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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이슈] 리그에서 죽 쓰는 레스터시티, 챔피언스리그를 지배하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복권빈 기자] 유럽무대에서 레스터시티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동화 같은 우승을 차지한 후 출전한 2016-2017 챔피언스리그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조 1위를 차지하며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반면 리그에서는 지난 시즌의 돌풍을 재현하지 못하고 고전하고 있다. 이렇듯 레스터시티는 리그와 유럽무대에서 상반된 결과를 내고 있다. 레스터시티의 리그 부진과 챔피언스리그 돌풍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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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4골을 터트린 바디는 이번 시즌 득점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사진=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작년 우승은 단지 기적이었을까?

레스터시티의 리그 부진이 심상치 않다. 13라운드 기준, 3승4무6패를 기록하며 13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 시즌 승점 81점을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던 레스터시티는 이미 지난 시즌 기록한 3번의 패배보다 2배 많은 6번의 패배를 당했다. 또한 선두 리버풀과의 승점차이가 17점차로 벌어지면서 우승경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수비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3번째로 적은 36실점만을 허용했던 레스터시티는 이번시즌 13경기에서 벌써 22실점을 허용하며 지난해의 강력한 수비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모양새다. 무엇보다도 팀의 중원을 책임졌던 은골로 캉테의 공백이 가장 크다.

신체조건이 좋은 2명의 중앙수비수인 웨스 모건과 로베르트 후트는 발이 느리다. 이 약점을 빠른 발과 지치지 않는 체력을 가졌던 캉테가 완벽히 지워버렸다. 하지만 캉테가 없는 레스터시티의 수비는 상대의 빠른 공격수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

또한 팀의 빌드업까지 책임졌던 캉테의 공백은 두 에이스, 제이미 바디와 리야드 마레즈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2015-2016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에 빛나는 마레즈는 이번 시즌 3골1도움에 그치고 있으며, 24골을 넣었던 바디 역시 단 2골을 넣고 있다. 새롭게 영입된 이슬람 슬리마니가 4골을 터트리며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팀의 중심축이 되어야 할 바디와 마레즈의 부진은 팀의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명장들이 프리미어리그로 몰리고, 기존의 강팀들이 적극적인 영입으로 경쟁력을 키운 점도 레스터시티의 부진에 한몫하고 있다. 첼시와 리버풀, 맨시티 등 강팀들이 어느 시즌보다 강력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기에 레스터시티에게 더욱 어려운 시즌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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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시티 라니에리 감독(왼쪽)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챔피언스리그 돌풍


이렇게 리그에서 부진한 레스터시티지만 유럽무대에서는 지난해의 돌풍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G조에 속한 레스터는 5경기에서 4승1무를 기록하면서 16강 진출과 더불어 조1위를 확정했다.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프리미어리그 4개팀 중 유일하게 조1위를 조기 달성하며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의 위용을 과시했다.

기본적으로 수월한 대진운이 레스터의 선전에 큰 역할을 했다. 코펜하겐, FC포르투, 클럽브뤼헤 등 충분히 해볼 만한 팀들과 한 조에 편성됐다. 첫 경기부터 클럽브뤼헤에 3-0 완승을 거둔 레스터는 이후에도 상대를 압도하며 승승장구했다. 5경기를 치르는 동안 7골을 넣고 단 1골만을 내준 완벽한 공수밸런스를 뽐냈다. 이 같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가 대진운 때문이 아니라고 말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1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조1위를 확정지은 것은 대단한 성과다. 이 팀들도 분명히 자국리그에서 훌륭한 성적을 거두었기에 챔피언스리그를 진출한 저력이 있는 팀들이고, 포르투와 같은 팀은 챔피언스리그에서 꾸준히 족적을 남겨온 대표적인 명문팀이다. 그렇기에 레스터의 선전이 토너먼트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리그 반전이 필요하다

레스터는 리그에서 최근 4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쿼드가 상대적으로 두텁지 못한 레스터에게 챔피언스리그 병행은 분명히 부담을 주고 있다. 하지만 리그에서의 분위기 반전이 불가능한 것이 아님을 이미 챔피언스리그에서 거두고 있는 훌륭한 결과가 웅변하고 있다.

진정한 명문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꾸준하게 유럽무대에 진출해야 하는데 현재의 리그성적이 이어진다면 올해를 끝으로 더 이상 유럽무대를 밟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리그에서의 반등은 반드시 필요하다. 또 지난해의 기적과 같은 우승이 단순히 운이 좋아서 한 것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그렇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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