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정아름의 위클리 KBO] 21년 만에 통합우승 두산, 숫자 ‘2’의 향연
■ 2016 포스트시즌 핫이슈

# 두산, 21년 만에 통합우승...적수 없었다

이미지중앙

21년 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한 두산 베어스. [사진=뉴시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아름 기자] 올 시즌 KBO리그 무대에서는 두산의 적수가 없었습니다. 두산은 지난 2일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8-1로 승리하며 원정에서 통합우승의 왕좌에 올랐습니다. 1차전 니퍼트를 시작으로 4차전 유희관까지 두산의 판타스틱4가 허용한 실점(29.1이닝 1실점)은 올 시즌 두산 선발진이 얼마나 무시무시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죠.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7번째 스윕우승의 주인공이 된 두산의 통합우승은 2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95년 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두산은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홈에서 롯데를 꺾고 통합우승을 확정지었습니다. 이 현장에는 김태형 감독이 있었습니다. 선수로 구단 사상 첫 통합우승을 경험한 그는 21년 후 감독 부임 ‘2’년차에 한국시리즈 ‘2’연패 및 구단 역사상 ‘2’번째 통합우승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간판타자였던 김현수(볼티모어오리올스)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함에 따라 전력누수가 불가피해 보였던 두산. 하지만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두산에 전화위복이 됐습니다. 김현수가 건재했다면 김재환, 박건우, 오재일 등 새로운 자원들이 주전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어려웠을 겁니다. 특히 생애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른 김재환은 한국시리즈에서도 2개의 홈런포를 포함, 17타수 5안타로 제 몫을 다해줬습니다.

용병농사도 빠질 수 없죠. 시즌 초반만 해도 외국인타자 에반스가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허덕이며 몇 년째 거듭된 ‘베어스 용병 잔혹사’가 이어지나 우려를 낳았는데요. 2군에서 열흘간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에반스는 올 시즌 규정타석을 채운 두산 타자들 가운데 가장 높은 타율(0.338)을 기록했습니다. 정규리그의 기세를 이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0.438(16타수 7안타 1타점)로 맹타를 휘둘렀습니다.

제대로 미친 ‘추남(秋男’) 허경민... NC의 유일한 소득, 박민우

이미지중앙

허경민(오른쪽)이 한국시리즈 4차전서 2타점 적시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가을남자’ 허경민의 활약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지난해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안타(23개) 신기록의 주인공이었던 그의 가을은 올해도 아주 뜨거웠습니다. 2012년 프로 데뷔 후 올해로 4번째 가을야구 무대에 선 허경민에게선 마치 베테랑 같은 여유가 묻어났습니다. 큰 무대에서의 긴장감에 짓눌리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득점권에서 그가 때려낸 결정적인 한방은 주도권을 두산으로 가져왔죠. 17타수 6안타 5타점, 하위 타순의 4번 타자나 다름없었습니다.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친 허경민은 판타스틱4의 위용과 시리즈 MVP 양의지에 가려 아쉽게도 무관에 그쳤습니다. 상복은 없었지만 ‘가을’하면 ‘허경민’을 떠올릴 정도로 베어스의 가을 아이콘으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입니다.

한국시리즈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두산에 왕좌를 내주긴 했으나 NC 역시 구단 역사상 최고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창단 2년차였던 2014년 정규리그 3위로 준플레이오프 직행 후 탈락, 3년차였던 지난해 2위로 플레이오프 직행 후 탈락. 두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올해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냈죠.

타선이 일제히 침묵하며 4경기 2득점으로 한국시리즈 최소 득점의 불명예를 안은 NC. 그 속에서 박민우의 성장이 돋보였습니다. 2년 전 첫 가을야구서 평범한 뜬공을 놓치며 시리즈 분위기를 넘겨줬던 박민우는 더 이상 없었습니다. 안정감 있는 수비는 물론 상위 타선에서 나 홀로 3할 대 타율(0.303 33타수 10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고군분투했습니다. 박민우의 활약은 승리의 기쁨을 누릴 수 없었던 NC 팬들에게 유일한 위안거리가 됐습니다.

7개월간의 대장정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뒷맛이 영 개운치 않은 것은 바로 ‘프로야구 승부조작’ 때문입니다. 7일 경찰이 프로야구 승부조작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 7명을 비롯해 브로커 2명, NC 다이노스 구단 관계자 2명 등 총 21명을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구단’이 승부조작을 은폐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입니다.

NC는 투수 이성민(현 롯데)의 승부조작 사실을 인지하고도 구단의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우려해 KBO에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이어 해당 선수를 보호선수 20인 명단에서 제외하고 신생 구단 kt에 특별 지명을 받게 해 10억 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들이 핵심가치로 내걸었던 ‘정의, 명예, 존중’은 온 데 간 데 없었습니다. 구단 역사상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한 NC는 최소 경고 및 벌금(1억 원)에서 최대 제명까지 처분을 받게 됩니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