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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상식 백과사전 41] 골프 교습계의 현인(賢人) 존 제이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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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제이콥스는 선수 출신의 뛰어난 교습가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올해 91세인 영국인 교습가 존 제이콥스(1925년 3월14일~)는 미국의 부치 하먼처럼 유명세를 타지는 않았지만 세계 톱 프로 골퍼를 가장 많이 지도해온 교습가다.

제이콥스는 디오픈을 12번 출전했고 골프해설가로 활약했으며 유럽과 미국이 2년마다 겨루는 팀 대항전인 라이더컵 캡틴을 두 번이나 역임한 전설적인 선수다. 무엇보다 퇴물 취급받던 유럽 골프를 오늘날의 외형과 내실로 키워낸 장본인인 동시에 오늘날까지 회자(膾炙)되는 탁월한 교습 이론을 만들어냈다.

그도 10년 이상 선수 생활을 했고 디오픈에서 꾸준히 20위 안에 들었다. 1955년 세인트앤드루스 대회에서는 12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그는 챔피언의 3대 자질 중에서 기술, 체력보다도 중요한 승부욕이 떨어졌다고 자평한다. 그 때문에 자신에게는 부족한 자질을 가진 선수에게 매료되었고, 또 그들에게 통찰력이 깃들인 조언을 아낌없이 쏟아낼 수 있었다고 한다.

매니지먼트 회사인 IMG 유럽 지부 총책임자인 가이 키닝스는 “요즘도 선수들이 스윙 문제로 난관에 봉착하면 제이콥스를 찾으라고 한다”고 말한다. 1960년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꾸준하게 강조해 온 ‘결과를 가지고 원인을 진단한다’는 그의 교습 철학은 이제는 진리처럼 여겨지고 있다. 시간이 흐른다고 골프 스윙의 근간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교습가의 조언이 아직까지 위력을 발휘한다는 건 주목할 만하다. 제이콥스는 지난 1971년 미국의 교습가인 셀비 푸치와 함께 존제이콥스골프스쿨을 설립해 주로 미국에 8개의 아카데미(jacobsgolf.com)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 골프계의 가장 저명한 교습가로 꼽히는 부치 하먼은 제이콥스의 이론이 존중받는 이유를 “클럽 페이스와 궤도의 상관성이라는 골프 역학의 본질을 꿰뚫고 있기 때문”으로 평가한다. 이전까지 대부분의 교습가들은 골퍼의 스윙과 자세를 문제 삼았다. 하지만 제이콥스는 임팩트 때의 클럽 페이스의 정렬, 클럽 헤드의 경로, 그리고 그 경로의 각도를 유추해내는 이른바 ‘볼 궤도의 기하학’ 이론을 체계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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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콥스 이름으로 나온 다양한 골프 교습서들.


제이콥스의 제자 중에 유명한 사람은 2004년부터 8년간 타이거 우즈를 가르친 행크 해니가 있다. 타이거 우즈는 행크 해니에게 “볼이 날아가는 모습을 분석한 게 지난 2005년 슬럼프에서 회복한 계기”라고 말했다. “내가 생각과 볼이 날아가는 모습이 다르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 뒤로는 볼이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제 연습 방향을 잡았지요.”

70년대말부터 교습가 생활을 해온 해니는 덧붙인다. “제 교습의 정수는 제이콥스에게서 나온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를 10분 안에 고친다고 해서 ‘반창고 교습가’ ‘응급처치 전문가’라고 평하지요. 당연합니다. 그는 늘 핵심을 찔렀고 옳게 지적했으니까요.”

제이콥스 본인은 교습가로서의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남들이 제 설명을 잘 이해한 건 제가 어렸을 때 열등생이었기 때문이죠. 학교 진도를 따라가기 힘들었어요. 그래서 내가 가르치는 입장이 됐을 땐 천천히 그리고 단순한 용어를 사용해서 말해요. 남을 가르칠 때는 그 사람이 느끼는 대로 느껴야 합니다. 문제점을 가진 골퍼 자체가 되어야 해요.”

그런 마음가짐 때문에 대회 중에도 제이콥스는 잭 니클러스, 톰 왓슨, 세베 바예스테로스,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 등의 쟁쟁한 선수들에게 대담하게 조언하곤 했다. 가끔은 마음을 읽어내기도 했다. “버나드 갤러허가 나를 찾아와 딱 한 번 스윙을 해보였습니다. 저는 ‘버나드 당신은 백스윙 때 생각이 너무 많아’ 그렇게만 말했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그의 스윙이 바로 고쳐지더군요.”

40여년 교습 경력에 비춰보면 오늘날의 스윙은 어느 단계일까? 제이콥스는 ‘지금 톱프로들이 구사하는 골프 스윙이 가장 진화한 것’이라고 진단한다. 벤 호건이 말하던 것보다 더 강한 그립, 잭 니클라우스가 연습했던 것보다 볼을 더 회전하는 동작을 강조하는 경향이 자리잡은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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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콥스의 이론은 임팩트와 볼의 궤도에 집중하면서 기존 교습계에 신선한 파장을 일으켰다.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이 실수하는 대부분의 스윙 오류는 임팩트 때 클럽 페이스를 잘못 놓는 것에서 비롯된다. 페이스가 오픈되면 볼은 오른쪽으로 날아가는 경향이 있으므로 골퍼는 그 즉시 볼이 왼쪽으로 날아가기 시작하는 아웃-인 궤도 스윙으로 대응한다. 그럴수록 클럽 페이스는 점점 더 오픈되면서 풀 슬라이스가 나온다. 볼이 오른쪽으로 휘어질수록 골퍼는 더 왼쪽으로 스윙을 하지만 그 결과 더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렇게 휘어지는 샷을 바로잡을 열쇠는 임팩트 때 클럽 페이스가 겨냥하는 방향으로 스윙하는 것이다. 슬라이스가 잦은 골퍼는 오른쪽으로 훅이 나는 골퍼는 왼쪽으로 말이다. 그러면 슬라이스를 내는 골퍼는 오른쪽으로 치지만 스윙 궤도는 바른 선을 따라갈 것이다. 그 볼이 날아가는 방향에 골퍼는 반응할 것이고 슬라이스는 차츰 고쳐질 것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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