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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화영의 골프장 인문학 12] 아요디야링크스와 태국 베스트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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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회에 참가클럽 국기가 걸린 가운데 WCC 폐막식에서 태국 전통무용극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혹시 WCC를 들어보셨는가? 첫 느낌은 복싱 타이틀매치 이름 같지만 아니다. 월드클럽챔피언십(WCC)은 지난 2002년 한국 제주도의 클럽나인브릿지에서 처음 창설된 명문 골프클럽들의 팀 대항전이다.

클럽나인브릿지에서 2005년까지 3번 연속 개최한 이후로 WCC는 격년으로 해외 100대 코스를 돌아가면서 개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미국 골프월간지 <골프매거진>의 세계 100대코스 클럽챔피언들과 100대 코스 패널들이 매년 경연에 초대된다. 일주일 개최되는 경비는 개최 코스에서 모두 부담하기 때문에 호화스러운 친교 클럽 모임이기도 하다.

지난해 나인브릿지에서 개최한 11회 WCC대회에서는 미국의 오크몬트가 우승했고, 내년에 다시 제주 나인브릿지에서 13회 대회가 열린다. 2년에 한 번씩 세계 100대 코스들에게 좋은 스폰서가 될 뿐만 아니라 코스 패널들을 환대한 영향인지 나인브릿지는 지난 2005년 <골프매거진>이 선정하는 ‘세계 100대 코스’ 95위에 오른 후부터 꾸준히 순위를 올려 2015년에는 세계 43위에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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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탁 회장(맨 오른쪽)과 올해 WCC우승팀인 포트마녹 선수들. [사진=WCC]


그렇다면 올해는 과연 어디서 열렸을까? 2006년 미국의 세이지밸리, 중국 파인밸리(2008년), 멕시코 디아만테(2012년)에 이어 올해는 해외에서는 네 번째이자 태국에서는 처음 개최했다. ‘골프 왕국 아요디아WCC’를 표방한 태국의 아요디야링크스는 지난 2015년 <골프매거진> 잡지의 ‘세계 100대 코스’ 랭킹 76위에 올랐다.

12월 첫째주 태국 방콕 북쪽 야유타야의 야요디야링크스(파72, 7639야드)에서 열린 제12회 월드클럽챔피언십(WCC)에서는 제프 레네한과 잭 피어스가 한 조가 된 포트마녹이 호주의 로열맬버른GC를 1업(up)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전 세계 15개국에서 25개 클럽이 초청되어 출전해 우열을 겨뤘다. 우승 클럽은 제이리(Jay Lee)컵을 들어 올리는데 이 컵은 대회 창립자인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영문 이름을 땄다.

올해 WCC를 개최한 태국 아요리아링크스 설립자인 피탁 인트라위차운트(Pitak Intrawityanunt) 회장은 태국 상공부 장관 출신의 은퇴한 재력가이자 열정적인 골프 애호가다. 태국 부총리를 지낸 피탁 회장의 부친은 골프장 한 곳에 동상으로 남아 코스를 조망하고 있다. 피탁은 ‘태국의 코스 품질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골프장을 조성해 지난 2007년 골프장을 개장했다. 방콕에서 북쪽으로 한 시간 거리의 내륙에 위치하지만 매 홀마다 물을 접하고 있는 레이아웃이라서 링크스(Links)라고 이름붙였다. 골프장 옆으로 위치한 피탁 회장의 저택 거실에서 보면 골프장이 한 눈에 다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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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피터 톰슨이 로스 페럿과 함께 설계했지만 실제 공사는 피탁 회장이 진두지휘 했다. 벙커 모래는 미국골프협회(USGA)로 보내 심사를 받았을 정도다. 페어웨이에서 디보트 자국 하나 발견되지 않는 최고의 코스 관리를 자랑한다. 태국의 드문 멤버십 코스인데 아무나 가입하거나 라운드 할 수 없는 코스다.

하지만 불운이 찾아왔다. 개장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방콕에 홍수가 나면서 코스가 물에 잠기면서 실제 개장은 한두 해 더 늦었다. 그런 중에도 이 골프장은 프라이빗 운영 원칙을 철저히 지켜냈다. 2년 전부터 세계 골프 전문가들 사이에 이름이 오르내리더니 지난해부터는 태국 최고의 코스로 등극했다. 태국에서 세계 100대 코스에 오른 건 이 골프장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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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에 떠있는 17번 그린으로 유명한 아마타 스프링스.


총 350여곳의 코스를 가진 태국은 골프가 전체관광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골프관광 대국이다. 영어가 통하고 대부분의 코스에서 호텔이나 리조트와의 연계가 잘 되어 있어서 골프장을 이용하기도 쉽다. 태국의 골프장 역사도 오래 됐다. 최초 코스는 왕실에서 주도해 1923년 개장한 후아힌GC이며 골프는 시암 왕조 때민 1906년부터 행해졌다. 세계 2차대전 이후 정부에서 관광업을 지원하면서 푸켓, 후아힌 등 곳곳에 골프장이 지어졌다.

현재 태국은 말레이시아와 함께 아시아의 주요 골프 관광국이다. 코스 품질도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태국에서 드문 회원제 코스인 아마타스프링스가 아요타링크스에 이어 태국 베스트 코스 2위에 올라 있다. 아마타스프링스는 2005년에 개장했으나 라이더컵처럼 유럽과 아시안투어의 팀 대항전 형식인 로얄트로피, 아시안투어인 타일랜드골프챔피언십 등을 개최해온 품격있는 코스로 알려졌다. 특히 파3 17번 홀은 그린이 호수 위에 떠있는 섬 구조로 되어 있어 신선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골프장이기도 하다.

이밖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혼다LPGA타일랜드가 열리는 촌부리의 시암 골프장 올드 코스는 4위에 랭크되어 있다. 6위인 블랙마운틴은 후아힌에 위치한 토너먼트 코스로 아시안투어의 정규 개최지다. 이처럼 태국의 코스들은 개장한 지 오래지 않은 코스 중에 베스트코스들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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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후아힌의 대표적인 토너먼트 코스 블랙마운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모친이 태국인이어서 베스트 코스는 우즈와의 인연도 있다. 전통 코스중에 명문인 타이CC(9위)는 지난 1997년 혼다클래식에서 타이거 우즈가 출전해 어니 엘스를 꺾고 우승했다. 클럽하우스의 라커룸에는 1번이 타이거 우즈의 라커다. 푸켓의 블루캐년(8위)에서도 이듬해인 98년 조니워커클래식이 열려 우즈가 우승한 바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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