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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늘집에서] 좋은 코치 만나 골프인생 바뀐 주타누간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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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길크리스트 스윙코치(가운데)와 함께 포즈를 취한 모리야(왼쪽)와 에리야 주타누간 자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한국 사회에서 프로골퍼는 선망의 대상이다. 어린 나이에 성공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좋은 옷을 입고 좋은 곳에 가며 좋은 음식을 먹는다. 상금과 후원금 등으로 돈도 잘 번다. 하지만 이는 박세리나 신지애, 박인비, 최경주, 김경태, 안병훈, 김효주, 박성현 등 손에 꼽을 정도로 일부 선수들에 국한된 얘기다.

성공 확률로 따지자면 상위 1% 미만이다. 100명이 동시에 골프를 시작하면 1명 정도가 그런 성공을 거둘까 말까다. 하지만 자녀에게 골프채를 쥐어주는 부모들은 성공한 선수들만 바라본다. 그래서 모든 걸 쏟아 붓는다. 골프 대디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성공이 보장되지 않았음에도 ‘올인’한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동물적으로 아는 사람들 같다.

한국에서 골프로 성공한 선수들은 3가지를 충족시켜야 한다. 본인의 재능과 노력이 첫 번째다, 아무리 부모가 뒷바라지를 잘 하고 코치가 뛰어나도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으면 안된다. 두 번째는 부모의 헌신이다, 골프는 선수 스스로 모든 것을 책임지는 개인종목이다. 축구나 야구 처럼 프런트라는 지원부대가 없다. 오로지 선수와 가족이 모든 걸 헤쳐나가야 한다. 마지막이 좋은 코치다. 골프는 섬세한 운동이기 때문에 스윙과 멘털, 체력 등 각 파트별로 좋은 코치가 있어야 한다.

올시즌 LPGA투어에서 큰 성공을 거둔 에리야-모리야 주타누간 자매를 보면 좋은 코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수 있다. 주타누간 자매는 코치를 바꾼후 세계랭킹을 대폭 상승시켰다. 일년 전과 비교했을 때 동생 에리야가 113위에서 2위로, 언니 모리야가 72위에서 47위로 세계랭킹을 끌어올렸다. 특히 동생 에리야는 거리만 많이 나가는 불운한 선수에서 투어를 주도하는 간판스타가 됐다.

주타누간 자매는 지난 2월 게리 길크리스트를 새 스윙코치로 임명했다. 그리고 3월엔 비전54의 피아 닐슨과 린 메리어트를 멘털 코치로 영입했다. 마지막으로 가레스 레플스키와 퍼팅 코칭 계약까지 맺었다. 이들은 모두 플로리다 주 네이플스에서 일해 협업이 가능했다. 선생님을 바꾸자 자매에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22세인 언니 모리야는 완벽주의자였다. 하지만 피아 닐슨의 멘털 지도로 자기 자신에게 덜 비판적인 사람이 됐다. 그 결과 그린에서 큰 변화가 일어났다. 평균 퍼팅수가 26위(29.52개)에서 4위(28.85개)로 상승했다. 모리야는 그 결과 작년 64위(28만 1940달러)이던 상금랭킹을 올 해 40위(44만 6906달러)로 끌어 올렸다.

한 살 아래 동생인 에리야는 느낌으로 골프를 치는 선수다. 그녀 역시 코치 교체후 코스 매지니먼트와 감정 컨트롤에서 다른 사람이 됐다. 에리야는 “새로운 코치들과 함께 일하면서 내가 해야 할 일은 오로지 볼을 페어웨이에 올리는 일로 좁혀졌다”고 말했다. 에리야는 올 해 5승을 거두며 태국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LPGA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상금은 작년 48만 2527달러(35위)에서 255만 0928달러(1위)로 5배 이상 많아졌다.

주타누간 자매는 유능한 코치들을 고용하느라 더 많은 교습비용을 지불해야 했을 것이다. 자매의 부모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았다. 방콕 인근의 골프장에서 프로샵을 운영하며 두 딸을 뒷바라지했다. 하지만 승부를 걸 때 잘 걸어 올해 풍성한 결실을 맺었다. 주타누간 자매의 성공 스토리는 한국의 골프 대디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좋은 선생님을 붙여주면 아이의 골프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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