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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 출마한 이계안 “왜곡된 진영논리는 야구계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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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회장 선거에 나서는 이계안 전 의원. [사진=정아름 기자]


[헤럴드경제 스포츠팀(광화문)=정아름 기자] “야구와 소프트볼에 갚을 수 없는 은혜를 졌다. 두 스포츠로 인생을 배웠고, 그것을 바탕으로 살아왔다.”

제17대 국회의원 출신이자 전 현대자동차 사장, 현대카드 회장을 역임한 이계안(64) 2.1연구소 이사장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제1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 선거에 뛰어들었다. 알려진 야구와의 인연은 현대 유니콘스 창단에 기여한 것과 대한야구협회 감사를 맡은 경험이 전부다. 도대체 어떤 은혜를 졌기에 그가 야구협회장 선거에 나서게 됐을까.

이계안 후보는 경동중학교 시절 맨손으로 했던 소프트볼을 통해 삼진아웃에서 삶의 교훈을 얻었다. 한 번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면 된다는 정신은 삶의 철학이 됐다. 이 후보는 현재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부도난 회사’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공교롭게도 그는 위기관리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외환위기 시절 기아차 인수 아이디어를 낸 것도, 부도가 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를 인수해 현대카드의 기반을 닦은 것도 이계안이었다. 본인이 좋아하는 야구가 부도가 났으니 그저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최우선 과제인 재정자립성 확보를 위해 이 ‘위기 전문가’가 내세운 것은 <109 후원 클럽>이다. 10억 원을 직접 출연하고, 나머지 99억 원을 모금해 협회 재정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사재출연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 후보는 “신입사원 시절부터 월급의 3분의 1을 기부해왔다. 지금까지 예외 없이 실천해왔다. 지금도 1년에 3~5억 원은 기부하고 있다. 기부처가 학교, 정당, 병원 등으로 바뀔 뿐이다. 내 삶에 영향을 미친 야구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이계안을 모르는 사람은 의심하겠지만,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사실 야구계에서는 이계안 후보가 관심을 내비치자 협회장으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자신을 추대한 인물들이 임기 내내 흔드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소신껏 일하기 위해 선거라는 절차를 선택했고, 그래서 만만치 않은 상대와 맞서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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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안 후보는 협회 재정 안정을 자신했다. [사진=정아름 기자]


야구계 원로인 김응용 전 감독이 출마하며 자연스럽게 ‘야구인 대 비야구인’의 프레임이 만들어졌다. 살아온 삶의 무게만큼이나 모든 것에 대해 차분하게 호소하던 이 후보는 이 점에 대해서만큼은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아마추어 야구가 처한 현실을 배려한다든지, 제도를 바꾼다든지, 사회적 시스템을 도입한다든지에 대한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과연 이러한 문제들을 과연 야구인들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인가? 재정 문제, 이를테면 시장을 넓히기 위한 실업리그 창설, 하드웨어(운동장) 확충 등의 문제를 야구인만이 담당하는 것이 옳은가? 오히려 야구를 이해하고 사랑하며 다양한 경험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지 않은가라고 되묻고 싶다.” 소모적인 진영 논리를 떠나 후보로서의 적합성을 판단해달라는 당부였다.

아마야구 활성화를 위해 인프라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매년 아마추어에서 1,000명 가까운 선수들이 나오고 이들 가운데 100명 남짓만 프로에 진출한다. 나머지 900명은 야구 낭인이 되는 것이다”라며 실업리그의 부활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전국체전에 출전할 수 있는 시도 팀을 만들고, 지역 연고를 둔 기업이 실업 팀을 만들도록 유도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진단했다.

또 하나 강조한 것이 바로 ‘운동장 확보’다. 이계안 후보는 새로운 야구장 확충 방법으로 서울시와 인천시, 경기도가 함께 사용하는 ‘쓰레기 매립장’을 예로 들었다.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의 경우 부지는 인천시가 제공하고, 서울시, 경기도가 할증요금을 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야구장도 상대적으로 땅값이 저렴한 경기도에서 부지를 제공하고 서울시가 돈을 내는 방식으로 수도권 야구장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좋은 취지로 선거에 나갔지만, 결국 낙선하면 모양새를 구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이 후보는 이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아쉬울 게 없는 사람이 뭐하러 야구회장에 도전하느냐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내 인생이 그랬다. 도전하는 자만이 승리를 맛 볼 수 있다. 도전하지 않으면 패배는 하지 않지만 승리는 영원히 오지 않는다. 왜곡된 프레임에서 벗어나 하나둘 내 진심을 이해하는 야구인들이 많이 생겼다.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을 기대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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