만7819원), 주말엔 660링깃(21만1536원)까지 치솟는다.

유러피언투어와 아시안투어가 함께 팀매치를 벌이는 유라시아컵을 두 번 개최한 글렌마리 골프리조트는 미국인 맥스 웩슬러의 설계로 94년에 개장했다. 자동차기업 DRB-하이콤이 운영하는 36홀 골프장으로 현재 랭킹 22위에 올라 있다. 수영장이 딸린 부속 호텔 홀리데이인에 투숙하면서 휴가를 보내기 좋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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